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이동환 기자] LG의 스피드 농구는 다음 시즌에도 이어질 수 있을까.

LG의 다사다난했던 시즌이 끝이 났다. 창원 LG 세이커스는 8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와의 4강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86-88로 패하며 플레이오프에서 최종 탈락했다.

올 시즌 LG는 성적과 재미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했다. 정규리그를 30승 24패 3위로 마무리했고, 2014-2015시즌 이후 4년 만에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는 데 성공했다. 6강 플레이오프에서는 KT를 꺾고 역시 4년 만에 4강행에 성공했다.

특유의 스피드 농구로 팬들에게 큰 재미를 선사하기도 했다. 덕분에 한동안 열기가 식었던 창원실내체육관은 올 시즌 다시 농구의 메카로 급부상했다. 창원을 방문하는 원정 팀 선수들마다 하나 같이 혀를 내두를 정도로 응원 열기가 뜨거웠다.

LG 스피드 농구의 중심에는 김시래, 조쉬 그레이, 김종규, 제임스 메이스 4인방이 있었다. 김시래와 조쉬 그레이는 빠르게 하프라인을 넘어가는 얼리 오펜스로 상대 수비에 균열을 일으키는 역할을 수행했다. 기동성을 갖춘 김종규와 메이스 역시 적극적인 속공 가담으로 트랜지션 공격에 힘을 보탰다. 

시즌 내내 현주엽 감독은 스피드 농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종규와 메이스가 리바운드를 확실히 단속한 뒤 속공을 통해 효율적으로 득점을 올릴 필요가 있다고 자주 밝혔던 바 있다. 

결과적으로 이 같은 구상은 성공을 거뒀다. 리그에서 가장 빠른 가드 2명과 높이와 기동성을 겸비한 빅맨 2명이 이끄는 얼리오펜스는 올 시즌 LG의 가장 큰 무기가 됐다. LG 관계자는 “그것이 현주엽 감독이 추구하는 LG 농구의 색깔”이라고 덧붙였다.

관건은 LG의 스피드 농구가 향후에도 유지될 수 있을 지다. 일단 현 시점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올여름 FA 자격을 얻는 김시래와 김종규를 잔류시키는 것이다. 김시래와 김종규가 얼리오펜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만큼, 둘이 이적할 경우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LG 관계자는 “김시래와 김종규를 모두 잔류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과연 LG는 다음 시즌에도 스피드 농구를 이어갈 수 있을까. 일단은 여름이 지난 뒤에 그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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