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인천, 박상혁 기자] "올해는 많은 기회를 받았으면 좋겠다. 상대팀들의 견제도 받고 싶다."

WNBA(미국여자프로농구) 두 번째 도전에 나서는 박지수가 당찬 포부를 밝혔다. 

박지수는 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라스베이거스로 출국했다. 지난 시즌 소속팀 KB스타즈의 통합 우승을 이끌고 본인 역시 통합 MVP를 받는 등 성공적인 한국에서의 시즌을 마친 뒤 숨돌릴 틈 없이 미국 무대 도전에 나서는 것이다. 

출국 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그는 "두 번째 도전이다. 현지에서 힘들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아무래도 첫해보다는 부담감이 많아진 것 같다. 그래도 작년보다는 잘하고 싶다. 적응도 빨리 할 것 같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서 그는 지난해 미국에 있을 배운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농구에 임하는 자세부터 다르다. 거기는 다 경쟁이다 보니까 (선수들이) 뽑히기 위해서 자기 몸을 사리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긴장이 됐고 생활 자체도 다 개인적으로 생활하니까 그런 부분에서 많은 도움이 됐던 것 같다"고 말한 뒤, "아무래도 선수들이 빠르다보니까 그 선수들을 따라다니는 것만으로도 훈련이 된 것 같다. 그래서 한국 와서는 수비의 폭도 넓어지고 공격루트도 넓어지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답했다.

박지수는 농구를 잘하기 때문에 타이트한 일정을 소화 중이다. 지난해도 국내리그와 WNBA, 그리고 대표팀 일정까지 소화했고 올해 역시 마찬가지다. WKBL 리그가 끝난지 얼마 되지 않아 미국 출국, 그리고 대표팀 일정도 그를 기다리고 있다. 몸이 한 개 정도만 더 있어도 휴식을 좀 취하련만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전체적인 일정이 작년보다 더 힘들 것 같긴 하다. 대표팀 일정도 11월까지 있어서. 하지만 작년에도 해보고 했으니까 이번에는 제가 관리를 잘해서 미국에서든 대표팀에서든 모든 무대에서 성장한 모습을 보이고 싶다." 뭔가 의젓해진 그의 대답이다. 

그는 미국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도 설정해놨다. 그는 "지난해는 미국에서 미들 라인에 나와서 슛만 쐈는데 이번에는 국내에서 했던 것처럼 포스트에서 득점을 하고 싶다. 가기 전에 개인 운동도 많이 했고 스킬 트레이닝을 통해서도 많이 배웠다. 또 챔프전 때 했던 것을 다시 생각하면서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생활적인 면에서는 오히려 긍정적인 모습을 보인 그다. 어머니 이수경 씨가 이날 그와 같이 출국해 3개월 정도 같이 지낸 뒤 돌아온다. 그리고 지난해 이미 생활한 경험이 있어 크게 부담이 없다.  

"라스베이거스 구단의 모기업이 호텔 회사다보니까 배려를 해주는 면이 있는데 그래도 각자 생활을 하고 홈경기 때는 각자 차를 타고 출퇴근한다. 근데 너무 재밌었다. 사실 출퇴근하는 게 로망이었다. '출퇴근의 로망'이랄까. 작년에 운전을 직접 하고 출퇴근을 하니 재밌었다. 차는 구단에서 렌트를 해준다.(혹시 차종은 선수가 정할 수 있나?) 아쉽지만 차종은 이미 정해져 있다."(웃음) 

다만 유일한 걱정거리는 영어 실력이다. 출퇴근 로망에 대해 환하게 웃으며 말하던 그가 잠시나마 우울한 표정을 지었을 때가 이때. 

"하아, 사실 많이 부족하다. 영어만 생각하면 (시즌이 끝나도) 미국에서 어학 연수하면서 지내고 싶다는 생각이 크다. 한국에 오게 되면 아무래도 잘 안 쓰게 되니까. 반면 미국에서는 생활을 위해서라도 어떻게든 써야 하니까 느는 속도가 다르니까."  

이번이 두번째 WNBA 도전인 박지수는 이전과는 분명 다른 위치와 입장에 서 있다. 이전에는 단순히 신체조건 좋은 유망주였다면 지금은 국내리그를 평정하고 한국 최고의 선수로 올라선 뒤 떠나는 미국행이다. 팀내에서의 입지도 조금은 달라질 것이고 상대팀들의 그에 대한 견제도 이전보다는 많아질 게 분명하다. 

그는 "아직 미국에서 나는 루키에 가깝다. 그래서 심한 견제는 사실 없을 것 같고.(웃음) 다만 감독님이 기회를 많이 부여해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견제도 받으면 좋을 것 같다. 사실 작년에는 나에 대해 잘 몰라서인지 수비수들이 다 떨어져서 수비를 했다. 그래서 슛을 많이 던질 수 있었는데 이번에는 저를 그렇게 놔두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1일 미국으로 출국한 박지수는 라스베이거스 에이시스 트레이닝 캠프에 합류한다. 라스베이거스는 한국시간으로 5월 19일, 새벽 4시 30분에 미네소타 링스와 시범 경기를 펼친다. 정규리그 개막전 상대는 LA 스팍스. 5월 26일 오전 9시에 시작된다.

사진 = 루키 사진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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