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사이타마, 이동환 기자] 일본에서 NBA 경기가 열린 것은 지난 2003년 시애틀 슈퍼소닉스와 LA 클리퍼스의 프리시즌 경기가 마지막이었다.

그리고 8일 일본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에서 16년 만에 일본에서 NBA 경기가 치러졌다. 휴스턴 로케츠와 토론토 랩터스의 프리시즌 경기였다.

일본 최고의 인기 종목은 야구다. 만화 ‘슬램덩크’가 탄생한 나라이지만, 실제 농구의 인기는 아직 그리 높지 않다.

하지만 8일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에서는 일본 내에서 치솟고 있는 농구와 NBA에 대한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경기 세 시간 전부터 경기장에 입장하기 위한 사람들로 거리가 가득 찼다.

휴스턴, 토론토와 관련된 유니폼이나 셔츠를 입은 팬들이 수없이 보였다. 경기 전부터 NBA 상품을 구매하기 위한 줄이 늘어졌고, 이 줄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끊이질 않았다.

이날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를 찾은 관중은 2만 384명. 좌석을 꽉 채운 일본 팬들은 경기 시작 전부터 제임스 하든, 러셀 웨스트브룩, 마크 가솔 등이 입장할 때마다 환호를 보내고 사인을 요청했다. 현역 선수가 아닌 크리스 보쉬, 숀 매리언에게도 엄청난 환호가 쏟아졌다.

경기 중 열기는 상상 이상이었다. 누가 일본 팬들이 조용하고 수줍음이 많다고 그랬던가. 휴스턴과 토론토 선수들이 멋진 장면을 연출할 때마다 경기장은 열광의 도가니가 됐다. 작전 타임 때 댄서들과 이벤트 퍼포머들이 코트에 설 때 경기장 분위기는 한층 더 달아올랐다. 경기 중에 “레츠 고, 랩터스!(Let’s Go, Raptors!)”를 외친 팬들도 있었다.

 

경기장 한쪽에 위치한 미디어 룸 역시 취재를 위해 사이타마를 찾은 기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미국, 캐나다 등 해외에서 온 기자들도 많았지만 일본의 자국 취재진은 더 많았다. 경기 전 프레스 컨퍼런스 룸에서 아담 실버 총재의 공식 기자회견이 진행되자 취재 열기는 더 뜨거워졌다. 일본 내 NBA 인기에 대한 생각, 향후 일본에서의 NBA 경기 개최 등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최대 이슈였던 중국 관련 이슈 질문도 당연히 빠지지 않았다.

경기는 토론토의 134-129 승리로 끝났다. 경기장을 찾은 팬들을 반기기라도 하듯 양 팀은 전반부터 도합 158점을 쏟아냈고 48분 내내 뜨거운 열기를 이어갔다. 4쿼터 막판 경기가 동점이 되며 승부가 미궁 속에 빠지자, 관중들은 감사의 표시로 선수들에게 기립 박수와 환호를 보내기도 했다.

경기 후 토론토 닉 널스 감독은 “양 팀 모두 턴오버가 많았지만 이 경기가 엔터테이닝 게임(entertaining game)이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레츠 고, 랩터스!(Let’s Go, Raptors!)’를 도쿄에서 들은 것은 정말 멋진 일이었다. 경기장과 팬들 모두 멋졌다”며 경기를 치른 소감을 전했다.

10일에도 같은 장소에서 양 팀의 두 번째 경기가 열린다.

 

 

사진 = 배승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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