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울산, 이동환 기자] 그런 선수가 있다. 경기의 가장 중요한 순간에 나타나 갑자기 득점을 올리며 분위기를 바꿔버리는 선수.

우리는 그런 선수를 사일런트 킬러(Silent Killer)라고 부른다. 혹은 ‘냉혹하다(cold-blooded)’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현대모비스의 섀넌 쇼터가 챔피언결정전에서 그런 모습을 보여줬다.

현대모비스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는 21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와의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92-84로 승리했다. 

시리즈 전적 4승 1패를 기록한 현대모비스는 이로써 2015년 이후 4년 만에 챔피언결정전 우승과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2차전까지 시리즈 전적이 1승 1패 동률이 되며 누구도 승부를 예측하기 힘들었던 상황. 길어질 수도 있었던 시리즈의 분위기를 바꾼 주역은 현대모비스의 섀년 쇼터였다.

1차전에서 19득점을 올리며 승리를 이끈 뒤 2차전에서 11점 야투율 36.4%(4/11)로 부진했던 쇼터였다. 하지만 3차전부터 쇼터의 ‘킬러 본능’이 여지없이 되살아났다. 3차전에서 16점 5리바운드 4어시스트 2스틸 야투율 63.6%(7/11)로 맹활약하며 팀의 대승을 이끈 쇼터는 4차전에서는 시리즈 최다인 24점 4리바운드 6어시스트 2스틸 야투율 66.7%(10/15)를 기록하며 신승의 주역이 됐다.

특히 4차전 활약은 의미가 컸다. 전자랜드가 새 단신 외국선수 투 할로웨이를 급히 영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던 경기였다. 실제로 이날 전자랜드는 거친 반격을 보였고 경기 막판 현대모비스를 패배 위기까지 몰고 갔다.

4쿼터 최대 히어로는 마지막 12점 중 9점을 몰아넣은 라건아였다. 그러나 경기 전체적으로 보면 쇼터의 활약도 못지않았다. 전자랜드가 외곽포와 트랜지션 게임을 통해 주도권을 가져가려 할 때마다 찬물을 붓는 득점을 올렸다. 하프라인 바로 앞에서 놀라운 장거리 3점을 터트리기도 했다.

단기전에서는 서로의 패를 완전히 밖으로 내보이며 경기를 치르게 된다. 그렇기에 ‘알고도 못 막는’ 선수의 존재가 중요하다. 이번 챔피언결정전에서는 쇼터가 그런 선수였다. 정규시즌부터 강력했던 쇼터의 1인 속공과 아이솔레이션 공격은 챔피언결정전에서도 현대모비스의 가장 큰 무기가 됐다.

사진 = KBL 제공

저작권자 © ROOKI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