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진천/이동환 기자] “김상식 감독님은 미국에서 선진 농구를 배워 오신 분이다. 그래서인지 코칭도 무척 디테일하고 선수단 관리도 선진적이시다. 솔직히 한창 G-리그에 있었을 때의 느낌이 든다”(이대성)

김상식호가 8월 말 중국에서 열리는 농구월드컵 준비에 한창이다. 지난 6월 3일 처음 소집된 남자 농구대표팀은 이후 진천 선수촌에 머물며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시간이 아주 넉넉하지는 않다. 7월 12일부터는 대만에서 열리는 윌리엄존스컵에 출전한다. 이후에는 국내로 돌아와 4개국 친선대회를 소화한 뒤 8월 말 농구월드컵이 열리는 중국 우한으로 떠날 예정이다. 농구대표팀은 이번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 러시아, 나이지리아와 함께 B조에 속해 있다. 우승후보로 꼽히는 강호들은 아니다. 하지만 세 팀 모두 탄탄하고 까다로운 전력을 자랑한다. 객관적 전력에서 우리 대표팀보다 아래라 볼 수 있는 팀이 없다.

그런 상황에서 세 달여의 준비 기간은 다소 부족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상황. 하지만 김상식호는 서두르지 않고 차분히 월드컵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다들 어떻게든 최종 12인 명단에 이름이 올라가 월드컵에 나가길 원하는 선수들이다. 무리하게 훈련 강도를 높이면 선수들도 의욕에 넘쳐서 같이 무리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다가 부상자가 나오면 안 된다” 19일 진천에서 만난 김상식 감독의 말이다.

김상식호의 훈련 콘셉트는 확실하다.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짧고 굵게, 그날 훈련의 핵심적인 포인트를 이해하고 실행하는 것이다. 팀 훈련 후 남는 힘은 개인 훈련에 쏟을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효율과 선수들의 의지다. 현재 김상식호는 오전, 오후에 1시간 반씩만 팀 훈련을 진행하는 중이다.

“프로농구 시즌이 끝나고 다들 어느 정도 쉬거나 재활을 하다가 온 선수들이다. 본 훈련에서 너무 무리하게 시키면 부상을 당할 수밖에 없다. 정말 기특한 것이 우리 선수들이 합숙 첫 날부터 다들 새벽이나 야간에 따로 나와서 개인 훈련을 하고 있다. 그래서 일부러 본 훈련을 짧고 굵게 진행하고 있다. 첫 주에 70% 정도의 강도로 훈련에 임하고 매주 5%만 페이스를 끌어올려 달라고 당부했다. 부상을 부를 수 있는 새벽 훈련은 피해달라고도 말해둔 상황이다” 김 감독의 말이다.

 

12월 부산에서 열린 월드컵 예선 이후 6개월여 만에 대표팀에 재합류한 이대성은 이번 대표팀의 훈련 방식과 선수단 관리에 대해 큰 만족감을 드러냈다. “우리나라 농구도 많이 변하고 있다는 느낌을 이번 대표팀에 와서 받고 있다” 이대성의 말이다.

이대성은 “김상식 감독님은 미국에서 선진 농구를 배워오신 분이다. 그래서인지 코칭도 무척 디테일하고 선수단 관리도 선진적이시다. 솔직히 한창 G-리그에 있었을 때 받았던 느낌을 요즘 받고 있다”며 “G-리그에 갔을 때 ‘이렇게까지 하나?’하고 생각했을 정도로 코칭스태프가 철저하고 체계적으로 선수단을 관리하는 걸 경험했었다. 그때 나도 언젠가 지도자가 된다면 이런 식으로 선수단을 관리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대표팀에 와보니 김상식 감독님이 내가 머릿속으로 그렸던 것을 그대로 하시더라. 정말 신기하고 놀랍다”고 했다.

소집 3주차를 보내고 있는 김상식호는 다음 주부터는 본격적인 수비 훈련을 시작할 계획. 이때부터는 팀 훈련 시간도 1시간 반보다 좀 더 길어질 예정이다. 월드컵에서 주로 가져갈 수비에 대해서도 이미 구상을 마쳤다.

김 감독은 “수비는 맨투맨을 기반으로 하되 지역 방어, 스위치 수비는 예선에서 했던 콘셉트를 그대로 가져가려고 한다. 강압 수비도 고려하고 있지만 압박을 너무 강하게 하는 수비는 이번 월드컵에서는 쓰지 않을 생각이다. 월드컵에서 만나는 상대 가드들은 NBA에 가까운 레벨의 가드이고 섣부른 압박은 다 뚫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월드컵에서 쓰는 강압 수비는 상대가 하프라인을 넘어오는 시간을 최대한 지연시키는 것이 목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월드컵에 나갈 최종 12인 명단은 윌리엄존스컵을 통해 확정할 예정. 16인 명단에서 오세근(부상), 정효근(군사 훈련)이 빠진 대표팀은 고려대 박정현이 합류하며 15인 명단으로 진천 합숙을 시작했다.

김 감독은 “처음 발표된 24인 명단에 이름을 올린 선수들도 여전히 월드컵 출전 가능성이 있는 선발 대상자들”이라면서도 “하지만 최종 월드컵 멤버는 웬만하면 15인 중에서 뽑힐 것이다. 부득이하게 부상자가 나오지 않는 한 15인 중에서 12명을 선발해 함께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 = 이현수 기자 stephen_hs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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