[루키=이학철 기자]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과감한 선택. 최후의 승자는 어디가 될까.

11일 오전.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한 초대형 트레이드가 터졌다. 주인공은 현대모비스와 KCC로 현대모비스는 이대성과 라건아를 KCC로 보냈고, KCC는 리온 윌리엄스, 김국찬, 박지훈, 김세창을 건넸다. 

표면적으로는 KCC의 완벽한 이득이다. 김국찬과 박지훈, 김세창 모두 잠재력과는 별개로 아직까지는 많은 것들을 보여주지 못한 선수들이다. 반면 이대성과 라건아는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있는 선수들. KBL 무대에서 이뤄낸 업적도 상당하다. 

현대모비스는 이번 트레이드로 사실상 리빌딩에 나섰다. 팀의 기둥인 이대성과 라건아를 동시에 내주면서 당장의 전력 손실은 피할 수 없게 됐다. 결국 양동근, 함지훈 시대 이후를 대비한 움직임이라고 봐야 한다. 

이대성과 라건아의 계약 기간 역시 현대모비스의 결정에 영향을 줬다. 

우선 이대성의 경우 이번 시즌 종료 후 FA로 풀리게 되는 상황. 시즌 전 연봉 협상 당시에도 다소간의 마찰이 있었다. 현대모비스는 3억원을 제시했으나 이대성이 1억 9천 5백만원을 원했다. 현행 KBL 제도 상 FA 선수가 다른 팀으로 이적 시 보수 서열 30위 내의 대상자이면 원소속 구단에 보상 선수를 내줘야 하지만 이대성은 이를 피하기 위해 스스로 몸값을 깎았다. 사실상 시즌 종료 후 팀을 떠나겠다는 선언과 다름없었다. 현대모비스도 시즌을 마친 후 이대성과의 재계약이 어려울 것이라 판단했다. 

현재까지 현대모비스는 6승 7패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최근 3연승으로 6위 자리까지 치고 올라왔지만 여전히 승률은 5할이 되지 않는다. 당장 이번 시즌 우승이 힘들 것이라 판단했다면 어차피 시즌을 마친 후 떠날 가능성이 높은 이대성을 FA로 놓치기보다 트레이드를 통해 유망주라도 수급한 선택이 더 나을 수도 있다. 

라건아 역시 2020-2021시즌을 마친 후 영입을 원하는 구단들의 의향서를 받은 후 추첨을 통해 새로운 소속팀이 결정된다. 그 역시 현대모비스에서 계속해서 활약할 수 있을 것이라 장담하기 어려웠다. 

KCC는 기존의 이정현, 송교창과 더불어 이대성과 라건아까지 품에 안으며 순식간에 우승후보 0순위로 떠올랐다. 여기에 KCC는 공격에서 좀처럼 제 역할을 하지 못하던 조이 도시를 떠나보내며 찰스 로드를 영입했다. 본격적인 ‘대권 도전’에 나선 셈이다. 

KCC에게는 시간이 없다. ‘윈-나우’ 모드다. 이제 이대성과 라건아의 계약 기간에 대한 고민은 KCC의 몫이 됐다. 당장 이번 시즌을 마친 후 이대성과 재계약을 할 것이라 장담하기 힘들다. 결국 이번 시즌 반드시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아야 KCC 역시 트레이드의 효과를 제대로 누렸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 채 이대성과 라건아를 차례로 놓친다면 KCC에게도 이번 트레이드는 실패한 트레이드가 될 수 있다. SK, DB, 전자랜드 등 전력이 탄탄한 팀들과의 경쟁에서 KCC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 

이번 트레이드로 두 팀이 선택한 노선은 명확해졌다. 현대모비스는 ‘미래’, KCC는 ‘현재’를 택했다. 과연 두 팀의 엇갈린 선택 속 최후의 미소를 짓는 쪽은 어디가 될까. 

사진 =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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