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원석연 기자] “그래서 한 편으로는 입대가 오히려 기다려지기도 한다. 군대에 가서 아니 군대에 갔다 와서도 계속 발전해 그런 평가들을 다 부숴버리고 싶다.”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는 4일 인천 부평호텔 웨딩컨벤션센터에서 2019 팬 미팅 ‘드디어 때가 왔다! 지금이 같이 놀때!’ 행사를 개최했다. 행사에는 전자랜드 코치진 및 선수단 전원이 참석해 300여명의 팬과 잊지 못할 시간을 보냈다.

이날 행사, 전자랜드 최고의 스타는 단연 정효근이었다. 

6월 17일 상무 입대를 앞둔 정효근은 어느새 ‘사제’ 밥을 먹을 날이 44일밖에 남지 않았다. 일분일초가 아쉽기는 팬들도 마찬가지. 레크리에이션, 장기자랑, 포토타임 등 행사 내내 정효근은 팬들을 몰고 다녔다. 마지막 행사였던 선수들의 애장품 경매에서는 정효근의 실착 농구화가 이날 최고가인 50만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경매 수익금은 모두 전자랜드 정효근의 이름으로 기부될 예정이다.

행사를 마치고 만난 정효근은 “한 편으로는 입대가 오히려 기다려지기도 한다. 군대에 가서 아니 군대에 갔다 와서도 계속 발전해 세간의 평가들을 다 부숴버리고 싶다”며 당당히 도전장을 내밀면서도 “부족한 선수에게 과분한 사랑을 보내주시는 팬들에게 항상 감사드린다. 군대 잘 다녀오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정효근과 일문일답.

 

어떻게 지냈나?
-농구하고 싶으면 농구하고, 하기 싫으면 쉬고…의식이 흘러가는 대로 살고 있다(웃음).

오늘 팬 미팅 장기자랑에서 절친으로 소문난 이대헌과 춤을 췄다. 이번 플레이오프 이대헌의 깜짝 활약을 어떻게 봤나?
-(이)대헌이랑은 예전부터 친했다. 원래부터 농구를 잘하는 친구인 것은 알고 있었는데, 워낙 소심한 것이 문제였다. 그런 부분 때문에 (군대) 가기 전에도 고생을 많이 했다. 그런데 전역 후 완전히 달라져 활약하는 모습을 보니 뿌듯했다.

사석에서는 친구지만, 군번은 이대헌이 앞선다. 군대 선배로서 이대헌이 조언해 준 것은 없나?
-긴 말 않고 그냥 ‘가면 느끼게 될 것’이라고 하더라.

이대헌이 상무에 다녀와 완전히 달라졌다고 했는데, 본인은 복무 기간 동안 어떤 면에서 발전을 이루고 싶나?
-챔피언 결정전을 치르며 느꼈다. A급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중거리슛을 익혀야 한다. 중거리슛이 있으면 굳이 돌파해서 골밑까지 들어갈 필요가 없기 때문에 상대 수비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 중거리슛을 마스터하고 싶다.

팀이 역사상 최고 성적을 내자 입대를 한다. 기분이 어떤가?
-우승을 못 한 것은 아쉽지만, 올 시즌 전 목표로 삼았던 챔프전 진출은 이뤘다. 챔프전에서도 한 끗 차였다고 생각한다. 올 시즌 높은 곳에 한 번 올라가 봤으니, 앞으로 꾸준히 올라갈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 전성기가 끝날 때까지 몇 차례 더 도전해 보고 싶다. 

전성기를 언급했는데, 올 시즌 국가대표도 차출되고 팀에서도 좋은 활약을 보였다. 지금 정효근은 전성기라고 볼 수 있을까?
-내 전성기는 아직 멀었다. 내가 봐도 나는 아직 미숙한 부분이 많다. 그래서 한 편으로는 입대가 오히려 기다려지기도 한다. 나를 두고 ‘쟤는 BQ가 안 좋아서 국가대표는 안 된다’, ‘쟤는 머리가 나빠서 정상급 선수는 될 수 없다’고 평가하는 것을 알고 있다. 군대에 가서 아니 군대에 갔다 와서도 계속 발전해 그런 평가들을 다 부숴버리고 싶다.

본인 말대로 올 시즌 커리어하이를 보냈다. 가장 고마웠을 코치진에 입대 전 하고 싶은 말은 없나?
-전자랜드에서 5년을 뛰었다. 원석이었던 나를 여기까지 올 수 있게 해준 것은 모두 감독님, 코치님들 공이다. 군대에서는 스스로 몸 관리를 해야 한다.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으로 다시 인사드리고 싶다. 

오늘 팬 미팅 애장품 경매에서 본인이 내놓은 농구화가 최고가(50만원)를 기록하며 본의 아니게 전자랜드 최고의 인기 스타임을 인증했다. 아낌없는 사랑을 보내준 팬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부족한 선수에게 항상 과분한 사랑을 보내주시는 분들이다. 조금이라도 보답한다는 마음으로 운동하고 있다. 빠른 시일 내에 우승하는 모습 보여드리겠다. 군대 잘 다녀오겠다. 

사진 = 원석연 기자, 이현수 기자 stephen_hs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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