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편집부] KDB생명의 구단 운영 포기, 그리고 WKBL(한국여자농구연맹)의 위탁운영을 과정에서 OK저축은행의 네이밍 스폰서를 받으며 힘든 하루하루를 보냈던 팀이 드디어 BNK 캐피탈이라는 안정적인 인수처를 찾으며 부산 BNK 썸 구단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여자농구로는 최초로 부산을 연고로 하는 BNK는 유영주 감독을 비롯해 최윤아, 양지희 코치를 영입하는 등 여성으로만 된 코칭스태프진을 구성하며 국내 여자프로농구에 새로운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 2018-19 REVIEW

BNK의 전신인 OK저축은행은 지난 시즌 어려운 가운데서도 투지를 보여줬다. 팀 득점 68.0점 전체 5위, 실점은 73.7점으로 두 번째로 많이 내주는 등 득실점 마진은 형편없었고, 2점슛 성공률도 44.8%로 6개 구단 중 최하위에 그쳤다. 

하지만 팀 스틸(6.8개)이 3위를 차지할 정도로 압박 수비를 펼쳤고 스틸에 이은 속공을 득점으로 연결하며 필요할 때 승리를 거머쥐었다. 외국인선수 다미리스 단타스와 진안의 골밑 장악력을 바탕으로 안혜지와 이소희 등 젊은 가드들의 성장이 눈에 띄었다. 

이들의 지난 시즌 최종 성적은 13승 22패로 4위. 비록 플레이오프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어려웠던 팀 사정을 고려하면 만족할만한 성적이라 할 수 있다. 

■ 2019-20 POINT

① BNK의 팀 컬러, 빠른 공수 전환과 압박 수비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 역시 BNK의 팀 컬러는 빠른 공수 전환이 될 전망이다. 안혜지와 이소희 등이 버티는 앞선의 스피드가 여자농구 6개 구단 중 빠른 데다, 단타스와 진안 등 빅맨들 역시 달려줄 수 있는 선수들로 구성됐기 때문이다. 

유영주 감독 역시 지난 시즌 잘됐던 빠른 공수 전환에 크게 변화를 주지 않고 그대로 가겠다는 방침이다. 이런 빠른 공수 전환을 위해 필요한 것이 확실한 수비다. 수비가 선행되지 않는 가운데 빠른 트랜지션이라는 명제 자체가 성립하지 않기 때문이다. 

유 감독은 “수비는 앞선에서부터 붙는 타이트한 압박 수비를 생각하고 있다. 대만 전지훈련에서도 이런 부분에 포커스를 맞추고 훈련을 했다. 선수들 대부분이 젊은 데다 올 시즌은 A매치에 따른 휴식기도 두 차례나 있어서 적절히 체력 안배를 할 수 있는 시기가 있다. 젊은 선수들이 주축인 만큼 한 발 더 뛰는 농구로 나설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② 확실한 득점 옵션 다미리스 단타스
BNK는 올 시즌을 함께 할 외국인선수로 지난 시즌 호흡을 맞췄던 다미리스 단타스를 뽑았다. 골밑 공격과 수비, 리바운드, 미들슛 등 못하는 것이 없는 데다 지난 시즌 진안, 안혜지, 이소희 등과 환상의 케미를 선보인 단타스를 다시 선택하는 것은 어쩌면 너무 당연한 것이었다. 

특히 단타스는 속공 가담은 물론이고, 트랜지션이 원활하게 되지 않아 세트 오펜스를 하게 될 때 더 플러스 요인이 될 전망이다. 포스트업 능력이 있고 외곽 슈팅력도 있기 때문. 

지금 BNK의 선수 구성상 세트 오펜스 상황에서 안정적으로 득점을 해줄 수 있는 선수는 단타스 정도다. 세트 오펜스에서 단타스가 여러 차례 득점에 성공하면 상대팀 수비가 그에게 더블팀으로 붙어 다른 동료에게 찬스를 만들어 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래저래 단타스가 공격의 핵으로서 역할을 해줘야한다.  

③ 신생팀의 한계와 긴 이동거리 등 이겨내야
올 시즌 BNK는 사실상 신생팀이나 다름이 없다. 모기업이 생겼고 구단명이 바뀌었다. 또 코칭스태프도 유영주 감독이 부임하며 새롭게 지휘봉을 잡았기 때문에 서로에게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한 게 사실이다. 

여기에 연고지도 수원에서 부산으로 옮기면서 원정 경기 시 이전보다 길어진 이동거리를 고려한 체력 안배도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이런 것들을 차치하더라도 다른 5개 구단과 비교해 경기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이 없다는 점도 BNK가 극복해야 할 숙제다. 고비처에서 분위기를 뒤집고 흐름을 가져올 수 있는 해결사가 없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여자농구에 지도자로 복귀한 유영주 감독이 풀어야 할 숙제가 가득한 BNK다. 

■ 2019-20 예상

냉정하게 말해 BNK의 여자농구 데뷔 시즌은 험난할 전망이다. 일단 사령탑인 유영주 감독도 정식 감독으로 비시즌부터 차근차근 팀을 이끄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예전 KDB생명 시절 있던 선수들이 반 이상 바뀐 것을 고려하면 유 감독과 선수단 모두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여기에 BNK에서 경기를 뛰는 주축 선수들이 대부분 어리기 때문에 위기 상황에서는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많다. KB스타즈나 우리은행 같은 탄탄한 전력을 갖춘 팀들과의 경기력 차이도 분명하기 때문에 올 시즌은 어디까지나 도전자의 입장에서 리그를 알아간다는 느낌으로 임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젊은 팀으로 패기가 가장 큰 무기인만큼, 상위 전력의 팀들이 부상 및 대표팀 차출 후유증 등으로 시간이 필요한 시즌 초반에 승부를 걸어 탄력을 받으면, 또다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겨냥할 수도 있다.

■ Comments
유영주 감독 : 일단 비시즌 동안 나름 준비를 한다고는 했다. 다행히 팀 내 부상선수가 없어서 수월하게 시즌을 준비했다. 김소담과 정선화도 대만 전지훈련에서 5~10분 정도 경기를 뛰었고 이외 다른 선수들도 큰 부상은 없다. 

올 시즌은 빠른 농구를 하려고 한다. 상대를 압박하는 수비를 하면서 빠른 트랜지션에 의한 공격을 하려고 하는데 안혜지와 이소희 등 가드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골밑은 단타스와 진안이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제 몫을 해줄 것이라 생각한다. 팀 에이스는 구슬인데 대표팀에서도 운동 게을리 하지 말고 특히 슛 연습을 많이 해서 슛 감을 찾아오라고 했다. 

올 시즌은 감독으로서 데뷔 시즌인 만큼 당장 뭔가를 하기보다는 경험을 쌓는 해로 생각하고 있다. 이것저것 시도를 많이 하면서 선수들과 서로 적응기를 가진 뒤 차기 시즌에 대한 구상을 잡을 생각이다. 그래도 프로구단인 만큼 성적을 등한시할 수는 없으니 목표는 1차적으로 플레이오프 진출로 잡고 있다. 

사진 = 이현수 기자 stephen_hs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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