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는 송교창(위 왼쪽)과 양홍석

[루키=김영현 기자] 조기 드래프트 본보기가 된 ‘차세대 대형 포워드’ 송교창(KCC)과 양홍석(KT).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이들의 선의의 경쟁이 매우 흥미롭다.

17일 부산 KT 소닉붐과 전주 KCC 이지스의 2019-201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정규리그 1라운드 맞대결이 열린 부산 사직실내체육관. 전창진 KCC 감독의 사령탑 복귀 후 첫 사직 경기이기도 했고, 차세대 포워드 송교창, 양홍석의 맞대결도 있던 터라 관전 포인트가 많았다.

송교창과 양홍석은 조기 드래프트로 프로에 진출해 잠재력을 인정받았을 뿐 아니라, 각자의 팀에서 주축으로 자리 잡았다. 외모만 보면 아직 앳되지만, 두 사람은 이미 리그 최고 포워드 반열에 올랐으며, 비시즌에는 국가대표에도 소집되며 바쁜 나날을 보냈다.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이들을 지켜보는 양 팀 사령탑에게 이들의 평가를 들어보았다.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양)홍석이가 여러 면에서 낫다고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올 시즌에는 송교창이 이것저것 다 잘해서 ‘우리 선수가 확 낫다’라고 얘기를 못 하겠네요. 지난 시즌에는 송교창이 찬스에서 소극적이고 움직임이 없었는데, 올 시즌에는 완전히 달라졌더라고요. 냉정하게 홍석이가 어느 부분에서 좋다고 말하기가 어렵네요.” -서동철 KT 감독

“상대 팀 선수를 평가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지만, 무빙에서 두 선수의 차이가 난다고 생각합니다. 양홍석은 3점슛을 세트 슛으로만 던지잖아요. 오른쪽으로만 돌파하고, 자세가 높아요. 다만, 오펜스리바운드에 가담해주는 부분이 좋더라고요. (송)교창이는 팀 사정상 수비에서 4번을 보고 있지만, 공격에서 안정감이 있고 영리하게 할 줄 알아요. 비시즌에 무빙슛 연습을 많이 했는데, 이 부분에서 파생되는 공격 옵션도 많아졌어요.” -전창진 KCC 감독

양 팀 사령탑은 이들에 대한 비교를 부담스러워하면서도 이기기 위해서는 꼭 막아야 하는 상대팀 주축 선수인 만큼 자세한 평가를 전했다. 그리고 정확했다.

지난 시즌 속공 시 달려주고 미드레인지에서 점프슛을 쏘는 등 공격 옵션이 한정적이었던 송교창은 올 시즌 주도적으로 공격 옵션을 가져가고 있다. 무빙슛을 쏘는가 하면, 돌파 후 외국선수의 득점을 봐주는 여유도 생겼다. 이날의 기록은 16점 5리바운드 4어시스트.

이날 KCC는 실책만 18개를 범했는데, 이 과정에서 송교창의 실책도 5개였다. 이제는 팀이 무너졌을 때, 중심을 잡아줘야 하는 에이스의 위치인 만큼 이 부분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양홍석 역시 16점 7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이날은 골밑 공격으로만 득점을 올렸는데, 그 과정이 좋았다. 몸을 유연하게 잘 쓰는 모습. 스핀무브로 상대를 가볍게 제치고 레이업을 올려놓는가 하면, 수비가 붙은 상황에서도 자신 있게 득점을 성공시켰다.

송교창이 4번으로 나와, 양홍석과 매치업되는 경우가 많진 않았지만, 이들은 한 코트 안에서 서로 보란 듯이 뜨거운 경쟁을 펼쳤다. 그 경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고, 서로의 이름은 농구 인생 내도록 따라다닐 것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성장의 촉매제가 되길 바란다.

사진 = KBL 제공

저작권자 © ROOKI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