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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깎이 이적생 최희진, 커리어하이를 겨냥하다 ②

[루키=원석연 기자] ①편에 이어..

KB스타즈

디펜딩 챔피언의 다음 시즌 목표는 2등이나 3등이 될 수 없다. 우승을 해야 본전이다. 때문에 비시즌 취재를 다니다 보면, 매년 모든 1위팀 선수들과 코치진이 상투적으로 하는 말이 있다. ‘도전하는 입장보다 지키는 입장이 더 부담스럽다’고. 기존 선수단도 이토록 부담스럽고 어렵다는데, 하물며 새로 합류한 선수의 부담감은 오죽할까. 만약 조금이라도 성적이 떨어진다면, 비난의 화살은 바뀐 얼굴에게 쏠리기 마련이다. 

“신한은행에 있을 때 우승을 많이 겪어봤어요. 우승팀에서 뛰는 것이나 그런 분위기가 낯선 것은 아닌데, 아무래도 우승팀에 새로 합류하는 것은 느낌이 다르죠. 게다가 당시 신한은행처럼 계속해서 우승을 해왔던 것도 아니고 KB는 지난 시즌 V1이었잖아요?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죠. 그저 원래 있었던 선수처럼 튀지 않게 팀에 잘 녹아드는 것이 첫 번째 목표에요.”

앞서 이야기했듯, 지난 시즌 최희진은 KB의 우승 순간을 코트 반대편에서 지켜봤다. 그가 밖에서 본 KB는 어떤 팀이었을까.

“훈련도 다르고, 문화도 다르죠. 그런데 무엇보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원정 때마다 보이는 청주 팬들의 노란 물결이었어요. 삼성생명을 응원해주시는 용인 팬들의 열기도 대단하지만, 노란 응원봉을 들고 노래를 부르는 청주 팬들은 원정 선수들도 힐끔힐끔 관중석을 보게 만들죠. 이적하기 전에 KB 선수들이 ‘언니, KB에서 뛰면 팀에 자부심이 생겨서 지나가다가 노란색만 보면 다 사고 싶어져요’라고 얘기해 줬었는데, 어렴풋이 알 것도 같아요.”

 

코트 안 플레이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지난 시즌 우승을 거머쥔 리그 최고의 선수들과 함께 뛰는 것은 선수로서, 그리고 특히 슈터로서 행운이라고 말한다. 

“지수처럼 좋은 센터와 함께 뛰는 것은 슈터에게 큰 행운이죠. 게다가 KB는 예전부터 (변)연하 언니, (강)아정이, (김)가은이 등 좋은 슈터를 많이 배출한 팀이잖아요? 주위에서도 정말 잘 됐다며 가서 한 번 잘해보라고 해주시더라고요. 특히 임근배 감독님께서는 ‘KB에서는 수비에서도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테니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마지막까지 격려해주셨어요.”

수비. 

최희진에게 수비는 커리어 내내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며 그를 괴롭힌 단어다. 180cm의 장신 슈터지만, 좋은 체격 조건에 비해 수비력이 항상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실 180cm 신장은 그에게 양날의 검이었다. 어려서부터 키가 컸던 탓에 주로 센터로 뛰었는데, 프로에 와서는 3번 역할을 수행해야 했다. 수비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때문에 KB로 이적은 그에게 더없이 좋은 기회다. 염윤아와 박지수를 중심으로 한 KB의 스위치 디펜스는 최희진의 2% 부족한 대인 수비 능력을 충분히 메워줄 수 있다는 평가.

그러나 최희진은 단호하다. “이적하고 보니 윤아와 함께 팀 최고참이더라고요. 저보다 어린 선수들에게 폐를 끼치기는 싫어요. 이대로 수비 못하는 반쪽짜리 선수로 은퇴하기도 싫고요. 슛만큼 수비도 열심히 해야죠.”

 

늦깎이 이적생 최희진의 올시즌 목표는 간단하다. 데뷔 후 최고의 성적, 커리어하이를 기록하는 것이다. 

“지난 시즌, 경기에서 얼마 나서지 못하면서 크게 깨달은 사실이 있어요. 바로 선수는 코트 위에 있을 때 가장 행복하다는 것. 올 시즌은 정말 행복해지고 싶어요. 시간이 짧든 길든 매 경기 출전해서 정규리그 35경기 모두 팀에 보탬이 되고 싶어요. 사실 그동안 시상식에 많이 참여했었는데, 매번 밥만 먹고 오는 들러리였거든요. 좋은 시즌 보내서 시상대에 서보고도 싶고요. 이 나이에 너무 주책이죠?(웃음)”

한 마디 더 덧붙인다. 

“시집 보내놓고도 부모님에게 저는 아직 애인가 봐요. 매일 두세 번씩 통화하는데 장하다고, 잘하고 있다고 격려해주세요. 그런데 매번 비시즌 때는 통화 시간도 길고 내용도 밝은데, 시즌만 되면 점점 통화가 짧아져요. 제가 못했거든요. 또 매 경기 경기장에 찾아오셔서 응원해 주시는데, 지난 시즌에는 제가 벤치에서 못 나올 때가 많아 면목이 없어 인사도 못 하고 보내드릴 때가 많았어요. 올 시즌에는 흐뭇한 발걸음으로 돌려보내 드리고 싶어요. 할 수 있겠죠?” 

해당 기사는 <루키 더 바스켓> 2019년 7월호에 게재된 기사를 추가/각색했습니다.

사진 = 박진호 기자, 이현수 기자

원석연 기자  hiro3937@rooki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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