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청라, 원석연 기자] 하나은행 청라 체육관이 웃음꽃으로 물들었다.

부천 KEB하나은행 선수단이 모처럼 농구공을 내려 놓았다. 하나은행은 3일 인천 청라국제도시에 위치한 하나금융타운 실내체육관에서 2019-20시즌 프로필 촬영을 진행했다. 이날 하나은행은 국가대표로 차출된 강이슬과 신지현을 제외한 선수단 14명과 코치진 3명이 모두 촬영에 나섰다. 

 

첫 촬영의 주인공은 막내 이채은.

할로윈 컨셉의 복장으로 카메라 앞에 선 이채은은 생전 처음 경험하는 메이크업과 촬영에 다소 어색해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내 적응을 마치더니, 곧 언니들보다 더 적극적인 자세로 촬영을 마쳤다. 그는 “시즌 중 입단해서 지난 시즌 언니들이 찍은 사진들을 보기만 했는데, 직접 해보니 재밌다”고 첫 촬영을 마친 소감을 밝혔다. 

이채은과 함께 생애 첫 프로필을 촬영한 지난 시즌 신인 김두나랑도 촬영이 신기한 것은 마찬가지. 수험생들을 응원하기 위해 교복 컨셉으로 촬영에 나선 김두나랑은 “이런 화장은 처음이다. 전문가의 손길은 역시 다르다”고 말했다.

 

 

이채은과 김두나랑이 얼떨떨해하는 사이, 촬영 경험이 있는 언니들이 능숙하게 촬영을 이어갔다. 교복, 비옷, 정장 등 다양한 컨셉의 복장이 나온 가운데, 산타클로스와 루돌프 옷을 입은 김민경과 김예진은 미리 맞이한 크리스마스에 흥이 겨운 나머지 캐롤을 열창하기도 했다. 

 

오랜 기간 상무에서 지휘봉을 잡다가 올시즌 처음 여자농구 팀을 맡게 된 이훈재 감독은 이런 분위기가 낯설다. 이 감독은 가벼운 복장으로 내려왔다가 한껏 꾸민 선수들을 보더니 문득 “이발할 때가 됐었다”라며 미용실로 향했다. 이를 본 선수들은 “감독님이 직접 말씀은 안 했지만, 사진에 욕심이 있으신 것 같다”며 뒤돌아 웃었다.

오전 사복 촬영을 마치고, 오후 유니폼 촬영이 진행됐다. 다가오는 시즌, 리그 타이틀 스폰서로 나설 예정인 하나은행은 이에 맞춰 새 유니폼을 준비했다. 새 옷을 입은 김지영은 “지난 시즌 유니폼도 디자인이 예뻤는데, 올시즌 유니폼도 색감이 좋다. 애착이 간다”고 밝혔다. 

 

촬영은 오후 늦게까지 진행됐으나, 선수들의 표정에서 피곤한 기색은 찾을 수 없었다. 모처럼 단장에 흥이 오른 선수들은 대기 시간이면 삼삼오오 모여 저마다 셀카를 찍으며 1년에 한 번뿐인 비공식 휴가를 제대로 즐겼다.

촬영을 마친 이훈재 감독은 “프로필 촬영은 처음이다. 선수들도 코트에서 같이 운동만 하다가 이렇게 보니 어색하기도 하다”고 웃은 뒤 ”프로필 촬영을 했다는 것은 이제 시즌 개막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4월에 선수들을 만나 ‘어떻게 시즌을 준비할까’하면서 고민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개막을 앞두고 있다. 아무쪼록 남은 시간 잘 준비해서 팬들에게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사진 = 원석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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