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원석연 기자] WKBL을 대표하는 전문가 네 명이 모였다.

WKBL은 지난 6월 25일 2019~2020 WKBL 외국인 선수 선발회를 치렀다. 최초 96명 신청에서 선발회 30분 전 17명의 선수가 참가를 취소하며, 총 79명의 외국인 선수가 참가한 이번 선발회. 6개 구단 감독들은 열악한 풀 속에서도 최선의 선택을 위해 밤낮으로 머리를 싸맸다. 

본지 박진호 편집장과 점프볼 손대범 편집장, 그리고 본지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인 김은혜 KBSN 해설위원, 정진경 KUSF 대학농구 해설위원이 바라본 이번 2019~2020 외국인 선수 선발회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5개의 질문으로 앙케이트를 실시했다.

WKBL 2019 외국인 선수 지명 
1순위 BNK 썸 : 다미리스 단타스, 브라질, 192cm-80kg
2순위 하나은행 : 마이샤 하인스-알렌, 미국, 188cm-90kg
3순위 신한은행 : 알라나 스미스, 호주, 193cm-80kg
4순위 우리은행 : 르샨다 그레이, 미국, 188cm-87kg
5순위 삼성생명 : 리네타 카이저, 미국, 193cm-96kg
6순위 KB : 카일라 쏜튼, 미국, 185cm-71kg

1. 이번 외국인 선수 선발회에서 가장 선발을 잘했다고 생각되는 팀과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김은혜 위원 : BNK의 다미리스 단타스다. 이번 WNBA시즌, 미네소타로 이적하면서 평균 29분 정도 소화를 하고 있는 단타스는 팀의 주축으로 자리 잡으며 많은 경기를 뛰고 있다. WKBL에서도 두 시즌을 뛰며 좋은 모습을 보였다. 지난 시즌 OK저축은행에서 팀을 이끌어주며 선수들과 손발을 맞춘 경험이 있기에 2년 연속 같은 팀에서 뛰는 장점도 있을 것이다.

KB의 카일라 쏜튼도 좋은 선택이다. WKBL에서의 경험을 더하며 성장한 쏜튼은 몸 상태도 잘 유지하면서 WNBA 댈러스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평균 30분 이상 소화하며 주전으로 자리 잡았고, 기량도 더 성장했다. 무엇보다 WKBL에서 3시즌을 뛰며 우승도 경험했고, 그 우승을 차지한 KB에서 함께 손발을 맞춘 것은 상당한 강점으로 나타날 것 같다.

정진경 위원 : 1순위로 BNK가 지명한 다미리스 단타스가 가장 눈에 띈다. 선발회에 지원한 외국인 선수 중, 현재 미국에서 가장 안정적인 활약을 하고 있고, WKBL에서의 경험, BNK 선수들과 손발을 맞춰 본 경험 등을 모두 고려할 때 가장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신장, 스피드, 기량이 모두 좋다.

박진호 편집장 : 단타스다. 단타스는 WKBL 외국인 선수 지원이 마감됐을 때부터 이미 사실상의 1순위였다. 지난 두 시즌 동안 WKBL에서 자신의 능력을 검증했고, WNBA에서도 커리어 하이 시즌을 만들고 있다. 시즌 중에 열릴 올림픽 예선에 국가대표로 다녀와야 해서 장거리 이동이 있다는 변수를 제외하면, 단타스 이상의 선수는 없었다고 생각한다.

손대범 편집장 : 쏜튼은 이미 검증된 스타일의 선수다. KB스타즈 입장에서는 서로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스코어러를 잘 영입했다고 본다. 박지수 역시 더 노련해질 일만 남은 선수다. 여러 매치업 상황에서 상대를 곤란하게 만들 것으로 본다.

BNK 입장에서는 단타스도 좋은 선택이었다. 코칭스태프는 바뀌었지만, 단타스와 선수들이 서로를 잘 알고 잘 맞았다. 새로운 팀, 새로운 코칭스태프인 만큼 적응과 같이 ‘처음’이라 소요되는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2. 이번 외국인 선수 선발회에서 가장 의외의 선택은 어디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정진경 위원 : 삼성생명의 리네타 카이저다. WKBL에서 뛰었던 시기에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던 선수다. 현재 몸 상태와 기량에 대한 검증도 필요하다.

김은혜 위원 : 삼성생명이 선발한 리네타 카이저는 기량 자체가 나쁜 선수는 아니다. 그렇지만 한국에서 불성실하게 임하며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고, WNBA 시즌을 앞두고 트레이닝 캠프에서 선발이 되지 않았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몸 상태를 비롯해 여러 부분에서 물음표가 붙을 수밖에 없다

손대범 기자 : 카이저. 떠날 때 워낙 이미지가 안 좋았고, 최근에는 경기를 뛰지 않았기에 뽑힐 줄 몰랐다. 알라나 스미스 역시 의외다. WKBL 스타일에 맞는 스타일인지 잘 모르겠다.

박진호 기자 : 하나은행의 마이샤 하인스-알렌이다. 하인스 알렌은 국내에는 188cm로 지원했지만 WNBA와 워싱턴에는 6피트 1인치(185cm)로 등록되어 있다. 자신보다 힘이 좋은 장신과의 일대일에서 경쟁력을 보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 어느 팀보다 장신 빅맨이 필요한 하나은행의 선택이기에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하인스-알렌은 스피드가 뛰어난 편은 아니기 때문에 빠른 스몰볼에 적합하다고 보기는 힘들다. 특히 고려할 점은 그의 소속팀인 워싱턴은 현재 WNBA에서 선수들 간의 조화가 가장 잘 맞는 팀이라는 것이다. 리그를 압도할 만큼 잘 갖춰진 조직력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충실하게 해내며 백업으로서 활약할 수 있는 워싱턴과 조직력도 키워나가야 하고, 각 포지션의 매치업에서도 상대보다 우세한 부분이 많지 않은 하나은행은 사정이 완전히 다르다. WNBA에서는 팀 우승의 한 축을 담당했지만 WKBL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KDB생명의 쥬얼 로이드처럼, 워싱턴의 하인스 알렌과 하나은행의 하인스 알렌은 전혀 다른 모습일 수도 있다는 점은 상당한 불안요소가 될 수도 있다.

3. 이번 외국인 선수 선발회에서 뽑힌 선수 중 가장 기대가 되는 선수는 누구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손대범 편집장 : 신한은행의 알라나 스미스. 호주국가대표일 때 잠깐 본 적이 있었는데 스미스 스타일의 플레이가 과연 빅맨이 없는 신한은행에서 얼마나 지배력을 발휘할지 궁금하다. 영리하며, 좋은 슛도 지니고 있다. 온 볼 플레이어인 김단비와 얼마나 좋은 조화를 이룰 지도 궁금하다. 그 외 또 다른 이유는 한국에 오게 되면 팬들도 자연스럽게 알게 될 것 같다.

마이샤 하인스 알렌은 터프하다는 느낌을 줬던 선수다. 키가 큰 편은 아닌데도 리바운드 가담도 좋고 전투적이었다. 볼 없이 하는 플레이도 잘 했다. 그 강점을 WKBL에서 잘 발휘한다면 KEB하나은행의 농구도 더 재미있어 질 것이다. 

르샨다 그레이는 투박하다. 그런데 위성우 감독과 전주원 코치를 만나면 어떻게 바뀔 지도 궁금하다.

정진경 위원 : 우리은행의 르샨다 그레이. 우리은행 선수들과의 호흡이 어떨지 기대가 된다. 공격력이 있는 선수들과도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2대2 해결능력이 좋은 국내 선수들이 있기에 쉽게 받아먹는 득점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김은혜 위원 : 우리은행이 지명한 르샨다 그레이가 기대된다. 1대1 개인 기량이 출중하지는 않지만 속공 참여 득점, 오펜스 리바운드에 이은 득점이 좋은 선수다. 궂은일도 잘 하는 선수이기 때문에 우리은행 색깔과 잘 어울릴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 시절 김단비와의 2대2가 있었다면, 우리은행에서는 박혜진과의 2대2 플레이를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박진호 편집장 : 삼성생명의 리네타 카이저가 기대된다. 기량보다는 스토리 때문에 관심이 간다. 카이저는 과거 KB시절 불성실과 태업으로 문제를 야기했고, 시즌 도중 돌아가는 과정에서도 잡음을 일으켰다. 삼성생명은 과거의 오해를 풀었다고 했지만, 카이저와 함께 뛰었던 당시 KB 선수들은 여전히 그에 대해 좋은 기억이 없다. 여전히 이름을 언급하고 싶지 않은 선수다. 오해를 풀었다는 부분을 다시 생각해보면 카이저가 KB와 KB팬들이 자신을 싫어하는 이유를 모른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카이저로 인해 두 팀 간의 대결에 더 불꽃이 튈 수도 있을 것 같아, 기대가 된다.

4. 외국인 선수 선발은 결국 KB의 박지수가 기준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KB를 제외한 나머지 5개팀이 선발한 선수들 중 박지수와 1대1에서 확실히 기량이 앞서는 선수는 누구라고 보시나요?

정진경 위원 : 다미리스 단타스다. 현재 박지수가 1:1로 힘들어 할 외국인 선수는 없다고 보이지만, 신장과 스피드, 기량으로 봤을 때 단타스가 대결이 될 것이라고 보여진다.

박진호 편집장 : 현재로서는 단타스 외에 박지수와 일대일로 승부를 볼 수 있는 선수는 확실하게 보이지 않는 것 같다. 르샨다 그레이가 2년 전보다 기량이 나아졌지만 높이와 체중에서 박지수보다 열세에 있다. 라스베이거스와 뉴욕의 맞대결 때도 박지수와 일대일에서 그다지 위력을 보이지는 못했다. 마이샤 하인스-알렌은 박지수와 확실한 높이의 차이가 있고, 알라나 스미스도 힘과 높이 보다는 다른 방법으로 박지수를 공략해야 할 것 같다. 체격 조건에서 가장 경쟁력이 있는 리네타 카이저는 이번 시즌 WNBA 애틀랜타의 트레이닝 캠프에서 떨어졌다는 점, 그리고 그 애틀랜타의 팀 성적과 빅맨 라인업까지 감안해보면 확신이 들지 않는 게 사실이다. 앞으로 정말 열심히 몸을 만들어야 할 것 같다.

김은혜 위원 : 1대1을 기준으로 한다면 단타스 정도. 하지만 충분한 기량에도 불구하고 지난 시즌 OK저축은행과 KB스타즈 매치업에서는 단타스가 박지수 앞에서 고전하는 모습이 많았다. 아무래도 쏜튼의 도움수비도 무시할 수 없었다고 본다. 카이져가 제 컨디션이라면 체격이나 기술에서 박지수와 경쟁력이 있다고 볼 수 있지만, 현재의 몸 상태를 전혀 알 수 없다는 점이 아쉽다.

손대범 편집장 : WNBA 스타일에서라면 모를까. WKBL에서는 확실히 앞서는 모습을 보일 선수는 없을 것이라 본다. 이 문장을 심판이나 그런 걸로 엮어서 난독하는 일이 없길 바란다. 어차피 센터 대 센터로 1대1을 하는 시간은 많지 않을 것이다. 두 선수의 매치업을 기반으로 WKBL 팀 수비까지 곁들였을 때, 박지수가 얼마나 수비 부담을 느끼느냐가 핵심일 것 같은데, 다미리스 단타스 정도가 가장 까다롭지 않을까 싶다. 인사이드, 외곽 모두 능한 선수이니 말이다. 그렇지만 그런 단타스도 팀간 전력차로 인해 정작 KB스타즈에 공포감을 줄 정도의 활약을 보인 적은 없었다.

5. 이번 외국인 선수 선발회를 전체적으로 평가한다면?

김은혜 위원 : 외국인 선수, 특히 센터들의 비중이 클 수 밖에 없는 우리나라 리그에서 좋은 선수들의 선발 폭이 좁아졌다는 부분은 아쉽다. WNBA에서 주전급이 아니더라도 식스맨으로 경기를 어느 정도 소화하는 선수들을 선발할 수 있는 구조가 되었으면 한다.

손대범 편집장 : 알라나 스미스를 제외하면 신선하지 않다. 갈수록 풀도 좁아지고 있어 기대감도 떨어지는 면이 있다. 외국선수 제도에 대한 전체적인 개혁이 필요하다.

박진호 편집장 : 선발 제도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걸 역설적으로 보여준 것 같다. 매 시즌 지원 선수의 평균 기량이나 빅 네임 플레이어도 줄어들고 있고, 그나마 기대할 수 있는 선수들의 지원 철회는 끊이지 않는다. 이대로면 내년에는 더 선수들의 수준이 떨어질 것 같다는 우려도 있다.

정진경 위원 : 선발 가능한 선수들이 대거 지원을 철회하면서 예상 외의 인물들이 선발 됐다. 그들이 각 소속팀과 호흡을 맞춰 가는 모습이 궁금해지기는 하나, 오히려 시즌 초반에 순위가 빠르게 결정될 수 있을 것 같고, 또 이 선수들이 문제가 생겼을 때 대체할 만한 선수가 마땅하지 않다는 것도 문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 = NBA 미디어 센트럴 제공, 이현수 기자 stephen_hs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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