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이동환 기자] “라건아, 이정현 두 명의 득점만으로는 강팀을 이기기 힘들다. 부지런히 움직여서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남은 선수들이 분발했으면 좋겠다”

한국이 월드컵 첫 경기에서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대한민국 농구대표팀은 31일 우한 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2019 FIBA 농구월드컵 B조 예선 아르헨티나와의 경기에서 69-95로 패했다.

내용적으로 무척 아쉬운 패배였다. 1쿼터 3분여를 남긴 시점까지 11-11 동점을 만들며 아르헨티나를 괴롭혔다. 그러나 이후 아르헨티나의 3점슛 세례에 수비가 무너지고 답답한 공격이 이어지며 결국 26점 차 대패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던 경기였다.

가장 답답했던 것은 공격. 기존에 표방하던 빠르고 공격적인 농구는 보이지 않았다. 수비 리바운드를 안정적으로 확보한 후에도 하프라인을 넘어가거나 공격을 전개하는 속도가 느렸다. 이미 자리 잡은 아르헨티나의 수비를 상대로 공격을 시도해야 했고 이로 인해 득점 생산 자체가 잘 이뤄지지 않았다.

이날 한국은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선수가 단 두 명 뿐이었다. 라건아(31점)와 이정현(15점)이었다. 그 외의 선수들은 공격에서 기여도가 심각하게 떨어졌다. 결국 한국은 69득점, 팀 야투율 31.9%(23/72)라는 끔찍한 기록으로 경기를 마쳤다. 경기 후 팬들 사이에서 슈터 부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들끓었던 이유다.

김상식 감독도 공격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에 동의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김상식 감독은 “라건아, 이정현 두 명의 득점만으로는 강팀을 이기기 힘들다”며 “부지런히 움직여서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남은 선수들이 분발했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선수들의 활발한 움직임이 공격력을 끌어올릴 방법이라는 것이다. 다르게 보면 아르헨티나전처럼 정적인 플레이로는 러시아, 나이지리아를 상대로도 선전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기도 하다.

실제로 같은 날 치러진 러시아와 나이지리아의 경기에서 두 팀은 상당히 끈끈한 수비력을 보이며 서로를 괴롭혔다. 경기 막판까지 진흙탕 싸움이 계속됐다. 양 팀 모두 야투율이 40% 초반에 머물렀다. 물론 러시아는 주축 선수들이 다수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상태였던 점, 나이지리아는 NBA 리거들과 다른 선수들의 공격 호흡이 썩 매끄럽지 못했던 점이 크게 작용했다. 하지만 우리 입장에서 이날 러시아와 나이지리아가 보여준 수비력은 눈으로 보기에도 부담스러웠다.

과연 다음 경기에서 한국은 라건아, 이정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전체적인 공격력을 더 끌어올릴 수 있을까? 한국은 하루 휴식을 가진 뒤 2일 저녁 9시 30분에 러시아를 상대로 월드컵 두 번째 경기를 치른다.

 

사진 제공 = 대한민국농구협회

저작권자 © ROOKI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