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강성식 기자] 릴라드 타임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는 지난 24일 오클라호마시티와의 플레이오프 1라운드 5차전에서 118–115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포틀랜드는 3시즌 만에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포틀랜드의 ‘에이스’ 데미안 릴라드에게도 이번 플레이오프는 의미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릴라드에게 지난 시즌 뉴올리언스와의 플레이오프 1라운드는 악몽과도 같았다. 경기당 26.9점 6.6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을 정규시즌 3위로 이끌었던 릴라드였지만 플레이오프에서 그의 활약은 기대 이하였다. 플레이오프에서의 릴라드는 정규시즌에 릴라드가 아니었다. 릴라드는 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18.5득점에 그치고 말았다. 이로 인해 릴라드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이 시리즈에서 릴라드는 즈루 할러데이의 수비에 막혀 고전했다. 자연스레 밀려나 슛을 쏘는 경우가 많아졌고, 적중률은 단연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릴라드는 팀에서 두 번째로 많은 17.8개의 야투를 시도했지만 야투율은 35.2%에 불과했다. 장기인 3점 역시 30%로 말을 듣지 않았다. 그야말로 최악의 부진이었다. 결국 릴라드는 이 시리즈 패배로 ‘새가슴’이라는 오명을 썼다. 뉴올리언스와 플레이오프 부진으로 인해 큰 경기에 약하다는 이미지가 생긴 것이다.

이번 시즌 역시 정규시즌에서의 릴라드의 활약은 뜨거웠다. 경기당 25.5득점을 올렸고, 어시스트는 자신의 커리어-하이인 6.9개를 기록했다. 약점으로 지적받던 수비 역시 반등했다. 그동안 스크린에 쉽게 걸렸던 릴라드는 이번 시즌 들어 사이드스텝이 좋아졌고, 예년에 비해 상대 돌파 공간을 쉽게 내주지 않았다.

릴라드의 활약을 등에 업은 포틀랜드는 53승 29패를 기록하며 3번 시드를 차지했다. 하지만 포틀랜드 전력에 대한 세간의 평가는 좋지 못했다. 주전 센터 유서프 너키치가 부상으로 빠졌고, 릴라드가 큰 경기에서 약하다는 점이 주로 거론됐다. 때문에 포틀랜드가 1라운드에서 고배를 마실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으로 나왔다.

그러나 1년 만에 찾아온 플레이오프에서 릴라드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팀을 이끌었다. 1차전부터 3점 5개 포함 30점을 터트리며 손맛을 본 릴라드는 2차전 역시 29점을 올리며 팀의 2연승을 이끌었다. 3차전과 4차전에서는 3쿼터에만 각각 25점과 15점을 올리며 ‘릴라드 타임’이 왔음을 알렸다.

2라운드 진출을 확정 지은 5차전은 릴라드의 진가가 제대로 발휘된 경기였다. 릴라드는 전반에만 3점 6개 포함 34점을 몰아쳤다.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릴라드는 105-105 동점 상황에서 승부를 결정짓는 장거리 3점포를 터트리며 팀에 승리를 안겼다. 이날 50점 3점슛 10개를 기록한 릴라드는 두 부문 모두 자신의 플레이오프 커리어-하이 기록은 물론 구단 역대 기록까지 모조리 갈아치웠다.

릴라드의 대활약 속에 포틀랜드는 세 시즌 만에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 진출했다. 이제 포틀랜드는 서부 컨퍼런스 파이널을 노린다. 덴버-샌안토니오 시리즈의 승자와 2라운드에서 맞붙는다. 여기서도 승리하며 컨퍼런스 파이널에 진출한다면 2000년 이후 무려 19년 만의 일이 된다. 

과연 릴라드가 19년 만에 포틀랜드를 컨퍼런스 파이널에 올려놓을 수 있을까? 데미안 릴라드의 향후 플레이오프 활약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진 제공 = 로이터/뉴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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