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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고 연봉? 국가대표 센터?’ 김종규에 찾아온 농구인생 제2막

[루키=이동환 기자] 역대 최고 연봉. 그리고 국가대표 센터로 맞이하는 생애 두 번째 월드컵. 올여름 김종규가 경험하고 있는 스토리라인은 꽤나 다채롭다. 원주에서 의미 있는 새 출발을 꿈꾸고 있지만 당장은 국가대표 선수로 월드컵 출전을 앞둔 입장이기도 하다. 한국 농구 역사상 그 누구보다도 시끄럽고 바쁜 오프시즌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김종규가 느끼고 있는 것은 걱정과 부담감이 아닌 희망과 자신감이다. 이 남자, 직접 이야기를 나눠보니 ‘위풍당당’이라는 말이 절로 떠올랐다. 김종규가 농구인생 제2막을 앞두고 있다.

*본 기사는 루키더바스켓 7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남모를 마음고생, ‘35점 18리바운드’ 발언의 진짜 의미

역사를 새로 쓰는 주인공이 된다는 건 영광스러운 동시에 부담스러운 일이다. 대중들에 의해 끊임없이 회자되고 기록에도 남는다. 김종규. 지난봄 이 세 글자 이름이 역사의 중심에 섰다. 12억 7천 9백만원. 프로농구 역사상 최초로 10억대 연봉을 돌파한 김종규는 6년간의 창원 생활을 뒤로 하고 원주에 새 둥지를 틀었다.

이보다 시끄러울 수 없었다. 5월 중순 12억 제안을 거절하고 FA 시장에 나왔지만 곧바로 소속팀 LG가 사전접촉 의혹을 공식적으로 제기했다. 재정위원회가 열렸고 김종규는 미디어와 농구 팬들 앞에서 직접 자신의 무고함을 소명해야 했다. 관련 기사의 포털 조회 수는 30만회가 넘었다. 단언컨대 오프시즌에 이만큼 대중의 관심을 많이 받은 프로농구 선수는 없었다.

KBL은 김종규의 손을 들어줬다.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이유였다. 누명은 벗었지만 김종규의 마음에는 상처와 불안감이 남았다. 12억이라는 거액을 다른 팀에서 선뜻 안겨줄지도 미지수였다. 5월 20일 영입의향서 제출 결과가 발표될 때까지 김종규는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상황을 주시했다. 폭풍과도 같았던 일주일여의 시간. 결국 김종규는 원주 DB의 유니폼을 입게 됐다. DB가 김종규에게 안긴 연봉은 12억 7천 9백만원. 프로농구 역대 최고 연봉이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이적이 확정된 후 김종규는 큰 안도감을 느꼈다. 모든 것이 결정되자 김종규는 비로소 환하게 웃으며 DB가 내민 계약서에 사인할 수 있었다. 유례가 없었던 고액 연봉이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렸다. 그러나 김종규는 개의치 않았다. 한 달 후인 지난 6월 19일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만난 김종규는 당시를 “많은 경험을 했던 시기”라고 회상했다.

“이적이 확정되고 난 뒤에는 마음 편하게 잘 지냈던 것 같아요. 솔직히 한 달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를 정도로 금방 지나갔어요”

“오프시즌이 시작되기 전에는 제가 그 정도로 많은 주목을 받게 될 줄은 당연히 몰랐어요. 큰일들이 워낙 많이 벌어지다 보니 그게 부각되면서 더 화제가 됐던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힘들기도 하고 많은 경험을 했던 시기였죠”

5월 20일 DB행이 확정된 김종규는 나흘 뒤인 24일에 KBL 센터에서 DB가 내민 계약서에 공식 사인했다. 지난 시즌부터 바꾼 등번호 19번이 새겨진 DB의 초록 유니폼도 처음으로 입어볼 수 있었다.

그날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하던 도중 12억 7천 9백만원의 가치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김종규는 자신의 대답이 도마 위에 오를 것을 알고 있음에도 오히려 유쾌하고 당당하게 코멘트를 남겼다.

“정말 그 연봉에 맞는 활약을 펼치려면 시즌 평균 35점 18리바운드 5블록슛은 해야 하지 않을까요? 사실 어떤 모습을 보여줘도 비싼 연봉입니다. 부담이 안 된다면 거짓말이에요. 하지만 높은 연봉을 자신감이나 자부심으로 바꿔서 생각한다면 괜찮을 것 같습니다”

김종규는 당시의 ‘35점 18리바운드’ 코멘트에 대해 “당연히 저에겐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며 던진 농담이었다. 연봉에 대한 이야기를 재밌게 유쾌하게 풀고 싶었다”며 항변(?)했다.

“35점 18리바운드 이야기는 당연히 힘들다고 생각하며 한 농담이었어요. 12억 7천 9백만원의 가치를 해내려면 어느 정도 활약해야 한다고 생각하냐고 질문을 받았고, 그 액수라면 그 정도 활약은 해야 하지 않겠냐는 의미로 유쾌하게 한 대답이었죠. 12억 7천 9백만원은 어떻게 봐도 제게 너무 과분하고 큰 금액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이적하는 날이라 기분도 정말 좋았고 그래서 그런 말을 했던 게 아닌가 싶어요. 팬 분들이 그 코멘트를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시지는 말아주셨으면 해요. 제 코멘트를 좋아해주셨던 분들은 제가 말하고 싶었던 포인트를 잘 캐치해주셨던 것 같고요”

갑자기 궁금해졌다. 연봉이 부담되지 않느냐는 질문은 이미 수없이 받았을 터. 그렇다면 김종규에게 12억 7천 9백만원은 어떤 의미로 다가왔을까.

“돌이켜보면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농구를 해온 것, 그리고 앞으로 제가 더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모두 보시고 DB에서 그 금액을 제안해주신 것 같아요. 사실 외부 요인도 정말 많이 작용했죠. 애초에 12억을 거절하면서 금액이 치솟았으니까요”

“DB가 12억 7천 9백만원을 영입의향서에 썼다는 얘기를 저도 기사로 접했어요. 솔직히 처음에는 부담스럽다는 생각도 했어요. 하지만 이내 연봉 때문에 부담을 느끼고 위축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죠. 저는 최선을 다해 농구를 해왔고 덕분에 이런 큰 연봉을 받게 됐고 그 대우에 보답할 수 있도록 앞으로 더 열심히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많은 분들이 잘 알고 계시지만 저도 분위기를 타고 흥이 오를 때 코트에서 힘을 더 낼 수 있는 선수거든요. 그 연봉을 부담감보다는 자신감으로 바꿔서 생각하고 DB에서 즐겁게 잘하고 싶어요. DB는 여러 가지로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상황과 환경이 되는 팀이기도 하고요. 저도 정말 기대가 돼요”

최고 빅맨의 딜레마 그리고 다시 뭉친 경희대 3인방

김종규라는 이름을 모르는 농구 팬은 아마 없을 것이다. 비단 이번 오프시즌뿐만 아니라 아마추어 시절부터 김종규는 큰 화제를 모은 선수였다. 207cm에 기동성과 탄력을 겸비한 김종규는 한국 농구의 미래를 책임질 대형 유망주로 각광받았다.

하지만 동시에 비판도 많이 마주해야 했다. 기대치가 높은 만큼 그의 성장세를 아쉽게 바라보는 이들이 많았다. 프로농구 역사상 최고의 빅맨으로 꼽히는 서장훈, 김주성이 비교대상이었기에 더 그럴 수밖에 없었다. 팬들은 그가 코트에서 득점과 높이를 모두 책임지는 모습을 원했다. 하지만 여건상 그럴 수 없는 부분이 많았다.

“사실 팬들의 기대치와 팀의 요구사항을 모두 맞추려고 애쓰는 상황에서 겪는 딜레마가 있어요. 그걸 처음 느꼈을 때가 대학교 때였죠. 고등학교 때만 해도 그런 부분은 없었어요. 제가 공격과 수비를 모두 해야 하는 원맨 팀이었거든요. 공격은 제가 다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체력이 약해서 후반에 늘 지치곤 했죠. 한 경기에 30점을 넣으면 전반에 20점, 25점 놓고 후반엔 힘들어서 10점, 5점만 넣고 그랬던 기억이 나요”

“대학교에 오고 상황이 많이 달라졌어요. 좋은 선수들을 많이 만났죠.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과는 다르게 제가 모든 걸 다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었어요. 좋은 선수들과 함께 농구를 하다 보니 제 역할에 충실하면서 이기는 법을 터득했죠. 당시에는 경기에 이기니까 너무 좋고 만족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그러면서 농구선수로서 저 개인의 발전은 오히려 정체됐죠. 주변에서도 그런 이야기를 많이 했고 자꾸 그런 얘기를 듣다 보니 자신감도 많이 떨어졌어요”

프로 입성 후 6년 동안 김종규는 팬들과 팀의 요구를 모두 만족시켜야 한다는 딜레마와 꾸준히 싸워야 했다. 김종규가 입단하자마자 LG는 화려한 라인업을 앞세워 챔프전에 진출했다. 그의 옆에는 최고의 포인트가드 김시래가 옆에 있었다. 데뷔 시즌에는 데이본 제퍼슨이라는 괴물 외국선수와 함께 호흡을 맞춰야 했다. 일방적으로 공격 기회를 많이 가져가기 힘들었다. 

2018-2019시즌에도 마찬가지였다. 김종규는 제이슨 메이스, 조쉬 그레이에 공을 양보하며 더 좋은 시너지를 내기 위해 노력했다. 그랬던 김종규가 마음을 달리 먹은 것은 올해 플레이오프부터였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지난 시즌에도 정규시즌 기간에는 공격에서 크게 달라진 모습을 보여드리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플레이오프에서는 다르게 마음을 먹었죠. 딜레마를 계속 겪어왔고 어차피 이렇게 된 거 이번 플레이오프만큼은 욕을 먹더라도 마음껏 공격을 해보자고 마음먹었어요. 그게 결과가 안 좋았다면 질타를 많이 받았을 거예요. 하지만 다행히도 경기가 잘 풀렸고 팀도 6강 플레이오프에서 이기면서 좋은 퍼포먼스와 기록을 보여드릴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많은 것을 느낀 플레이오프였어요”

김종규가 합류한 DB는 이미 새 시즌 우승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FA 시장에서 최대어 김종규를 잡은 DB는 이후 김태술, 김민구를 사인 앤 트레이드로 영입했다. 시즌 중반에는 상무에서 MVP 출신 가드 두경민이 돌아올 예정이다. 허웅, 윤호영은 여전히 팀을 지키고 있다. DB가 다시 강호의 반열에 오를 것이라고 전망하는 이가 적지 않다.

김종규 역시 새 시즌 DB에서 펼칠 농구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정말 많이 기대가 된다. 재밌게 농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사실 우승만 생각하면서 새 동료들과 호흡을 맞추면 많이 부담될 것 같아요. 일단 우리 팀 선수 구성은 정말 좋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기분이 좋고 재밌게 농구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벌써부터 목표가 우승이라고 단정 지어 말할 수는 없어요. 우승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다만 DB에 가서 재밌게 농구하고 싶어요. 개인적인 목표이자 바람이죠. 재밌고 즐겁게 농구하며 매 경기 이기려고 노력하다 보면 팬 분들도 좋아해주시고 승리도 자연스럽게 따라올 거라 생각해요. 그게 또 DB의 색깔에 맞는 것이라는 생각도 들고요. DB는 원래부터 선수들이 주눅 들지 않고 플레이하는 팀이니까요”

 

농구 팬들 사이에서는 ‘경희대 3인방’이 DB에서 다시 뭉친 것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함께 경희대 전성시대를 열었던 김종규, 김민구, 두경민은 2013년 드래프트에서 나란히 1, 2, 3순위로 지명됐다. 시간이 흘러 이제는 한 팀에서 호흡을 맞추게 됐다. 김종규는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며 신기해했다.

“경민이, 민구와 함께 뛰는 게 정말 기대가 돼요. 사실 아직도 믿기지가 않아요. 셋이 같은 유니폼을 입고 운동을 해봐야 진짜 실감이 날 것 같아요. 경민이는 프로에 온 뒤로 정말 많이 발전했고 더 좋은 선수가 됐어요. 무려 MVP를 받았잖아요. 지금은 상무에 있지만 프로에 돌아오면 더욱 성숙된 플레이를 보여줄 거라 믿어요. 민구는 정말 대단한 재능을 가진 친구잖아요. 제가 알기로는 현재 몸 상태가 상당히 좋아요. 여러 가지 일이 있었고 지난 몇 년은 재능을 다 보여주기 힘든 상황이었는데 정말 기대가 돼요. 민구는 지금 제가 봐도 재능, 센스만큼은 최고인 것 같아요. 경민이와 민구의 재능과 실력, 그리고 우리 셋의 호흡이 더해진다고 생각하면 우리 팀은 정말 잘해낼 수 있을 것 같아요. 솔직히 저만 잘하며 될 것 같은 느낌이에요”

베테랑 김태술, 윤호영과의 만남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태술이 형이 예전부터 같이 훈련하고 농구할 때마다 제게 했던 말이 있어요. 자기 눈만 보라고요. 이제 DB에서 태술이 형 눈만 보고 있으면 될 것 같아요(웃음)”

“공격적인 부분에서는 태술이 형의 도움을 정말 많이 받을 것 같아요. 시래 형과는 또 다른 스타일의 정통 포인트가드죠. 태술이 형의 패스 질은 정말 다르다고 매번 느껴요. 호영이 형과의 ‘케미’도 기대가 되고요. 특히 수비적인 부분에서 호영이 형과 저는 서로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호영이 형이 그동안은 DB 팀 상황 상 파워포워드로 뛰었는데 이제는 제가 오고 스몰포워드로 뛸 수 있잖아요. 호영이 형은 제가 상대할 때도 버거울 정도로 높이가 좋은 선수인데 스몰포워드로 뛰면서 그 위력이 더 강해질 것 같아요. 수비 범위도 정말 남다른 형이고요. 태술이 형, 호영이 형과 함께 즐겁게 농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김주성 코치와의 만남도 팬들 사이에서는 화제를 모으고 있다. 프로농구 역사상 최고의 파워포워드로 꼽히는 김주성이다. 지난 2018년 은퇴한 김주성은 미국에서 코치 연수를 마치고 오는 시즌부터 DB의 코치로 합류할 예정이다. 김종규가 DB의 전설인 김주성 코치의 뒤를 잇길 바라는 팬들이 많다.

1991년생인 김종규는 띠동갑인 김주성 코치에 대해 “형으로 부르고 있지만 사실 코치님으로 대하는 게 더 자연스러운 느낌이다”라고 했다.

“김주성 코치님과의 만남은 편하게 생각하려고요. DB에서 당장 김주성 코치님의 뒤를 잇는다는 큰 포부는 가지지 않으려고 해요. 그것보다 먼저 팀에 자연스럽게 융화되고 팬 분들의 기대에 맞는 좋은 성적과 재밌는 농구를 보여드려야죠. 그렇게 한 시즌, 한 시즌을 보내고 시간이 지나면 김주성 코치님이 현역 시절에 보여주시고 쌓으신 것에 자연스럽게 다가가는 상황이 자연스럽게 오지 않을까 싶어요. 지금은 그런 것에 신경 쓰기보다는 동료들과 재밌게 좋은 농구를 하고 싶은 마음이에요”

“얼마 전에 김주성 코치님께 인사를 드리러 갔었어요. 정말 좋은 조언을 많이 해주셨어요. 틀을 정해놓고 농구하지 말고 제가 잘할 수 있고 하고 싶은 농구를 마음껏 해보자고 이야기하셨어요. 조급하게 생각하거나 부담을 가질 필요가 전혀 없고 특히 득점을 많이 해야 한다는 조바심도 낼 필요가 없다고 하셨죠. 팀에 잘 융화되면서 뛰면 제 가치를 다해내는 것이라고 말씀해주셨어요. 듣다 보니 코치님이 현역 시절에 DB에서 해왔던 것들을 저에게 얘기해주신다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팀에 합류하면 코치님께 많이 배워야 할 것 같아요”

 

생애 두 번째 월드컵 “5년 전과는 다르고 싶다”

대표팀에 대한 이야기도 꺼냈다. 남자 농구대표팀은 오는 8월 말 중국에서 열리는 농구월드컵 출전을 앞두고 있다. 지난 6월 3일에 대표팀이 처음 소집됐고, 이후 김종규를 포함한 15명의 선수들이 진천에 머물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김종규에게 이번 월드컵은 선수로서 두 번째 맞이하는 월드컵이다. 김종규는 2014년 스페인에서 열린 월드컵에도 출전한 바 있다. 당시 대표팀은 6개 팀이 한 조가 되어 치러진 조별예선에서 5전 전패를 기록하며 허무하게 탈락했다. 경기 결과뿐만 아니라 내용도 충격적이었다. 대패가 반복됐고 결국 총 득실 마진 –108점으로 대회를 마감했다. 매 경기 평균 20점 차 이상으로 패한 셈이다.

김종규는 “정말 충격을 많이 받은 대회였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2014년 월드컵 때 정말 충격을 많이 받았어요. 저보다 더 큰 선수들이 3점을 손쉽게 던지는 걸 직접 경험했죠. 경기를 하면서 상대 선수들의 능력치가 완전히 다르다는 생각을 했어요. 차원이 다른 무대라는 느낌을 받았고 사실 저뿐만 아니라 당시 대표팀에 있던 모든 선수들이 비슷한 생각을 했어요. 우리 팀 슈터가 슛 한 번 제대로 못 던질 정도였으니까요. 상대들은 하나 같이 수비가 정말 타이트하고 피지컬이 뛰어났어요. 우리가 도저히 상대가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고 대회 내내 충격을 많이 받았죠”

그렇다면 이번 대회를 준비하는 대표팀의 마음가짐은 어떨까. 말로만 듣던 세계의 벽을 실감한 뒤 5년 만에 다시 맞이하는 월드컵. 이번엔 상황이 꽤나 다를지도 모른다.

“결국은 조직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앞세울 것은 결국 조직력과 슈팅력이거든요. 물론 월드컵에 나오는 다른 나라 선수들도 정말 슛이 좋긴 하지만요. 결국 우리는 40분 내내 조직적으로 움직이면서 슛을 터트리고 전방 압박 수비로 승부를 봐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다들 아시다시피 농구가 사실 야구나 축구에 비해 피지컬적인 부분이 더 크게 작용하는 스포츠잖아요. 골대가 높은 곳에 있으니 그만큼 높고 빠르게 올라가는 사람이 유리할 수밖에 없는 스포츠예요. 현실적으로 세계 레벨의 선수들과 맞붙었을 때 쉽게 경기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죠. 하지만 5전 전패를 했던 5년 전과는 달라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때처럼 전패를 하고 한국으로 돌아오고 싶지는 않거든요. 당시의 경험도 있고 영상도 많이 남아 있잖아요. 김상식 감독님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도 정말 열심히 준비해주고 계세요. 저희는 그걸 믿고 따라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인터뷰 말미에 김종규에게 대표팀을 응원하는 농구 팬들과 앞으로 만나게 될 DB 팬들에게 보낼 메시지를 한꺼번에 부탁했다. 그가 농구 팬들과 DB 팬들에게 바란 것은 결국 같았다. 뜨거운 응원과 관심이었다.

“농구 팬 여러분, 우리 대표팀이 농구월드컵 티켓을 따서 8월 말에 중국으로 가게 됐습니다. 선수들이 진천에 모여서 정말 활기차게 의지를 가지고 대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팬 여러분의 성원과 응원이 필요한 시기가 된 것 같아요. 대한미국에서 농구를 사랑하시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응원해주실 만한 대회이고 저희도 그 응원이 보람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오겠습니다” (농구 팬들에게)

“DB 팬 여러분, 이번에 원주 DB로 이적하게 된 김종규입니다. 빨리 합류해서 동료들과 호흡을 맞출 수 있다면 좋을 텐데 국가대표 일정 때문에 늦게 팀에 합류할 것 같아요. 아쉬우실 수 있겠지만 월드컵에서 나라를 대표해서 최선을 다할 것이고 돌아왔을 때 DB에 누가 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사랑 부탁드리겠습니다” (DB 팬들에게)

원주 DB의 선수로, 국가대표의 센터로 농구인생 제2막을 맞이하게 된 김종규. 과연 그에게는 어떤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까. 드래프트 당시 패기 넘치게 던졌던 그 말처럼, 김종규가 KBL과 월드컵을 한 번 뒤집어놓을 수 있을지 지켜보자.

 

사진 = 이현수 기자 stephen_hsl@naver.com

이동환 기자  ldh2305@rooki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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