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원석연 기자] WKBL 출범 이래, 플레이오프 1차전 패배팀이 챔피언 결정전에 오른 확률은 단 11.9%. 그러나 삼성생명은 3차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우리은행을 제압하고 2년 만에 챔프전에 섰다. 상대는 정규리그 1위의 '최강자' KB스타즈. 

정은순 KBSN 해설위원과 6인의 루키 기자단이 예상한 챔프전은 어땠을까? 

집계 결과, 7명 중 6명이 KB의 우승을 예측했다. 지난 플레이오프 예측 때, 우리은행의 승리를 예상했던 이들은 모두 KB쪽에 무게를 두었고, 그때와 마찬가지로 오직 이동환 기자만이 삼성생명의 승리를 예상했다.

<KB 승리 예측>

정은순 해설위원 (3-1) : 우리은행을 꺾고 올라온 삼성생명의 사기가 대단하다. 플레이오프에서 경기력도 좋았다. 그러나 3경기나 치르고 올라왔기 때문에 체력 문제를 무시할 수 없다. 물론 KB 역시 약점은 있다. 오랫동안 실전을 치르지 않았다. 경기 감각이 떨어진 KB가 1차전에서 헤맬 가능성이 있다. 삼성생명은 바로 이 1차전에서 승부를 봐야 한다. 1차전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시리즈는 KB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키플레이어는 삼성생명의 김한별이다. 김한별은 플레이오프 3경기에서 무려 25.3득점 4.7리바운드 6.3어시스트 1.3스틸이라는 믿기지 않는 활약을 펼쳤다. 게다가 김한별은 정규리그 32경기에서 12.8득점을 기록했는데, KB와 7경기에서는 13.6득점으로 오히려 더 높은 점수를 올렸다. KB는 김한별을 공수에서 빨리 지치게 하는 것이 관건이다.

박진호 기자 (3-1) : KB스타즈의 3승 1패 우세가 예상된다. 삼성생명의 기세와 분위기가 무섭지만 체력의 열세를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 WKBL에서 플레이오프를 거친 팀이 챔프전에서 먼저 기다리고 있던 팀을 상대로 체력적인 문제를 드러내지 않은 시리즈는 한 번도 없었다. 삼성생명은 반드시 1차전을 잡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일방적인 시리즈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박지수와 카일라 쏜튼이 버티는 KB를 상대로 정상적인 상태에서 붙어도 체력적인 열세를 피할 수 없다. 삼성생명의 주요 선수들은 우리은행과의 플레이오프 3차전 때도 체력적인 부하가 어느 정도 나타났다. 

가장 주목할 선수는 KB의 쏜튼이라고 본다. 삼성생명은 체력문제로 선수들의 발걸음이 무뎌지는 후반에 스피드와 파워를 앞세워 공격에 나서는 쏜튼을 저지하기가 버겁다. 게다가 쏜튼은 올 시즌 정규리그 삼성생명과의 7차례 맞대결에서 3라운드를 제외하고는 모두 20점 이상을 득점했다. 1쿼터 득점 비중이 높은 쏜튼은 삼성생명과의 경기에서는 1쿼터보다 3쿼터와 4쿼터에 더 많은 득점을 올렸다.

쏜튼이 얼마나 위력을 발휘하느냐와 삼성생명이 이것을 어떻게 막아내느냐가 가장 큰 분수령일 것 같다. 또한, 파울관리도 변수다. 플레이오프처럼 판정으로 인해 경기가 어지러워질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박상혁 기자 (3-1) : 박지수가 지키는 골밑도 수준급에 내외곽을 오가며 폭발적인 공격력을 자랑하는 카일라 쏜튼, 그리고 외곽의 강아정과 염윤아, 심성영 등 베스트 5 라인업이 안정적이다. 백업으로 뛸 센터 김수연과 김민정, 김현아, 김진영 등도 언제든 출격 대기 중이다. 

일단 KB스타즈는 챔프전에 선착해 충분히 휴식을 취하며 시리즈를 준비한 게 가장 큰 강점이다. 경기 감각이 떨어진다고 하지만 지금까지의 챔프전을 보면 이런 부분이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 무엇보다 삼성생명이 3경기를 치르고 올라오는 만큼 체력적 부담과 열세가 상당할 것이다. 

삼성생명은 우리은행을 잡는데 지대한 공로를 세웠던 김한별이 경기에 나서긴 하지만 3차전에서 빌링스에게 맞아 코뼈가 부러진 상태다. 체력적 열세에 정상 컨디션도 아니란 얘기. 또 김한별의 힘에 밀렸던 박지수가 지난 시즌과 달리 이제는 골밑에서 어느 정도 버티는 힘을 키웠다는 것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학철 기자 (3-0) : 삼성생명에게는 우리은행과의 시리즈를 3차전까지 치른 부분이 위협으로 다가올 것이다. 연이은 접전으로 주축 선수들 모두 풀타임에 가까운 출전 시간을 소화한 상황. 이러한 체력적인 열세는 삼성생명의 발목을 붙잡을 가능성이 크다. 

KB스타즈는 오랜 휴식을 취했기 때문에 시리즈 초반 다소 헤맬 가능성이 있다. 1차전 정도가 삼성생명이 해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시리즈 후반부로 갈수록 결국 KB스타즈가 유리하게 이끌어 나갈 것이라 본다. 1차전을 KB스타즈가 잡아낸다면 그대로 KB스타즈의 3승 무패 완승으로 끝날 가능성도 존재한다. 

김한별은 플레이오프의 히어로였다. 그러나 3차전 도중 코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입었다. 보호대를 하고 경기를 뛸 예정이지만 좋았던 경기력을 그대로 유지할지는 미지수. 부상을 안고 있는 김한별이 얼마만큼의 경기력을 보이느냐에 따라 삼성생명의 운명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최기창 기자 (3-1) : 삼성생명은 3차전까지 치르며 체력 소비가 매우 컸다. 게다가 박지수와 함께 카일라 쏜튼을 동시에 막아야 하기에 시리즈를 치를수록 삼성생명의 움직임이 다소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 힘과 힘으로 맞붙었던 우리은행전과는 다른 양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한다.

반면 KB스타즈는 박지수가 시즌 중반 이후 제 컨디션을 찾았다는 것이 긍정적이다. 쏜튼이 ‘멘붕’에만 빠지지 않는다면, KB스타즈가 시리즈를 접수할 것으로 보인다.

키플레이어는 강아정이다. KB스타즈는 페인트 존이 강점이다. 그러나 외곽 선수들의 활약이 없으면, 경기가 매끄럽게 흘러가지 않는다. 핵심은 강아정이다. 강아정이 터져야 박지수와 쏜튼에게도 기회가 열린다. 삼성생명 입장에서도 강아정의 매치업은 다소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 결국 강아정은 ‘갓아정’이 되어야 한다.

원석연 기자 (3-0) : KB의 일방적인 승리를 예상한다. 삼성생명은 우리은행과 플레이오프에서 배혜윤, 김한별, 이주연, 박하나 등 주전 5명 중 4명이 110분 이상을 뛰었다. 2쿼터에 외국인 선수가 뛸 수 있었다면, 티아나 하킨스 역시 충분히 100분을 넘길 수 있었던 상황. 그만큼 체력 소모가 컸다. 게다가 가장 중요한 1,2차전이 KB의 홈구장 청주에서 열린다는 것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요소.

키플레이어는 베테랑 염윤아다. KB의 정규리그 우승에는 스위치 디펜스가 있었고, 그 스위치 디펜스의 중심에는 염윤아가 있었다. 177cm의 신장은 상대 가드에게 부담스러운 높이. 거기에 경기당 1.9개의 스틸을 할 수 있는 타고난 손질 능력과 탁월한 팀 수비 이해도까지. 쏜튼이 KB 공격의 1옵션이라면, 염윤아는 KB의 ‘수비 1옵션’이다. 그의 수비는 언제나 기복 없이 계산이 서는 상수(常數)다.

<삼성생명 승리 예측>

이동환 기자 (3-2) : 의외로 높이에서 삼성생명이 앞설 수 있는 경기다. 정규시즌 맞대결을 돌이켜 보면 삼성생명은 김한별-배혜윤-하킨스 중 강아정이 마크하는 쪽을 포스트업 혹은 아이솔레이션 공격을 통해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모습을 보였었다. KB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쓰는 방법이 염윤아의 헬프 수비 적극성을 높이는 것인데, 임근배 감독이 이에 대한 공략법을 충분히 준비해왔을 가능성이 높다.

한편 KB는 박지수보다는 쏜튼이 트랜지션 게임을 통해 페인트존을 공략하며 공간을 넓히거나 박지수가 3점슛 라인 안팎을 오가며 스크리너가 되어 볼 핸들러를 살리는 공격을 많이 하는 편이다. 이는 볼 없는 선수들 간의 스플릿 컷을 많이 활용하는 우리은행과는 대조적인 부분인데, 이로 인해 삼성생명의 고민거리인 수비 커뮤니케이션 실수가 우리은행전에 비해 오히려 적어질 가능성이 높다. 박지수의 높이와 쏜튼의 트랜지션 게임을 제외하면 삼성생명이 KB를 두려워할 이유가 없는 시리즈다. 삼성생명에 충분히 승산이 있다.

키플레이어는 티아나 하킨스. 우리은행과의 시리즈 내내 하킨스는 파울 관리와 헬프 수비에 대해 미숙한 모습을 보였다. 박지수가 있는 KB를 상대로 하킨스가 비슷한 모습을 보인다면 엄청난 치명타가 될 것이다. 하킨스가 빠지면 순식간에 높이가 약해지고, 이로 인해 사이즈를 활용해 KB의 강아정을 괴롭히는 공격법이 실종된다는 점도 중요한 부분이다. 때문에 하킨스가 우리은행전보다는 파울 관리를 잘 해내고 수비에서 좀 더 집중력 있는 모습을 보이며 페인트존 실점을 최소화하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사진 = 이현수 기자 stephen_hs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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