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이동환 기자] 주전 라인업의 경기력은 나쁘지 않았다. 반면 벤치 자원들의 플레이는 아쉬웠다. 식스맨들이 달라져야 한다.

대한민국 농구대표팀은 31일 우한 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2019 FIBA 농구월드컵 B조 예선 아르헨티나와의 경기에서 69-95로 패했다.

1쿼터 후반까지 아르헨티나와 대등한 싸움을 펼치다가 이후 급격히 무너졌다. 아르헨티나에 3점 세례를 얻어맞았고 공격에서는 실책과 허무한 슛 실패가 반복됐다. 라건아(31점 15리바운드), 이정현(15점 3리바운드 7어시스트)이 분투했지만 아르헨티나는 너무 높은 벽이었다.

주전과 벤치의 경기력 차이가 매우 컸던 경기였다. 김선형-이정현-최준용-이승현-라건아로 구성된 베스트 5는 경기 초반 매우 안정적인 공수 경기력을 보여주며 아르헨티나를 당황케 했다. 이정현은 KBL에서 보여주던 특유의 다재다능함을 보여줬으며, 이승현은 터프한 몸싸움으로 아르헨티나 빅맨들의 페인트존 진입을 방해했다. 최준용과 라건아는 수비 리바운드를 확실히 사수하면서 아르헨티나에 세컨드 기회 득점을 내줄 여지 자체를 거의 주지 않았다.

하지만 1쿼터 후반 벤치 자원들이 코트에 들어오면서 경기 내용이 갑자기 달라졌다. 이전까지 끈끈한 농구로 아르헨티나를 괴롭히던 한국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다. 황당한 실책이 쏟아졌고, 아르헨티나는 강호답게 이를 득점으로 연결하며 순식간에 점수 차를 벌렸다. 1쿼터 3분여를 남기고 11-11 동점을 만들었던 한국은 벤치 자원들이 주로 코트를 누빈 이후 3분 동안 아르헨티나에 11점을 잇따라 내주며 결국 11-22로 뒤진 채 2쿼터를 맞이해야 했다.

한국은 2쿼터 시작과 함께 주전들을 다시 코트에 세우며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사실 벤치에서 나온 선수들이 짧은 시간 동안 보여준 경기력이 너무 실망스러워 별다른 방도가 없었다. 벤치 자원들이 더 오래 코트에 있다가는 그대로 점수 차가 더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주전들이 투입되자 경기력이 곧바로 괜찮아졌다. 그러나 강호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한 번 벌어진 점수 차를 좁히기는 쉽지 않았다. 2쿼터 중반 22-28까지 추격했으나 이정현의 U 파울이 나오면서 분위기가 급격히 식었고 이후 아르헨티나에 3점을 잇따라 얻어맞으면서 점수 차가 순식간에 14점 차까지 벌어졌다.

전반을 28-43으로 뒤진 채 마친 한국은 후반에도 별다른 반격의 계기를 만들지 못했다. 이정현과 라건아가 분전을 이어갔지만 한계가 명확했다. 다시 투입된 벤치 자원들은 여전히 불안한 플레이를 반복했다. 결국 한국은 26점 차 대패로 월드컵 첫 경기를 마무리했다.

전반에 벤치 득점이 0점이었던 한국은 이날 결국 벤치 득점 싸움에서 13-41로 완패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그리고 이 격차는 전체 점수 차에도 거의 그대로 반영됐다.

벤치 경기력이 개선되지 못하면 승리는 물론이고 선전도 기대할 수도 없다는 것이 확연히 드러난 경기였다. 이대성. 허훈, 김종규, 정효근 등 식스맨들이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한국은 2일 밤 러시아를 상대로 조별예선 두 번째 경기를 치른다.

사진 = FIB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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