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이동환 기자] 데리카 햄비가 전성기를 열어가고 있다.

데리카 햄비의 활약에 힘입어 라스베이거스가 4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라스베이거스 에이시스는 16일 라스베이거스 토마스 앤 맥 센터에서 열린 2019 WNBA 플레이오프 2라운드 시카고 스카이와의 단판 승부에서 93-92로 승리했다.

패배 위기에 몰렸던 경기였다. 4쿼터 막판 90-89로 앞서가던 라스베이거스는 종료 24초를 남기고 시카고에 3점슛을 허용하며 90-92으로 리드를 내줬다. 이어진 공격에서는 에이자 윌슨이 실책을 범하며 14.6초를 남기고 공격권을 빼앗겼고, 이대로 시즌을 마감하는 듯 했다.

하지만 이후 누구도 예상치 못한 기적이 벌어졌다. 파울로 시카고의 공격을 한 차례 끊은 라스베이거스는 이어진 수비에서 데리카 햄비가 패스를 가로채며 공격권을 빼앗다. 

시카고가 하프라인을 넘어오는 과정에서 실책을 범했기 때문에 빠르게 볼을 몰고 가 2점을 올리면 손쉽게 동점을 만들 수 있었던 상황. 심지어 골밑에는 노마크 상태의 라스베이거스 선수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여기서 햄비가 다소 엉뚱한 판단을 했다. 볼을 빼앗은 햄비는 마음이 급했던 것인지 하프라인 바로 앞에서 곧바로 3점슛을 던져버렸다. 들어가지 않았더라면 두고두고 비판받았을 판단 미스였다.

하지만 신이 도운 것일까. 햄비가 쏘아올린 뜻밖의 하프라인 3점슛이 림 뒤편을 맞고 그대로 그물망을 갈랐다. 93-92. 올해 WNBA 플레이오프 최고의 슛이 터진 순간이었다.

남은 시간은 4.8초. 라스베이거스는 시카고의 마지막 공격을 막아내며 결국 승리를 챙겼다. 햄비는 극적인 하프라인 3점슛을 포함해 17점 4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승리의 주역이 됐다. 온코트 득실 마진은 +11점으로 양 팀에서 가장 높았다.

웨이크포레스트 대학을 졸업한 햄비는 2015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6순위로 라스베이거스의 전신인 샌안토니오 스타스 유니폼을 입었다. 이후 4시즌 동안 주전과 벤치를 오가며 애매한 커리어를 보내고 있었지만 올시즌 마침내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정규시즌 34경기 중 25경기를 벤치에서 출전해 24.8분 동안 평균 11.0점 7.6리바운드를 기록했고 결국 올해의 식스맨상을 수상했다.

햄비는 지난 2015-16시즌, WKBL에서도 활약한 바 있다. 2라운드 9순위로 KB에 지명된 햄비는 리그를 거듭하면서 팀의 1옵션 외국인선수로 발돋움했고, 평균 24분 14초를 뛰며 17.1점 8.2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이날 시카고와의 경기에서도 햄비는 경기 분위기를 바꾸는 역할을 해냈다. 경기 초반 라스베이거스는 에이자 윌슨과 리즈 캠베이지를 앞세운 공격이 시카고의 수비에 가로막혀 잘 풀리지 않았다. 하지만 벤치에서 출전한 햄비가 시카고 수비에 균열을 일으켰고, 주도권을 빼앗을 수 있었다.

벤치에서 출전해 최고의 효율을 내며 극적인 역전 3점슛까지 터트린 데리카 햄비. 프로 무대 5번째 시즌을 맞이한 햄비가 마침내 전성기를 열어가고 있다.

사진 = 박진호 기자, 이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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