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청주, 원석연 기자] 멋진 패턴 플레이로 기선을 잡은 KB가 1차전 대승을 거뒀다. 

청주 KB스타즈는 지난 21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2018-2019여자프로농구 용인 삼성생명 블루밍스와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97-75로 승리했다. 

경기 후 염윤아는 1쿼터 KB의 첫 공격 상황, 패턴으로 만든 강아정의 3점슛이 들어가는 순간 승리를 예감했다고 했다. 

염윤아가 언급한 KB의 1쿼터 첫 공격을 돌이켜보자.

경기 시작 휘슬과 함께 박지수가 티아나 하킨스와 점프볼 경합에서 승리, 첫 공격권을 따냈다. 이어 염윤아가 오른쪽 45도에서 공을 쥐고 공격을 세팅한다. 강아정의 위치는 아직 위크사이드. 

 

이 때 심성영이 강아정에게 다가와 스크린을 건다. 강아정은 심성영의 스크린을 타고 반대 사이드로 가는 척하며 수비수 이주연을 속인 뒤 기습적으로 카일라 쏜튼과 박지수 사이 공간으로 파고든다. 

이주연이 뒤늦게 따라가보지만 이미 강아정이 통과한 쏜튼과 박지수의 ‘엘리베이터 문'은 굳게 닫혀 있다. 아무런 방해 없이 편하게 슛을 올린 강아정은 2019년 챔프전 첫 득점의 주인공이 됐다.

 

 

두 명의 스크리너가 마치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는 것처럼 스크린을 선다는 의미로 '엘리베이터 스크린(elevator screen)' 혹은 '엘리베이터 도어 스크린(elevator door screen)'이라 불리는 이 패턴 플레이는 과거 NBA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가 스테픈 커리를 위해 자주 사용했던 전술이다. 

22일 훈련장에서 만난 안덕수 KB 감독은 이에 대해 “예전에는 좀 썼던 패턴인데, 올 시즌에는 그것보다 다른 패턴을 많이 활용했다”면서 “오랜만에 썼는데 잘 됐던 것 같다. 자주 쓸 수 있는 패턴은 아니다. 스크리너가 한 명이라도 삐끗하면 공격자 반칙이 된다. 선수들에게 맡겼는데, 스스로 잘 해줬다”고 말했다.

득점의 주인공 강아정의 소감은 어땠을까. 

“(염)윤아 언니가 경기 전, 우리 팀은 골밑이 좋으니까 아마 상대(삼성생명)도 센터 수비에 중점을 둘 것 같다며 역으로 처음부터 외곽슛을 노려보자고 했다. 그렇게 나온 것이 엘리베이터 스크린이다.” 강아정의 말이다.

그는 “(카일라) 쏜튼 선수와 (박)지수와 뛰면 정말 든든하다. 이런 스크린 말고도 픽 게임으로 슛 찬스를 만들 때도 많다. 특히 쏜튼 선수와 지수, 윤아 언니까지 공격 리바운드를 정말 잘 따준다. 실패해도 잡아준다는 믿음이 있다 보니 나는 부담 없이 쏠 수 있다. 어제도 첫 슛이 들어가고 연달아 또 실패했는데, 결국 믿고 던지다 보니 성공률도 올라갔다”며 1차전 활약의 공을 팀원들에게 돌렸다. 

슛을 쏜 강아정은 물론 염윤아, 심성영, 쏜튼, 박지수까지 다섯 명 모두가 일조한 회심의 엘리베이터 스크린. 안덕수 감독의 통산 챔프전 첫 승리는 그렇게 탄생했다. 역대 WKBL 챔프전에서 1차전을 잡은 팀은 66.7% 확률로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사진 = SPOTV2 캡쳐, 이현수 기자 stephen_hsl@naver.com 

저작권자 © ROOKI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