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이동환 기자] 케빈 듀란트가 카이리 어빙과 함께 호흡을 맞춘다. 러셀 웨스트브룩, 스테픈 커리에 이어 듀란트와 한솥밥을 먹을 세 번째 올스타 포인트가드다.

케빈 듀란트는 지난 1일(이하 한국시간) 브루클린 네츠로 FA 이적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브루클린은 데뷔 후 듀란트가 뛸 세 번째 팀. 2007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의 전신인 시애틀 슈퍼소닉스에 지명된 듀란트는 2016년 여름 FA 자격을 얻고 골든스테이트와 계약했다. 그리고 3년 만에 다시 골든스테이트를 떠나 브루클린에 둥지를 틀게 됐다.

앞선 두 팀에서 듀란트는 올스타 포인트가드와 모두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오클라호마시티에서는 러셀 웨스트브룩, 골든스테이트에서는 스테픈 커리와 뛰었다.

웨스트브룩과 함께 뛸 때는 공존 문제가 늘 이슈였다. 웨스트브룩이 패스를 통해 동료들의 득점을 살리기 보다는 자신의 득점에 치중하는 가드였기 때문. 볼을 만져야 위력이 살아나는 선수였다. 다행히 공존에는 성공했지만 둘의 조합이 우승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2012년 파이널 준우승이 최대 성과였다.

반면 커리와는 이룰 수 있는 것을 모두 이뤘다. 커리는 볼 없는 움직임을 통해 득점을 창출할 수 있는 슈터. 볼을 직접 핸들링하면서 득점을 생산하는 웨스트브룩과는 스타일이 전혀 달랐다. 듀란트가 볼을 가지고 있어도 커리의 공격은 위력을 발휘했다. 커리와 듀란트는 코트에서 별다른 이슈 없이 공존했고 결국 2017년과 2018년에 파이널 우승을 이끄는 데 성공했다.

이번엔 카이리 어빙이다. 일단 듀란트는 아킬레스건 부상의 여파로 2019-2020시즌은 전혀 뛰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듀란트와 어빙이 코트에서 호흡을 맞출 첫 시즌은 2020-2021시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어빙은 웨스트브룩과 커리의 중간 지점에 있는 유형의 선수다. 슈팅 범위와 슈팅 효율은 웨스트브룩보다는 커리에 가깝다. 그러나 볼 소유 시간은 커리보다 더 필요하며 웨스트브룩처럼 아이솔레이션 공격을 즐기는 선수다. 좋게 보면 상황에 따라 웨스트브룩처럼 직접 득점을 적극적으로 책임질 수도, 커리처럼 슈터로 듀란트를 지원해줄 수 있는 선수. 결국은 브루클린 코칭스태프가 이들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살릴지에 달렸다.

지난 시즌 브루클린은 픽앤롤의 드리블러의 공격 빈도가 전체 공격의 20.6%로 리그에서 7번째로 높은 팀이었다. 이 같은 브루클린의 색깔 속에서 어빙은 비교적 자유롭게 자신의 플레이를 펼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듀란트가 돌아올 다다음 시즌부터는 보다 섬세한 볼 분배와 스타일 조정이 필요하다. 듀란트 역시 일정 수준 이상은 볼을 만져야 하기 때문이다.

과연 듀란트와 어빙은 어떤 모습으로 코트에서 공존할까? 둘의 호흡은 내년 가을부터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사진 제공 =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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