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배승열 기자] 4경기가 열리는 일요일 오후, KBL 팬들은 어떤 경기를 봐야 할지 고민이 많은 날이다.

13일도 흥미로운 경기가 많다. 특히 창원에서 열리는 LG와 DB의 경기는 두 팀을 응원하는 팬뿐 아니라 많은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경기다. LG에서 DB로 유니폼을 갈아 입은 김종규가 친정을 방문하는 날이기 때문. 부산에서는 리그에서 가장 많이 3점슛을 던지는 두 팀의 대결이 기다리고 있다.

창원 LG vs 원주 DB
15시, 창원
▶ 관전 POINT : 김종규의, 김종규에 의한, 김종규를 위한

김종규가 친정 방문길에 오른다. 비시즌 김종규는 FA 자격으로 LG에서 DB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이번 경기가 김종규 매치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지만 현재 양 팀의 분위기는 정반대다. 김종규를 떠나보낸 LG는 개막 4연패에 빠져 있으며, 김종규를 품은 DB는 개막 3연승을 달리고 있다.

LG는 김종규의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외국 선수를 장신만 2명 영입해 시즌을 시작했다. 기록적으로는 나쁘지 않다. 캐디 라렌과 버논 맥클린은 현재까지 각각 11.5개, 10.3개의 리바운드를 잡으며 LG의 골밑을 지키고 있다. 두 외국 선수의 활약 속에 LG는 경기당 평균 45.0개의 리바운드를 잡으며 전체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국내선수들의 기여도와 팀 조직력. 케디 라렌(22.5득점)과 김시래(12.0득점)를 제외하면 평균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려주는 선수가 없다. 베테랑 조성민(6.5득점) 또한 외곽에서 힘을 보태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공격 엇박자 속에서 LG는 경기당 72.8득점을 기록, 현대모비스(71.5득점)에 이어 최소 득점 2위를 달리고 있다. 시즌 첫 승을 챙기기 위해서는 불안한 공수 조직력을 하루 빨리 개선해가는 것이 급선무다.

원정 팀 DB는 김종규를 영입하며 높이가 극대화됐다. DB는 경기당 평균 49.0개의 리바운드를 잡으며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리바운드를 잡고 있다. 두 명의 외국 선수 치나누 오누아쿠(8.7개)와 칼렙 그린(8.0개) 외에도 윤호영(8.0개)과 김종규(7.7개)가 리바운드를 사수하며 팀 골밑을 지키고 있다. 특히 윤호영과 김종규는 국내 선수 리바운드 1, 2위를 달리며 DB의 전신이었던 ‘동부산성’을 떠올리게 하고 있다. 다만 DB는 현재 경기당 턴오버 16.3개로 리그에서 가장 많은 실책을 쏟아내고 있다.

 

안양 KGC인삼공사 vs 서울 SK    
15시, 안양
▶ 관전 POINT : 건강한 오세근은 외국 선수 부럽지 않다

농구팬들 사이에서 건강한 오세근이 있는 KGC는 외국 선수가 3명이나 다름없다는 말이 나온다.

홈 팀 KGC는 지난 수요일 홈에서 DB에 패하며 개막 3연승에 실패했다. 그러나 올 시즌 건강히 돌아온 오세근의 활약에 웃을 날이 더 많아 보인다. 오세근은 현재 경기당 평균 21.3득점 5.0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팀 내 득점 1위다. 국내 선수 중 단연 1위이며 외국 선수를 합쳐도 전체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1위 자밀 워니 24.5점, 2위 캐디 라렌 22.5점, 4위 라건아 20.5점) 이러한 오세근의 활약 외에도 비시즌 퇴출 0순위로 거론됐던 크리스 맥컬러(18.3득점)가 오세근과 좋은 호흡을 보여주며 팀을 웃게 하고 있다. 맥컬러는 경기당 2.0개의 3점슛도 넣으며 외곽에서도 슛을 자랑하고 있다. 다만 KGC인삼공사는 현재 자유투 성공률 56.4%로 리그 최하위다. 자유투 라인에서 높은 집중력이 필요해 보인다.

원정 팀 SK는 토요일 DB 원정에서 73-81로 패한 후 안양 원정길에 오르며 백투백 경기를 준비한다. SK는 리그 최고 외국 선수로 평가받은 자밀 워니(24.5득점)를 중심으로 공격을 풀어가고 있다. 여기에 김선형(14.3득점), 최준용(13.5득점), 안영준(11.0득점), 헤인즈(10.3득점) 등 총 5명의 선수가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다양한 공격 옵션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외곽 수비는 상당히 불안한 모습 올시즌 SK는 총 41개의 3점슛을 허용했는데, 이는 리그에서 가장 많은 숫자다. KGC가 3점슛 시도를 적극적으로 하는 팀이기에 SK의 외곽 수비는 이날 경기의 중요한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울산 현대모비스 vs 서울 삼성    
17시, 울산
▶ 관전 POINT : 리그 최소 득점 현대모비스(71.5득점), 돌파구는?

시즌 개막을 앞두고 많은 이들이 현대모비스를 우승 후보로 뽑았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가 실망스럽다. 개막 2연패에 빠지며 어수선한 경기력을 보여주는 중이다. 특히 장신 외국 선수 마커스 랜드리가 부상으로 이탈한 오리온과 경기에서 역전패를 당한 것은 충격적인 결과.

삼성은 10월에 소화해야 하는 8경기가 모두 원정 경기다. 개막전이었던 LG 원정에서 승리를 챙기며 기분 좋게 시즌을 시작했지만 이후 인천, 전주, 부산으로 이어진 원정 경기에서 모두 패하며 3연패에 빠졌다.

다행스러운 것은 무릎이 좋지 않았던 닉 미네라스의 컨디션이 점점 올라고 있는 점. 현재 미네라스는 경기당 평균 19.5득점을 기록하며 삼성의 공격을 이끌고 있다. 12일 부산 KT와 경기에서 미네라스는 34득점(9리바운드)을 폭발하며 활약했다. 10개의 자유투도 모두 넣으며 안정감 있는 슈팅을 자랑했다. 하지만 팀 전체적인 경기력은 여전히 불만족스럽다. 특히 국내선수진 싸움에서 열세에 놓이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고 경기 후반 집중력 역시 부족한 모습. 노련한 현대모비스를 상대로는 어떨지 두고 볼 필요가 있다.

 

부산 KT vs 인천 전자랜드
17시, 부산
▶ 관전 POINT : ‘켐바 낙현’은 또 활약할까?

올시즌도 KT는 '양궁농구'를 추구하고 있다. 13일 기준 경기당 10.3개(37.8%)의 3점슛을 넣으며 리그에서 가장 많은 3점슛을 넣고 있다. 삼성과 경기에서도 3분 이상 코트를 밟은 9명의 선수가 모두 3점슛을 시도했다. 외국선수 알 쏜튼(19.3득점)과 바이런 멀린스(13.0득점) 역시 플레이 성향이 공격적이다. 둘 모두 내외곽에서 언제든 득점을 올릴 수 있는 자원들. 관건은 공수의 끈끈함을 갖추는 것이다. 시즌 초반 분위기가 좋은 전자랜드를 만나는 것은 그런 의미에서 중요한 관문이다.

전자랜드는 개막 3연승을 달리며 DB와 공동 1위에 올라 있다. 검증된 두 외국 선수 섀넌 쇼터(17.0점)와 머피 할로웨이(13.0)의 활약 속에 ‘켐바 낙현’의 존재감도 한층 두드러지고 있다. 김낙현은 경기당 평균 2.7개의 3점슛을 38.1%의 확률로 꽂아넣고 있다. 현재 평균 활약은 17.0득점 5.7어시스트 2.7스틸. 그야말로 만점 활약이다. 여기에 강상재와 전현우도 각각 50.0%, 40.0%의 정확한 3점 성공률을 바탕으로 공격에서 자신감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이대헌의 결장으로 여전히 높이에 대한 아쉬움은 남아 있다. 이 문제를 조직적인 플레이로 해결하고 싶다는 것이 유도훈 감독의 구상. 리그 최장신 외국선수 멀린스(213cm)를 보유한 KT를 상대로는 어떨지 관심이 모인다.

사진 =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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