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원석연 기자] “이렇게 행사 때만 주목받는 선수가 아닌, 시즌 때 농구로 주목받을 수 있는 김지영이 되겠다.”

WKBL(한국여자농구연맹)이 15일 평택시 에바다 장애인 종합복지관에서 ‘스포츠토토와 함께하는 W위시코트 캠페인 시즌2’를 실시했다. WKBL의 사회공헌 활동으로 지난 시즌에 이어 2회째를 맞이한 본 행사에는 구슬, 안혜지, 김이슬, 신지현 등 12명의 WKBL 선수단이 참가해 자리를 빛냈다.

위시코트 행사가 처음인 부천 KEB하나은행 김지영은 “행사라고 해서 다른 행사들처럼 격식을 차리고 그럴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너무 편하고 재밌어서 놀랐다. 취지도 좋고 나를 비롯한 선수들도 너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간다”며 웃었다.

 

이날 김지영은 복지관 이용원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선수 중 하나였다. 친근한 눈높이(171cm)와 마치 원래 알고 있었던 친구처럼 이용원들을 대하는 그의 허물없는 태도에 이용원들은 물론 학부모와 관계자들 또한 내내 흐뭇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에 김지영은 “초등학교 때 특수학급 친구들과 같이 학교를 다녔다. 그때 경험이 지금까지도 (장애 아동들과) 스스럼없이 지낼 수 있게 만들어 준 것 같다. 오히려 낯선 우리가 다가가면 어려워할까 봐 걱정했는데, 반겨줘서 정말 고마웠다”고 밝혔다.

김지영은 행사 하루 전인 14일 삼천포 전지훈련을 마치고 곧바로 휴식 없이 행사에 참가했다. 일 년 중 가장 힘든 전지훈련 뒤 휴식을 반납하기가 쉽지 않았을 터. 그러나 그를 비롯한 고아라, 신지현, 최민주 등 하나은행 선수단은 시종일관 밝은 표정이었다. “당연히 피곤하긴 하지만, 막상 코트 위에서 아이들과 함께 뛰놀기 시작하니 피곤한 것도 다 사라졌다. 즐겁게 했다.” 김지영이 말했다. 

전지훈련은 어땠을까? 그는 “데뷔 후 지금껏 다녀온 전지훈련 중에 가장 잘 해낸 훈련이었던 것 같다. 기록도 좋았고, 몸도 괜찮다. 이번 시즌 준비하는 각오가 남다르다 보니 그게 훈련에서도 나오는 것 같다”고 답했다. 

김지영의 말처럼 올시즌은 그의 커리어에 변곡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같은 포지션에 많은 경쟁자가 몰려 있던 지난 시즌과 달리 올시즌 하나은행은 김이슬(FA), 서수빈(웨이버)을 보내며 가드진 교통정리에 나섰다. 

김지영 또한 “선수단 개편도 그렇고, 새로 오신 이훈재 감독님께서도 ‘노력하는 선수에게 기회를 많이 줄 것’이라고 하셨다. 동기부여가 남다른 비시즌이다. 더 열심히 할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새 시즌 목표는 간단하다. 새로운 김지영이 아닌, 그동안 팬들과 벤치가 바랐던 김지영의 모습을 정규리그 내내 보여주는 것. 

“데뷔 시즌부터 기대하셨던 적극적이고 코트 위의 에너자이저 같은 모습. 그런 모습을 팬들과 감독님, 코치님들께 보여드리는 것이 목표다. 행사도 좋지만, 더 이상 이렇게 행사 때만 주목받는 선수가 아닌, 시즌 때 농구로 주목받을 수 있는 김지영이 되겠다.” 하나은행의 새 시즌이 기대되는 이유다.

 

사진 = 이현수 기자 stephen_hsl@naver.com

저작권자 © ROOKI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