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김영현 기자] KT의 주전 포인트가드 허훈과 올 시즌 야심차게 영입한 외국선수 멀린스의 호흡이 점점 맞아가고 있다.

부산 KT 소닉붐은 올 시즌을 앞두고 판을 새롭게 짰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높이의 한계를 체감하고, 올 시즌은 리그 최장신(212cm) 바이런 멀린스와 알 쏜튼(198cm)을 선발했다. 

서동철 KT 감독은 “지난 시즌 마커스 랜드리 체제에서 올 시즌 외국선수가 모두 바뀌었지만, 하려는 농구가 크게 달라지진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완성도가 떨어지는 모습. 

정확히는 메인 옵션으로 영입한 멀린스와 국내선수들의 호흡이 아직 불완전하다. 장신인데도 내외곽이 모두 가능한 멀린스의 강점을 아직은 극대화하지 못하는 상황.

KT는 수비에 약점이 있는 만큼 상대보다 득점을 더 많이 올려야 이길 수 있는 팀이다. 서 감독이 미디어데이에서 ‘오공(오로지 공격 농구)’이라는 단어를 던진 것도 이 때문이다.

그래서 더더욱 멀린스의 역할이 중요하다. 신장 대비 빠른 스피드에 내외곽에서의 슈팅력까지 겸비하고 있으므로 미스매치가 빈번하게 일어날 수 있다. 

실제로 17일 KCC전이 멀린스의 장점이 잘 드러난 경기였다. 멀린스는 1쿼터에만 3점슛 3개를 성공시키는가 하면, 골밑에서도 훅슛으로 득점을 올리며 자신의 다양한 공격 옵션을 보여줬다. 이날 18점 7리바운드로 팀 내 최다 득점을 기록하며 팀 승리에 공헌했다.

이렇듯 공격 옵션이 다양한 만큼 적재적소에서 찬스를 잘 봐주는 국내선수의 역할도 매우 중요할 터. 특히 주전가드 허훈의 역할이 커졌다. 지금은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에 있다.

허훈은 멀린스와의 호흡에 관해 “좋은 센터가 왔으므로 내가 잘해야 할 것 같다. 멀린스가 픽앤팝과 픽앤롤이 모두 가능한 만큼 가드로서 더 연구해야 할 것 같다. 지금껏 좋은 센터와 경기해본 적이 없어서 어색하긴 한데 앞으로 잘 맞춰갈 것”이라며, 현재 어시스트 부문 1위인 것도 “멀린스가 3점슛을 잘 넣어서 그런 것 같다”며 멀린스와의 호흡에 만족해했다.

함께 인터뷰실을 찾은 멀린스도 “허훈과의 호흡이 중요한데, 계속 도와주고 있다. 호흡은 잘 맞다. 어떤 패스를 좋아하는지 등에 관해 얘기한다. 언어의 장벽이 있지만, 농구적으로 서로 원하는 걸 알아가고 도와주는 게 긍정적”이라고 허훈과의 호흡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허훈은 개인기가 좋고, 본인이 직접 해결할 수 있는 공격형 가드로서 올 시즌 한층 성장한 모습이지만, 동료를 봐주는 패싱과 승부처에서의 경기 조율은 보완점으로 지적된다. 

어쩌면 멀린스와 호흡을 맞추는 올 시즌이 허훈에게는 센터 활용의 좋은 수업이 될 수 있다. 허훈이 '멀린스 사용법'을 완벽히 알게 된다면, 그리고 멀린스와 국내선수들 간의 호흡이 더 완벽해진다면, KT의 ‘오공’은 강력해지지 않을까.

사진 =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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