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박진호 기자] 이번 겨울, 카리마 크리스마스가 WKBL무대에 복귀할 수 있을까?

WKBL은 오는 25일 열리는 ‘2019-2020 외국인 선수 선발회’를 앞두고 총 96명의 선수가 지원했다고 밝혔다. 이 중 2년 만에 다시 지원한 크리스마스가 눈에 띈다.

결혼 후, 크리스마스-켈리로 성이 바뀐 그는 신한은행과 KDB생명에서 총 2시즌을 소화하며 정규리그 69경기에서 15.8점 8.9리바운드 1.9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팬들에게도 확실한 눈도장을 받은 크리스마스의 WKBL 복귀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긍정적인 시선
크리스마스의 가장 큰 장점은 검증이 이미 끝난 선수라는 점. 

국내무대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크리스마스는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공수에서 안정적인 활약을 펼쳤다. 신한은행 시절에는 제시카 브릴랜드의 부상으로 인해 사실상 외국인 선수 2명의 몫을 혼자서 담당했고, KDB생명 시절에는 무너져가는 팀의 유일한 희망이었다.

크리스마스는 WNBA에서도 아홉 시즌을 뛰고 있으며, 총 235경기에 출전했고, 댈러스 윙스 시절에는 확실한 주전으로 자리를 잡았다.

이번 선발회에 96명의 선수가 지원했지만, 전체적인 선수들의 면면이 여전히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부분도 크리스마스의 위상을 반대급부로 높이고 있다. 

WKBL은 지원자들의 이탈을 방지하고 더 좋은 선수들을 뽑고자 이번 선발회를 예년보다 앞당겼지만, 선수들의 수준은 작년 수준이거나 오히려 더 못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게다가 선발회까지 아직 20여일 이상의 시간이 남아있어 상위 순번이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선수들은 WKBL보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리그로 빠져나갈 수 있다는 게 각 구단 감독들의 우려다. 

WKBL은 WNBA출신 선수 54명이 지원했다고 밝혔지만, 이중 올 시즌 WNBA를 뛰고 있는 선수는 22명 뿐이다. WKBL 경험자는 14명. WKBL에서 활약한 현역 WNBA리거는 크리스마스를 비롯해, 다미리스 단타스, 카일라 쏜튼, 모니크 빌링스, 르샨다 그레이, 티아나 하킨스 등 6명이다. 

객관적인 기량과 WKBL 적응 등 종합적인 부문을 모두 고려할 때 크리스마스는 이번 선발회에서 충분히 최상위 등급으로 분류될 수 있는 지원자다.

부정적인 시선
하지만 문제는 외국인 선수 제도가 지난 시즌부터 1명 보유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구단들이 외국인 선수를 뽑을 때 높이를 가장 먼저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박지수를 보유하고 있는 KB를 제외한 모든 팀의 첫 번째 조건은 신장이 좋아야 한다는 점이다. 183cm인 크리스마스를 뽑기에는 부담이 있다.

전체 1순위 지명권을 갖고 있는 BNK의 유영주 감독은 단타스를 기준으로 대상 선수들을 평가하겠다고 밝혔다. 기본적으로 높이를 갖춰야 한다는 점을 전제로 했다. 국내 선수의 높이가 가장 낮은 하나은행은 말할 것도 없다. 

등록 선수 중 센터가 한 명도 없는 팀인 우리은행도 마찬가지.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부임 첫 해에 티나 탐슨을 선택한 것을 제외하면, 190cm 이상의 외국인 선수를 선택하지 않았던 시즌이 한 번도 없다. 

대다수의 구단이 센터를 원하고 있는 상황. 

센터가 아니더라도 기본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신장의 기준은 190cm다. 지난 시즌 KB 우승의 주역 중 한 명인 쏜튼에 대해서 대부분의 감독들은 “박지수가 있는 KB니까 쓸 수 있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정말 뽑을 선수가 없다면 선택하겠다”는 게 가장 긍정적인 답이었다. 쏜튼의 키는 185cm다. 

몇몇 감독들은 “쏜튼과 마찬가지로 크리스마스는 KB 외에는 쉽게 선택할 수 없는 카드”라고 짚었다.

높이의 약점 외에 크리스마스의 몸 상태도 쉽게 그를 선택할 수 없는 이유다.

크리스마스는 작년 6월, WNBA 시즌 도중 무릎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고 수술을 받았다. 시즌 아웃되며 2018시즌에는 6경기밖에 뛰지 못했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이번 시즌, 미네소타 링스로 팀을 옮겼지만 개막 3경기를 모두 결장했다. 프리시즌 경기에는 모습을 보였지만 2경기에서 평균 12분 정도를 뛰며, 2.5점 0.5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크리스마스의 몸 상태와 컨디션에 대해 충분치 않다는 평가가 대다수다. 

특히 무릎 수술을 받은 이후라서 이전과 같은 운동능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확신이 없다. 외국인 선수를 단 1명만 선발하는 현행 제도 아래에서는 이 같은 상황의 크리스마스를 선발하는 것이 너무 큰 모험이라는 의견이 많다.

‘높이 딜레마’로부터 가장 자유로운 KB의 안덕수 감독도 크리스마스에 대해 “좋은 선수지만 몸 상태가 정상이라는 보장이 없다”고 의구심을 나타냈다.

따라서 크리스마스가 이번 선발회에서 선택을 받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기존의 기량은 분명 검증이 된 만큼, 이후 WNBA에서 이전과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대체 선수로 선택될 가능성은 충분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 = 이현수 기자  stephen_hsl@naver.com, NBA 미디어센트럴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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