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편집부] NBA 정규시즌이 모두 마무리됐다. 14일부터는 대망의 플레이오프 1라운드가 시작된다. 그래서 준비했다. 이른바 ‘루키 방담’. 루키더바스켓 기자 3인이 플레이오프 시작을 앞두고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첫 번째 시간의 주제는 2019 플레이오프에 대한 생각들이다.

<NBA 플레이오프 ‘루키 방담’ 주제>
① 2019 플레이오프에 대한 생각들
② 동부지구 1라운드 시리즈 프리뷰
③ 서부지구 1라운드 시리즈 프리뷰

- 진행: 루키더바스켓 편집부
- 참여: 이동환 기자, 이학철 기자, 원석연 기자

 

루더바: 11일로 NBA 정규시즌이 모두 끝났습니다. 그리고 14일부터는 플레이오프 1라운드가 시작되죠. 이번 플레이오프의 가장 특이한 부분은 바로 르브론 제임스의 모습을 전혀 볼 수 없다는 점입니다. 르브론 없이 진행되는 14년 만의 플레이오프라고 하는데요, 이에 대해 팬들은 물론이고 기자들도 감회가 남다를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동환: 물론입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르브론이 서부로 이적하면서 동부에 새로운 패자가 나타나는 것에 대한 기대가 커졌었는데요. 하지만 르브론을 아예 플레이오프에서도 볼 수 없을 줄은 몰랐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플레이오프에 대한 기대가 크게 떨어지는 느낌은 아닙니다. 르브론을 대체할 젊은 스타 플레이어들이 플레이오프 출전을 준비하고 있거든요. 그런 점에서 올해 플레이오프는 세대교체의 의미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원석연: 동부에서 8년 연속 파이널에 진출했던 르브론이 서부로 떠나자, 동부의 컨텐더들이 너도나도 이때다 싶어 파격적인 투자에 나섰습니다. 그 결과 정말 오랜만에 동부에서 리그 전체 1, 2위를 배출했고요. 트레이드 데드라인 때도 마감 직전까지 동부 상위권 팀들의 바이 러쉬가 이어지며 모처럼 ‘꿀잼’ 새벽을 보냈던 기억이 나네요. 르브론은 없지만, 플레이오프 대진은 양 컨퍼런스 모두 최근 몇 년 들어 가장 재밌어 보입니다. 

이학철: 물론 르브론 없는 플레이오프가 어색하긴 합니다. 그러나 레이커스와 계약할 당시 첫 시즌은 실패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었기에 생각보다 충격적이지는 않은 것 같아요. 레이커스는 랜스 스티븐슨, 라존 론도 등 1년짜리 계약의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며 이번 시즌을 치렀습니다. 이는 다분히 미래에 초점을 맞춘 움직임입니다. 따라서 개인적으로는 이번 시즌의 결과보다는 앞으로 남은 3년의 계약 기간 동안의 움직임이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루더바: 한편 오랜만에 플레이오프에 모습을 드러낸 팀들도 있습니다. 올랜도, 브루클린이 대표적이고 덴버도 마찬가지인데요, 이들이 정규시즌뿐만 아니라 플레이오프에서도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까요?

이동환: 올랜도는 쉽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 1라운드 상대인 토론토가 2년 연속 동부 1위를 차지하는 데 실패하긴 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정규시즌에 선수들의 몸 상태를 매우 적극적으로 관리한 부분이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올랜도가 기본적으로 가진 힘 싸움에서 토론토를 감당하긴 힘들 거라고 봅니다.

오히려 홈에서 강팀도 잡아내는 모습을 보여줬던 브루클린이 조엘 엠비드의 무릎 부상 이슈가 있는 필라델피아를 괴롭힐 가능성이 있을 것 같아요. 덴버는 대진표상 골든스테이트, 휴스턴을 피하면서 컨퍼런스 파이널까지 충분히 노려볼 수 있는 상황입니다. 마이클 말론 감독은 그런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적극 부인했지만, 어쨌든 정규시즌 막판에 선수들을 쉬게 하는 등의 선택을 한 것이 좋은 결과를 불러왔다고 생각합니다.

원석연: 개인적으로 가장 기대되는 팀은 브루클린입니다. 2016-17시즌, 20승에 그치며 동부 전체 꼴찌였던 팀이 2년 만에 42승(40패)을 거두며 당당히 PO에 진출했어요. 거기에 브루클린은 올 시즌 1,000분 이상을 뛴 선수가 11명이 넘는 동부의 유일한 팀입니다. 그만큼 벤치가 탄탄하다는 거죠. 반면 1라운드에서 맞붙는 필라델피아는 벤치가 강한 팀이 아닙니다. 개인적으로 업셋이 나올 확률이 가장 높은 시리즈라고 봐요.

이학철: 세 팀 중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갈 것으로 보이는 팀은 덴버입니다. 1라운드 상대인 샌안토니오가 플레이오프 경험이 풍부한 팀이긴 하지만 객관적 전력에서 덴버가 앞서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샌안토니오로서는 토론토 시절부터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약한 모습을 보였던 더마 드로잔의 경기력이 어떨지도 변수입니다. 이동환 기자의 이야기대로 덴버가 골든스테이트, 휴스턴을 피한 것도 호재라 봅니다. 플레이오프 무대에서는 슈퍼스타의 존재가 절대적으로 필요한데 그런 점에서 올랜도와 브루클린의 질주는 1라운드에서 멈출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루더바: 원석연 기자가 업셋에 대한 언급을 해주셨는데요, 그렇다면 세 분은 1라운드에서 업셋이 나온다면 어떤 팀이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보시나요? 먼저 원석연 기자의 경우 필라델피아 외에도 업셋을 당할 만한 팀이 있다고 보시나요?

원석연: 포틀랜드죠. 큰 무대일수록 중요한 것이 ‘에이스의 존재감’ 그리고 ‘수비’거든요. 포틀랜드의 상대인 오클라호마시티는 두 가지를 모두 갖췄어요. 특히 클러치 능력과 수비 능력을 모두 갖춘 폴 조지의 존재감이 어마어마합니다. 폴 조지는 올 시즌 디플렉션(292회)과 루즈볼 리커버리 부문(160회) 모두 리그 1위를 기록했어요. 더 놀라운 것은 웨스트브룩도 이 부문에서 각각 5위, 4위를 차지했다는 거죠.

이학철: 포틀랜드와 오클라호마시티의 시리즈가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포틀랜드는 시즌 막바지 C.J 맥컬럼과 유수프 너키치의 부상이라는 대형 악재를 맞았습니다. 다행히 맥컬럼은 시즌 막바지 돌아왔지만 너키치의 경우 플레이오프 무대에서도 뛸 수 없습니다. 이러한 핵심 선수의 부재는 포틀랜드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고 봅니다.

이동환: 역시 다들 생각이 비슷한가 보네요. 저 역시 오클라호마시티가 포틀랜드를 누를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너키치의 공백이 물론 가장 큰 변수이지만, 오클라호마시티는 올시즌 포틀랜드전 4전 전승을 기록할 정도로 유독 상성이 포틀랜드에 좋은 편이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그 다음으로는 휴스턴과 유타의 시리즈도 업셋 가능성이 존재는 한다고 봅니다. 시즌 말기 휴스턴의 경기력이 압도적이긴 했으나, 유타의 전력도 만만치 않습니다. 가장 치열한 1라운드 시리즈가 될 것 같아요. 그 외에는 업셋이 나올 시리즈는 냉정하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루더바: 그렇다면 1라운드에서 가장 뛰어난 개인 활약을 펼칠 선수는 누구일까요? 

이동환: 러셀 웨스트브룩을 꼽고 싶습니다. 유수프 너키치가 빠진 포틀랜드의 인사이드 수비는 웨스트브룩에게 그리 위협적이지 않습니다. 포틀랜드 수비 시스템 자체가 기본적으로 견고한 편이지만 너키치와 에네스 칸터의 수비력은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웨스트브룩이 미드레인지 구역과 페인트존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공격을 쉽게 풀어갈 거라 봐요.

웨스트브룩은 올 시즌 포틀랜드를 만난 4경기에서 평균 29.5점 10.0리바운드 8.8어시스트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애초에 천적이었던 셈이죠. 반대로 말하면 포틀랜드로서는 1라운드에서 웨스트브룩 제어가 가장 큰 이슈가 될 것 같아요. 폴 조지보다 더 두려운 존재가 될 겁니다.

원석연: 승리를 떠나서 단순 기록만 놓고 본다면 유타의 에이스 도노반 미첼이 아주 화려한 스탯을 찍어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우선 최근 유타의 포인트 가드들이 몸이 성치 않아요. 미첼이 공을 쥐고 있는 시간이 더 늘어날 것으로 봅니다. 그리고 지난 시즌 미첼의 플레이오프 모드 기억나시죠? 그 친구 아주 타고난 강심장이에요.

이학철: 골든스테이트의 케빈 듀란트를 선택하겠습니다. 정규시즌 막바지 듀란트는 분명 힘을 아끼는 모습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나선 5경기에서 경기당 야투 시도를 10.2개로 줄이며 17.6점. 듀란트답지 않은 기록이었죠. 이는 다분히 플레이오프를 위한 준비라고 볼 수 있습니다. 더불어 클리퍼스를 상대로 정규시즌 평균 27.0점 야투율 54.0%를 기록하며 상당히 강한 모습을 보였던 듀란트이기에 1라운드에서 보여줄 활약이 기대가 됩니다. 

 

루더바: 이학철 기자가 의도치 않게(?) 질문에 대한 좋은 힌트를 주신 것 같은데요, 사실 이번 정규시즌의 골든스테이트는 지난 두 시즌만큼 빈틈 없는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홈에서 약체 팀에게 잡히는 모습도 종종 나왔고 그래서 우려를 샀죠. 드마커스 커즌스가 꽤 건강하게 돌아왔지만 불안요소가 전혀 없는 느낌은 아닙니다.

그러나 혹자는 플레이오프가 되면 골든스테이트는 완전히 달라질 거라 말하기도 합니다. 장기전과 단기전의 차이를 거론하면서요. 세 분은 골든스테이트의 올해 플레이오프 행보를 어떻게 예상하시나요? 이번에도 어차피 우승은 골든스테이트일까요? 아니면 지난 2년과는 다른 결과가 나올까요?

이학철: 플레이오프는 슈퍼스타 1명의 존재가 미치는 영향이 정규시즌에 비해 절대적입니다. 골든스테이트의 라인업을 보죠. 커리-탐슨-듀란트-그린-커즌스가 나섭니다. 물론 골든스테이트가 한 두 경기 정도는 패할 수도 있겠죠. 그러나 이 라인업을 상대로 7전 4선승제 시리즈에서 4승을 따낸다는 것은 어떤 팀도 힘들다고 봅니다. 이번 시즌도 우승컵을 들어 올릴 팀은 골든스테이트가 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생각합니다.

원석연: 저는 반대요. 골든스테이트가 지난 시즌 파이널에서 클리블랜드에 완승을 거두며 뭔가 '절대자' 이미지로 각인되긴 했습니다. 하지만 사실 골든스테이트는 컨퍼런스 파이널에서 휴스턴을 상대로 7차전 탈락 직전까지 갔었죠. 이번에는 컨퍼런스 파이널까지 가는 길목에서 휴스턴을 만날 수도 있습니다. 거기에 드마커스 커즌스는 또 플레이오프가 아예 처음이거든요. 이런 변수들이 있기 때문에 저는 오히려 올해는 골든스테이트를 파이널에서 볼 수 없을 거라 생각해요.

이동환: 사실 저는 시즌 전에 휴스턴이 골든스테이트를 누를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봤던 쪽인데요, 플레이오프 대진을 보니 생각이 좀 달라졌습니다. 서부에서는 골든스테이트가 의외로 무난하게 파이널에 갈것 같습니다. 휴스턴 외에는 골든스테이트를 괴롭힐 서부 팀은 없다고 보는데, 휴스턴의 대진이 썩 좋지 않습니다. 1라운드에서 유타를 만나서 휴스턴이 꽤 힘을 뺄 가능성이 있어보여요. 그리고 정규시즌 마지막 맞대결에서 드마커스 커즌스가 휴스턴의 스위치 수비를 포스트업 옵션으로 파괴했던 모습이 플레이오프에서도 중요한 변수가 될 것 같습니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어우골'을 주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골든스테이트가 서부 우승을 차지하겠지만 파이널 우승은 오히려 동부에서 나올 수도 있다고 봐요. 굳이 꼽자면 밀워키와 토론토입니다. 두 팀 모두 선수층이 무척 두텁고 파이널에 나갈 경우 어떤 팀을 만나든 홈 이점을 가져갈 팀들이죠.

물론 파이널 경험이 없다는 점은 불안한 부분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리그 전체 1,2위를 다투는 레벨의 팀이라면 선수들이 아주 어리지 않은 이상 경험이 플레이오프에서 엄청난 변수가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밀워키와 토론토의 선수들은 파이널 경험이 적을 뿐 플레이오프 경험은 풍부한 편이기도 하고요. 어쩌면 무리수일 수도 있지만 2016년 이후 3년 만의 동부 팀의 파이널 우승을 점쳐보겠습니다.

 

루더바: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묻겠습니다. 플레이오프는 라이징 스타들이 다시 한 번 전세계 팬들의 주목을 끌 수 있는 무대이기도 합니다. 과거에 폴 조지도 그랬고 지난해에는 제이슨 테이텀과 도노반 미첼이 정규시즌의 기세를 이어 플레이오프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죠. 올해 플레이오프에서는 어떤 라이징 스타가 스타덤에 오를 거라고 보시나요? 혹은 세 분이 개인적으로 그러길 바라는 선수를 말해주셔도 좋습니다.

이학철: 각 팀 에이스 자원들의 활약은 어느 정도 보장되어 있으니 예외로 놓고 보죠. 저는 브루클린의 스펜서 딘위디를 꼽고 싶습니다. 이번 시즌 평균 16.8점을 기록하며 브루클린의 핵심 선수로 거듭난 딘위디는 필라델피아를 상대로는 4경기 평균 23.8점 야투율 57.7%를 기록하며 펄펄 날았습니다. 또한 그는 이번 시즌 68경기 출전 중 64경기를 벤치에서 나선 선수인데 필라델피아의 약한 벤치를 고려하면 딘위디의 벤치 폭격도 충분히 기대해볼만 합니다. 올 시즌에 2라운더 성공 신화를 쓴 딘위디가 플레이오프에서 또 한 번 팬들의 주목을 받을 것 같습니다.

원석연: 저도 브루클린에서 꼽고 싶은데 바로 디안젤로 러셀입니다. 러셀은 올 시즌 수비가 좋기로 유명한 필라델피아를 상대로도 꾸준히 좋은 활약을 펼쳤어요. 거기에 센터 자렛 알렌과 2:2 호흡은 리그 최고 수준입니다. 러셀과 알렌은 올 시즌 리그에서 가장 많은 픽앤롤 플레이(1,535회)를 펼친 듀오에요. 2:2 플레이는 아무래도 아이솔레이션보다는 기복의 폭이 작죠. 플레이오프가 처음이지만, 이런 점에서 러셀은 큰 무대에서도 충분히 통할 것으로 봐요. 

이동환: 저는 LA 클리퍼스의 샤이 길저스-알렉산더, 랜드리 샤밋, 이비차 주바츠 3인방을 꼽고 싶습니다. 물론 클리퍼스가 1라운드에서 골든스테이트를 누르긴 힘들 것입니다. 하지만 그와 별개로 이들 셋의 기량과 활약은 상당한 관심을 받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정규시즌 후반기에 저 3인방이 활약만큼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다고 생각도 하고 있어요. 마침 플레이오프에서 세계 최고의 인기 팀인 골든스테이트를 만나는 만큼 이들의 성장이 더 많은 팬들에게 알려졌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생깁니다.

 

사진 제공 =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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