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부산, 박상혁 기자] "그게 아니야! 디나이 수비 때는 마크맨이 아니라 볼을 보면서 수비를 해야돼. 자, 다시 한 번!"

지난 13일 오후 부산 금정체육관 내 보조체육관.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던 유영주 부산 BNK 캐피탈 감독의 목소리가 체육관 내에 쩌렁쩌렁 울렸다. 선수들 모두 감독의 이야기에 다시금 재빠르게 움직임을 가져갔다.

훈련 분위기는 밝았지만 하나라도 더 듣고 한발 더 움직이려는 진지함이 더해졌다. 부산 BNK 캐피탈 썸 여자농구단은 이렇게 차근차근 다가오는 시즌을 준비하고 있었다. 

오는 6월 창단식을 앞두고 있는 부산 BNK는 지난 시즌 OK저축은행 여자농구단을 인수해 새롭게 출발한 팀이다. 여자농구의 전설인 유영주 감독을 비롯해 최윤아 수석코치와 양지희 코치 등 코칭스태프 전원이 여성으로 구성돼 있고 전력분석원을 제외하면 트레이너와 매니저 등 지원스태프도 모두 여성으로 구성돼 출범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던 팀이다.

새로운 팀의 수장으로 선임된 유영주 감독은 훈련 후 가진 인터뷰에서 "젊은 선수들과 호흡하며 하나하나 해 나가고 있다. 선수들이 나에게 맞출 부분이 있지만 나 역시 선수들의 이야기를 들어줄 부분이 있다. 지금은 서로를 알아가고 있는 단계다"라고 말했다. 

현재 BNK는 재활중인 정선화와 정유진, 구슬, 홍소리, 김지은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 모두 건강하게 훈련 중이다. 지난 시즌 깜짝활약을 펼친 이소희를 비롯해 팀내 베테랑인 노현지, 파워포워드 진안, 그리고 올해 복귀한 김시온 등 모든 선수들이 훈련에 임하고 있다.

훈련 초창기에 그렇듯 BNK 역시 기본기 훈련을 진행중이었다. 2대2 상황에서의 디나이 수비 훈련이나 속공 전개 훈련 등이 진행됐다. 

이전까지는 체육관 정비 공사 때문에 잠시 부산대 체육관에서 더부살이를 했지만 이날은 금정체육관 내 보조체육관에서 훈련을 했다.      

2015년 KDB생명 코치를 끝으로 잠시 현업에서 물러났다 4년 만에 현장에 복귀한 유영주 감독은 여전했다. 선수들의 작은 실수에도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지적을 하고 실제로 시범까지 보이며 훈련에 임했다. 수건 하나가 금세 그의 땀에 젖었을 정도다. 

그는 "신생팀의 감독이라는 무거운 책임도 있고 내 성격상 가만히 앉아서 훈련을 자휘하지는 못한다. 또 아직은 어린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나쁜 습관이 배이기 전에 지적과 설명을 통해서 정확한 동작을 구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어쨌든 그것이 내 할 일 아니겠는가?"라고 웃으며 말했다.

감독이 이러니 밑의 코치들도 가만히 있을 수 없다. 최윤아 코치와 양지희 코치 역시 훈련 중간중간 선수들의 작은 움직임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조언을 해주기 바빴다. 특히 두 코치는 현역 시절을 생각케 하는 날렵한 움직임으로 시범까지 보이며 선수들의 이해를 도왔다.

특히 실전에서 나올 수 있는 상황에서의 움직임이라든지 어떻게 하면 더 쉽게 수비수를 제치고 볼을 잡아 다음 동작을 가져갈 수 있는지 등을 직접 시범을 보이며 설명하자 선수들 역시 빠르게 이해하고 직접 해보기도 했다.

때로는 혼내기도 하고 때로는 농담 섞인 조언을 하는 코칭스태프의 밀당에 BNK 선수들 역시 진지하면서도 즐거운 분위기 속에 훈련을 끝마쳤다.

소통을 강조하는 유 감독은 "선수들이 훈련에 집중할 수 있게 다양한 방법으로 훈련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 15일에는 최윤아, 양지희 코치가 선수들과 함께 팀을 이뤄 5대5 연습경기도 할 예정이다. 두 코치에게 거기에 맞춰서 몸을 만들라고 했는데 잘해줄 것이라 믿는다"라며 웃었다. 

아직 훈련 초기 단계긴 하지만 다가오는 시즌에 대한 목표에 대해 그는 "우리는 특별한 에이스가 없는 것이 장점이자 단점인 팀"이라며 "모든 선수가 위기 때 해줘야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상대에게는 긴장감을 주고, 팬들에게는 재미를 주는 팀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사진 = 루키 사진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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