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원석연 기자] 개막 후 일주일, 연일 터지는 명승부에 KBL 팬들은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12일 주말 역시 눈을 뗄 수 없는 명경기들이 팬들을 기다리고 있다. 개막 전부터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 원주 DB와 서울 SK가 격돌하고, 디펜딩 챔피언 현대모비스가 일주일 만에 기지개를 켠다. 리그에서 가장 많은 3점슛을 던지고 있는 KT는 리그에서 가장 적은 3점슛을 허용하고 있는 삼성과 만난다.

 

원주 DB vs 서울 SK
15시, 원주
▶ 관전 POINT : 허웅 빠진 DB, 공백은 어떻게?

시즌 초, 기대 이상의 경기력을 자랑 중인 DB가 막강한 우승 후보 SK를 홈으로 불러들인다. DB는 개막 후 2경기에서 모두 승리, SK는 3경기에서 2승 1패를 기록 중이다. 훌륭한 경기력을 자랑하는 양 팀의 맞대결이지만,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홈팀 DB는 팀 내 가장 중요한 외곽 자원인 허웅이 직전 경기 발목 부상으로 이탈하며 이번 경기는 결장이 확정적이다. 허웅은 김종규(16.5점)에 이어 DB에서 두 번째로 높은 득점(14.0점)을 기록 중이었다. 게다가 팀 내 가장 많은 경기당 3.0개의 3점슛을 무려 50% 확률로 성공시키며 시즌 초반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던 상황. 이상범 DB 감독은 허웅의 빈 자리에 대해 “원종훈을 기용하거나 가드 하나에 포워드 세 명을 쓸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김현호가 최근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는 것. 물론 김종규-윤호영으로 이어지는 국내 인사이드 듀오와 치나누 오누아쿠-칼렙 그린의 외국 인사이드 듀오는 모두 굳건하다.

SK는 날이 갈수록 안정된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개막전에서는 전주 KCC에 96-99로 불의의 일격을 당하며 패했으나, 이후 부산 KT에게 8점 차 승리, 창원 LG에게 29점 차 대승을 거두며 안정세를 찾았다. 최준용이 경기당 3.0개의 3점슛을 81.8%라는 믿기 힘든 성공률로 폭격 중이며, 외곽에 힘을 실어줄 안영준마저 지난 경기 부상에서 복귀해 곧바로 12점을 넣었다. 그러나 한 가지 경계해야 할 것은 SK가 최근 낙승을 거둔 KT와 LG는 모두 시즌 초반 불안정한 경기력을 보이고 있는 팀들이라는 점이다. SK가 비록 경기당 96.3점으로 리그 1위의 평균 득점을 기록 중이지만, 탄탄한 짜임새의 DB를 상대로도 이런 공격력을 보일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고양 오리온 vs 울산 현대모비스
17시, 고양
▶ 관전 POINT : 외국선수 한 명으로 디펜딩 챔피언에 맞서야 하는 오리온

홈팀 오리온은 상황이 좋지 않다. 가뜩이나 시즌 초반 손발이 빗맞으며 3연패에 빠져 있는데, 직전 경기, 1옵션인 마커스 랜드리마저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시즌 아웃됐다. 당장 이번 경기는 조던 하워드 홀로 디펜딩 챔피언 현대모비스를 맞아야 한다. 하워드는 직전 경기 KT를 상대로 25분 동안 3점슛 2개를 포함해 29득점으로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포스트를 자랑하는 현대모비스를 상대로 골밑을 수비할 외인 자원이 없는 것은 치명적이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5일 개막전 이후 두 번째 경기다. 개막전에서 다소 어수선한 경기력을 선보이며 전자랜드에게 패했으나, 긴 휴식기를 통해 팀을 정비할 시간을 벌었다. 지난 경기에서 21개의 야투를 던져 4개 성공에 그쳤던 파이널 MVP 이대성이 과연 어떤 모습으로 돌아올 것인지를 지켜보는 것도 관전포인트다. 물론 장신 외국선수가 없는 오리온을 상대로 라건아가 어떤 활약을 펼칠지 또한 관심이다.

 

부산 KT vs 삼성 썬더스
17시, 부산
▶ 관전 POINT : 버저비터로 기세 올린 KT, 홈에서 첫 승 거둘까?

KT는 지난 10일, 오리온과 경기에서 1.2초를 남기고 조상열이 극적인 결승 버저비터 3점슛을 성공하며 90-87로 시즌 첫 승을 거뒀다. 에이스 양홍석이 컨디션 조절로 인해 단 2분 18초를 뛰었음에도 거둔 값진 승리. 알 쏜튼과 바이런 멀린스는 나란히 16점을 올리며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한 가지 주목해야 할 것은 지난 경기, KT는 2분을 뛴 양홍석을 제외하고 코트를 밟은 선수들 모두가 1개 이상의 3점슛을 시도했다는 점. 결과 또한 41%(11/27) 성공률로 나쁘지 않았다. 경기당 3점슛 성공 개수 11.0개(37.9%). 지난 시즌에 이어 서동철표 양궁 농구는 여전히 유효하다.

하지만 과연 KT는 삼성을 상대로도 활 시위를 당길 수 있을까? 삼성은 최근 2연패를 당하며 시즌 1승 2패를 기록 중이긴 하지만, 경기당 3점슛 허용은 6.7개(30.8%)로 리그에서 가장 적은 외곽슛을 내주고 있는 팀이다. 또한 직전 경기 KCC전에서는 79-92로 대패했으나, 그 이전 2경기였던 LG전(83-82 승)과 전자랜드전(78-79 패)은 모두 뒷심을 발휘하며 1점 차 접전을 펼쳤을 정도로 끈끈한 경기력을 자랑하고 있다. 야심 차게 영입한 외국선수 닉 미네라스가 9점-15점-20점으로 날이 갈수록 득점력이 날카로워지고 있다는 점 또한 주목할 부분이다.

사진 =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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