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상주, 박상혁 기자] "다른 여러 고마운 분들이 많지만 무엇보다 나를 믿어주고 내조를 해준 아내에게 모든 공을 돌리고 싶다."

고려대학교는 22일 경북 상주시 실내체육관 신관에서 열린 '상주시와 함께 하는 제35회 MBC배 전국대학농구 상주대회' 중앙대학교와의 남대 1부 결승전에서 75-66으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고려대는 3년 연속 MBC배 대회 우승을 차지하는 기쁨을 누리게 됐다.

주희정 감독대행으로서는 고려대 부임 이후 처음 거둔 전국대회 우승. 지도자 데뷔 이후 처음으로 얻은 우승인데다 지도자상까지 받았으니 그 느낌이 남다른 것도 이상하지 않다. 

잠시 한숨을 내쉰 그는 "감개무량하다. 사실 오늘 초반에 쉽게 갈 거라 예상했는데 막판 4쿼터에는 좀 힘들다고 생각했다. 선수들한테 그냥 용기를 좀더 주고 싶어서 '져도 되니까 너희 하고 싶은 대로 해봐라'라고 지시했다. 그래서 연장까지 갔지만 큰 산을 하나 넘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주장 박정현부터 여준형까지 모든 선수들이 잘해왔다. 또 학교에서도 많은 지원을 해주셨고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선배님들게도 감사하다. 다음은 정선규 코치와 김태형 전력분석, 트레이너, 그리고 이외 스태프들에게 정말 고맙다. 내가 부족한 부분이 많은데 정 코치가 뒤에서 컨트롤을 잘 해줘서 지도하는데 공부가 많이 되는 것 같다"라며 주변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날 연장전까지 치른 중앙대와의 경기에 대해서는 "리그 때나 이번 대회 예선에 보면 우리가 장신 선수들이 많아서 올 스위치 작전으로 나섰다. 중앙대도 다른 팀과 할때는 외곽슛을 자신있게 쏘는데 우리랑 할 때는 그렇지 않더라. 이 점을 잘 파고 들어서 중앙대의 경기 초반 3점슛 성공률이 10% 초반대였는데 이런 초반 공략이 잘됐고 마지막까지 (선수들이) 놓치지 않고 한 것에 감사하다"고 했다.

선수 시절에도 마르고 탄탄한 체형을 자랑하던 그지만 지도자가 되고 나서는 유독 더 깡마른 얼굴과 체형을 갖게 된 그다. 갈수록 살이 빠지고 힘들어 보인다는 질문에 "선수 때보다 지도자를 하는 게 굉장히 힘들다고 느끼고 있다. 지도자는 머리도 써야 하고 말도 해야 하고 이래저래 신경쓸 게 많다. 선수 때는 몸으로 뭔가를 보여주기만 하면 됐는데. 그런 점이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고려대는 이날 곧바로 서울로 이동해 간단한 선수단 회식을 한 뒤 내일 하루 쉴 예정이다. 그리고 예정된 프로팀과의 연습 경기를 비롯해 얼마 남지 않은 연세대와의 정기전을 대비한다. MBC배 우승의 기쁨을 마냥 누릴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그는 마지막으로 이 말만은 꼭 하고 싶다고 했다. 

"우리 아내가 그동안 고생을 정말 많이 했다. 내가 지도자가 되고 나서 1월부터 거의 집에도 못 가고 있는데. 연세대 전에 박살도 나고 여러 힘든 일이 있었는데 그때마다 아내가 힘이 돼 줬다. 남편 잘 되라고 기도도 많이 해주고 여러 면에서 세심하게 내조를 해줬다. 언제나 고마움을 느끼고 있고 오늘의 우승에 대한 모든 공을 아내한테 돌리고 싶다." 

지도자가 되서도 아내를 생각하는 달달한 스윗 가이의 멘트는 여전했다. 

사진 = 대학농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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