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속초, 원석연 기자] 루키 신이슬이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용인 삼성생명 블루밍스는 26일 속초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9 KB국민은행 박신자컵 서머리그 부산 BNK 썸과 조별 예선에서 53-69로 졌다. 

출전 선수 명단에 부상으로 낙마한 선수가 많아 고군분투하고 있는 삼성생명이지만, 눈에 띄는 기록이 있다. 

삼성생명의 루키 신이슬은 이번 대회 3일 차 현재, 총 91분 44초를 소화하며 대회에 참가한 90명 선수 중 출전시간 부문 8위에 올라있다. 루키 중에서는 부산 BNK 이소희(97분)에 이어 2위. ‘유망주의 산실’이라 불리는 이곳 박신자컵에서 무럭무럭 경험치를 먹고 있는 중이다.

갑자기 늘어난 출전시간에도 신이슬은 힘든 기색이 없다. 신이슬은 “체력적으로 힘든 것은 전혀 없다. 기회를 받는 것에 감사할 따름”이라면서도 “다만 이번 대회 너무 많은 찬스를 놓치고 있다. 내가 좀만 더 잘했으면 쉽게 갈 수 있었는데, 내가 쉬운 찬스를 놓치면서 분위기가 좋지 못하다. 마음이 무겁다”며 자책했다.

신이슬은 이날 BNK와 경기 36분을 뛰며 12점 11리바운드 2어시스트 3스틸을 올렸다. 언뜻 보면 괜찮아 보이는 기록이지만, 야투율은 31%(4/13)로 좋지 못했다. 그러나 한숨을 푹 쉬는 신이슬과 달리 삼성생명 코치진은 다급하지 않다.

임근배 삼성생명 감독은 “리딩으로 주목을 받기도 했지만, (신)이슬이는 공격적으로 재능이 있는 선수다. 3점슛 능력도 있고, 투맨 게임으로 원드리블 점퍼도 곧잘 넣는다. 이번 대회에서는 심리적으로 부담이 돼서 본인이 가진 기량을 제대로 못 펴고 있다. 자신감을 찾으면 공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선수”라고 전했다.

신이슬의 롤모델 이미선 코치도 마찬가지. 신이슬이 데뷔 초 자신의 롤모델로 꼽은 이 코치는 “이슬이가 최근 U-19 대회에 다녀오고 다시 팀에 적응하는 기간이다. 감독님 말씀대로 공격적인 재능도 좋지만, 가드로서 템포를 조절하는 능력과 수비 센스도 충만하다. 크게 성장할 수 있는 선수”라며 엄지를 세웠다.

 

유난히 외향적인 선수들이 많은 2019 드래프티들과 달리 신이슬은 차분한 성격이다. 코트에서 실수를 할 때면, 표정에 미안함이 가득 찬다. 그때마다 신이슬에게 가장 큰 도움을 주는 선수는 베테랑 김보미라고.

“실수를 할 때마다 언니들이 와서 좋은 말을 해준다. 특히 (김)보미 언니가 코트 안팎에서 자신감을 북돋아 주시는 말을 많이 해주는 편이다. 오늘처럼 쉬운 찬스를 놓칠 때면 ‘괜찮으니까 더 적극적으로 하라’고 등을 두들겨 주는데, 더 열심히 뛰게 된다.” 신이슬이 말했다. 

그렇다고 경기 중 실수를 코트 바깥까지 안고 가지는 않는다. 보기와 달리 자신만의 신념이 확고하다. 신이슬은 “실수가 많은 것은 반성해야 하지만, 그래도 내 플레이를 해야 한다. 남은 경기도 하던 대로 하겠다. 경기를 마치고 나올 때 후회가 남지 않도록, 하고 싶다”며 남은 경기 각오를 밝혔다. 

사진 = 이현수 기자 stephen_hs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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