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박상혁 기자] "비시즌마다 거창한 목표를 얘기하지만 정작 시즌 때 제대로 보여준 게 없었다. 나 스스로도 답답했는데 이번만큼은 정말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드리고 싶다." 올 시즌 새롭게 LG 유니폼을 입게 된 박병우의 말이다.

박병우는 올해 가장 먼저 FA 시장에 나온 선수였다. 원소속구단 협상 기간 초반인 지난 5월 3일 원 소속팀이었던 DB와 협상이 결렬돼 일찌감치 FA 시장에 나섰다. 이례적이지만 나쁘게 나왔다기보다는 어차피 같이 갈 수 없는 상황이었고 한시라도 빨리 새로운 팀을 찾을 수 있게 구단과 선수의 합의 하에 나서게 됐다.   

그리고 이런 박병우의 새로운 팀은 창원 LG였다. 박병우는 보수 1억 3천만원, 계약기간은 3년에 LG와 계약을 맺으며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게 됐다.

지난 6월 17일 경기도 이천의 LG 챔피언스 파크에서 만난 박병우는 "LG에 오게 되서 너무 좋다. 사실 제가 지난 시즌에 좋은 모습을 못 보여드렸는데도 불구하고 저를 좋게 봐주시고 또 불러주셔서 (구단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라는 입단 소감을 밝혔다.

이런 그가 밖에서 상대팀으로 보던 LG는 어떤 팀이었을까? 그는 "팀적인 것을 떠나 저도 경상도 출신인데(울산) 창원 팬들의 응원 열기가 너무 좋았다. 삼성이나 DB에 있을 때 느꼈던 것이 정말 선수들이 힘이 나게끔 팬들이 응원을 해주시는구나라고 느꼈다. 마냥 부럽기만 했는데 그런 팀에 내가 왔다는 것이 아직은 실감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같이 이적하게 된 김동량, 정희재 등과 마찬가지로 그가 팀 훈련에 합류한 지는 대략 10일 정도 지났다. 그래도 LG에 오기 전 삼성에서 DB로 이적한 경험이 있어 새로운 팀 적응에는 크게 어려움이 없다고. 하지만 LG의 어마어마한 훈련량과 강도에는 웃음과 함께 '힘들다'는 짧은 말로 어려움(?)을 표하기도 했다.

그는 중앙대 졸업 이후 삼성과 DB 시절 큰 기대를 받던 유망주였다. 하지만 부상과 예상치 못한 암초들 때문에 제대로 된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지난 시즌 DB에서도 군 제대 이후 많은 기대를 모았지만 뚜렷한 존재감을 나타내지도 못했다. 이런 부분은 박병우 본인 역시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이다.

"사실 비시즌이 되면 매년 똑같은 말을 한다. 시즌을 준비하면서 어떤 목표를 말하고 잘 하겠다라고 말하지만 정작 시즌에 들어가 제대로 보여드린 게 없어서 나 스스로도 답답하다. 다른 것보다 일단 제가 갖고 있는 능력을 어필해야할 것 같다. 무엇보다 말보다 이제는 행동으로 보여드려야 할 것 같다." 

현주엽 감독은 아직 그를 비롯해 새롭게 영입한 선수들에게 팀내 역할이나 구체적인 스타일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은 외국선수 선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국내선수들의 체력을 끌어올릴 시기이기 때문에 어떤 역할에 대해 논할 단계는 아니다. 

다만 그는 나름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는 "감독님과는 한 번 이야기하고 코치님들과도 이야기를 나눴다. 어차피 내 포지션에서는 (김)시래나 (조)성민이 형 위주로 갈 텐데 내가 들어갔을 때 2대2 상황에서 제 역할을 하고 찬스가 나면 자신있게 슛을 쏴 득점을 올리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또 외국선수를 살릴 수 있는 플레이를 잘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어쨌든 내 나름의 장점을 잘 활용해서 감독님께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첫번째인 것 같다"고 말했다.

다가오는 시즌에 대해서도 그는 조심스럽지만 낮고 단호한 어조로 각오를 피력했다.

"팀적으로 (김)종규가 나갔지만 그 공백이 너무 크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종규가 잘하는 선수라는 것은 사실이지만 팀적으로 그 공백을 잘 메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팀이 다가오는 시즌에 일단 6강 플레이오프에 가는 것이 먼저다. 그리고 그 다음을 생각하겠다. 개인적으로는 제대 이후 (경기력이) 떨어졌다는 평을 들었기 때문에 이런 점을 없애고 싶다. 그리고 기량발전상도 한 번 받아보고 싶다. 이미지 트레이닝을 할 때마다 KBL 시상식에서 상 하나 받는 걸 생각하는데 나한테 필요한 상이 바로 기량발전상이 아닌가 싶다."

사진 = 이현수 기자 stephen_hs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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