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원석연 기자] WKBL 6개 구단 대표들이 유쾌한 설전으로 시즌 전부터 분위기를 달궜다. 

WKBL은 10일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하나원큐 2019~2020 여자프로농구 타이틀스폰서 조인식 및 미디어데이 행사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6개 구단 감독과 주장들이 단상에 올라 올 시즌 출사표와 함께 재치 있는 입담을 자랑했다. 다음은 미디어데이에 쏟아진 ‘말말말’들. 

 

▲”일단 우리가 다 이겼고요.” vs “라이벌로 생각도 안 하고 있는데?”

부천 KEB하나은행과 부산 BNK 썸은 지난 시즌부터 신흥 라이벌 구도를 형성 중이다. 올 시즌 개막전부터 맞붙는 이들은 미디어데이부터 불꽃 튀는 장외 설전을 벌였다.

먼저 이훈재 하나은행 감독이 “우연치 않게 비시즌 트리플잼 3X3과 박신자컵에서 BNK를 많이 만났는데, 일단 박신자컵에서는 우리가 두 번 모두 이겼다”면서 “올 시즌 BNK와 4승 2패 정도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유영주 BNK 감독은 “주위에서 하나은행과 라이벌 구도를 만들어 주고 있는데, 우리는 하나은행을 라이벌이라 생각도 안 하고 있다”라며 “우리를 라이벌로 삼은 것이 잘못된 생각이었다는 것을 개막전 때 보여드리겠다”라고 맞받아쳤다.

하나은행과 BNK를 대표하는 동갑내기 에이스 강이슬과 구슬도 바통을 이어받았다.

하나은행 강이슬은 “개막전 상대가 BNK라는 소식을 듣고 ‘개막전은 가뿐히 지나가겠구나’ 생각했다. 박신자컵 때처럼 구슬이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에 구슬은 “박신자컵 땐 그냥 그것이라도 즐기라 준 것이다. 정규시즌 땐 우리가 이기겠다”라고 응수했다.

 

▲”한 놈만 팬다.”

정상일 인천 신한은행 감독은 마이크만 잡았다 하면 기삿거리를 쏟아내는 자타공인 WKBL 최고의 입담꾼이다. 정 감독은 올 시즌 전망에 대해 “지난 시즌, OK저축은행을 지휘할 때 영화 ‘주유소습격사건’의 명대사처럼 ‘한 놈만 패자’라는 마음으로 신한은행을 타겟으로 잡고 이겼다. 그런데 올 시즌 상황이 이렇게 바뀌어 내가 신한은행의 감독이 됐다. 올 시즌은 누구를 패야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굳이…굳이 꼽자면…”

정상일 감독의 화려한 입담은 계속됐다. 올 시즌 팀을 이끌어갈 ‘영건’을 뽑아 달라는 사회자의 말에 정 감독은 마이크를 잡고 한참을 고민하며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선수층이 얇은 신한은행의 웃픈 현실을 무언으로 대답한 것이다. 정 감독은 “굳이… 굳이 뭐 뽑자면 이번에 국가대표에 다녀온 김연희다”라며 “김연희가 이번에 국가대표에 다녀오더니 많이 건방져졌다”라고 덧붙였다.

 

▲”감독님 성격이 급해서…”

아산 우리은행 위비 위성우 감독은 감독 통산 190승을 기록 중이다. 큰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이번 시즌 내 200승 금자탑을 달성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주장 박혜진은 “감독님 성격이 워낙 급하시다. 최대한 빨리 200승을 만들어 드리겠다”라는 재치 있는 발언으로 위트와 선전포고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비光 취급도 못 받아요.”

신한은행의 에이스 김단비가 투정을 부렸다. 곁에 앉은 정상일 감독이 “팀에 광이 하나 있긴 한데, 요새 상태가 안 좋아서 빛 광 글자가 좀 지워졌다. 무늬만 광이다”라며 김단비를 놀리자 김단비는 “안 그래도 감독님이 처음 팀에 오셨을 때, ‘그래도 팀에 광이 하나 있긴 있다’고 하셨는데 요새는 광은커녕 비광 취급도 못 받는다. 조만간 다시 빛나는 광이 될 수 있도록 서둘러 돌아오겠다”라고 웃었다.

사진 = 루키 사진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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