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박상혁 기자] "한국에 온 걸 정말 잘한 것 같습니다. 좋은 추억을 선사해준 SK 나이츠 분들에게 감사합니다."

평소 팬들에게 다양한 이벤트로 재미를 선사하던 서울 SK 나이츠가 이번에도 한 건 했다. 그것도 미래의 농구선수를 꿈꾸는 일본 어린이들에게 재미와 함께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선사했다. 

SK는 지난 15일 서울 삼성 썬더스와의 올 시즌 마지막 S-더비이자 잠실 홈 경기에 서울일본인학교 농구부를 초청했다. 서울 일본인학교는 주로 서울에 거주하는 일본 상사 주재원의 자녀들이 재학하는 일본인학교로 초등학교와 중학교까지의 교과 과정을 이수하는 곳이다. 

그리고 '1인 1기'를 표방하는 일본 교육에 발맞춰 학교 내에 다양한 운동부가 있는데 이중에서 농구부가 SK 측에 단체 티켓을 요청했다고.

SK 구단 관계자는 "여러 단체 관람 요청이 있었지만 일본의 어린 친구들이 단체로 찾은 적은 없었다. 하지만 구단 입장에서 좋은 추억을 선물한다는 취지 하에 요청을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봄 방학을 맞아 일시귀국한 친구들을 제외한 나머지 10명이 참가했는데 SK 구단은 이들을 위해 코트 투어 프로그램에 참가시켰다. SK 선수가 아니라면 탈 수 없는 선수단 버스에도 타고 기자석 구경도 하고 마지막에는 코트 중앙에서 꿈에도 그리던 SK 선수들과 기념 사진까지 촬영하는 기쁨을 누렸다. 

일본인학교 학생들이라는 얘기에 SK 선수들은 "일본 사람이에요?"라고 물으며 친절하게 해줬고 이 말을 알아들은 학생들 역시 반갑게 웃으며 좋아했다고 한다.  

이중 가장 기쁜 추억을 안게 된 것은 초등학생인 나카야마 레온 군이다. 한국에 거주한 지 6년째가 되는 그는 유치원 시절부터 SK를 좋아했고 그중에서도 김선형 선수를 가장 좋아했다고. 지난 10일 열린 DB 전에 엄마와 누나 등 가족들과 경기장을 찾아 그토록 좋아하는 선형이 형과 사진까지 찍는 영광을 누렸다. 

원래는 경기 종료 후 하는 사인회 참가 방법을 알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다가 사인회를 위해 일찌감치 나와 있는 김선형을 보고 엄마인 나카야마 에리코 씨가 아들을 위해 얼굴에 철판을 깔고 찾아가 사진 촬영 요청을 했고 김선형 선수가 흔쾌히 허락하며 사진 촬영을 할 수 있었다 한다. 이날 선수단과의 기념 사진 촬영 때 레온 군을 알아본 김선형 선수가 먼저 말을 걸어와 그 누구보다 기뻐했다고. 

사실 레온 군은 김선형 선수와 같은 가드 포지션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작은 신장 때문에 실제 농구부 훈련이나 경기에서는 위축된 플레이를 많이 했다. 하지만 10일 경기에서 장신 선수들이 즐비한 상대 골밑을 저돌적으로 파고드는 김선형의 모습을 보고 '선형이 형처럼 농구를 잘하고 싶다'며 긍정적인 마인드로 바뀌었다고 한다.

마침 레온 군 가족은 아버지의 일 때문에 일본으로 다시 귀국을 하게 됐다. 이에 어머니인 에리코 씨가 아들에게 마지막 추억을 만들어 주기 위해 아들이 좋아하는 농구, 특히 SK 경기 관람을 추진한 것.

구단 관계자를 통해 사연을 들은 김선형은 특별히 자신이 입던 유니폼에 'To 레온' 이라는 문구와 함께 사인까지 해서 레온 군에게 전달했다. 평소 동경하던 선형이 형의 실착 사인 유니폼을 입은 레온 군은 너무 기쁘고 좋아했다고 한다. 
  
나카야마 에리코 씨는 "이 유니폼은 우리 집의 가보로 남길 생각이다.(웃음) 한국에 와서 정말 다행이고 특히 지난 15일은 한국 생활 최고의 날인 것 같다. 아들과 가족에게 좋은 추억을 선사한 SK 구단에도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일본에 돌아간 뒤에도 다음 시즌에 시간을 내 경기를 보러 오고 싶다. 일본에서도 SK 구단을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사진 = KBL, 나카야마 에리코 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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