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박상혁 기자] 그 어떤 난관도 현대모비스의 우승을 막을 수는 없었다.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는 9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정규리그 부산 KT 소닉붐과의 경기에서 90-79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현대모비스는 39승 11패가 되며 남은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었다. 현대모비스의 정규리그 우승은 4년 만이다. 

현대모비스의 정규리그 우승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물론 시즌 초반부터 상위권을 지켰고 거의 매 라운드 1위를 달리며 우승까지 차지했지만 여러 악재가 적지 않았다. 그중 가장 큰 것은 역시 선수들의 부상이었다. 

먼저 팀의 미래이자 기둥인 센터 이종현이 부상으로 쓰러졌다. 이종현은 지난해 12월 30일 고양 오리온과의 원정 경기에서 왼쪽 슬개건 파열 부상을 당했다. 그리고 병원 진단을 받던 중 왼쪽 십자인대 파열 부상을 추가로 발견했다. 사실상 시즌 아웃 판정이나 다름없었다. 

이렇게 이종현이 빠진 빈자리는 시즌 초반에는 함지훈이 메웠고, 중반 이후부터는 배수용과 아이라 클라크가 메웠다. 이종현의 합류 이후 출전시간이 줄어들었던 함지훈은 많은 시간을 코트에서 누비며 '함던컨' 시절의 경기력을 되찾았다. 여기에 군에서 제대한 배수용과 디제이 존슨을 대신해 합류한 '시계형님' 클라크 역시 변함없는 활약으로 이종현의 공백을 메웠다. 물론 골밑에서 중심을 잡아준 라건아의 존재도 빼놓을 수 없다.   

한편, 이종현은 1월 2일 슬개건 부상 수술을 받은 후 재활에 매진하다 지난달 25일 왼쪽 전방 십자인대 파열 수술까지 마쳤다. 한쪽 다리에 두 번이나 수술을 한 만큼 복귀까지는 충분한 시간을 둘 생각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수술은 잘 마쳤다. 재활을 지켜봐야 할 것 같지만, 일단 재활 기간만 10개월을 생각하고 있다. 다음 시즌 개막전 출전 여부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외곽을 사수하던 두 가드 양동근과 이대성도 부상을 피할 수 없었다. 먼저 이대성이 이상을 호소했다. 이대성은 지난해 12월 22일 인천 전자랜드와의 경기 후 종아리 통증을 호소하며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지난 1월 10일 LG 전에서 복귀할 예정이었지만, 급작스럽게 다시 통증을 호소해 복귀가 불발됐고 정밀 진단 결과 종아리 통증과 더불어 왼쪽 햄스트링 부상이 확인돼 4주 진단을 받았다.

양동근은 지난 1월 10일 LG와의 원정 경기에서 4쿼터 도중 발목 부상을 입었다. 양동근의 부상은 오른쪽 발목 인대 파열. 역시 복귀까지 2~3주가 걸리는 부상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올스타 브레이크를 2경기 정도 앞두고 난 시점에서 두 선수가 부상을 당했다는 것. 이 두 경기를 비롯해 2월 2일까지 동안 박경상을 비롯해 손홍준, 김광철 등이 형들의 빈자리를 메우며 분투했다.

이런 후배들의 활약 속에 양동근과 이대성은 1월말까지 치료와 재활에 전념할 수 있었고 2월 2일 경기에 나란히 복귀해 팀에 30승을 선사했다. 

다만 공교롭게도 두 선수가 복귀한 2일 KT 전에서 이들을 대신하던 박경상이 어깨 부상을 당하기도 했지만 양동근과 이대성이 그 공백을 적절히 메우며 정규리그 우승에까지 이를 수 있었다. 

따지고 보면 현대모비스가 주축 선수들의 잇단 부상에도 정규리그 우승을 거둘 수 있던 것은 포지션별로 풍부한 멤버를 많이 보유했기 때문이었다. 양동근과 이대성, 문태종, 오용준, 함지훈, 이종현, 섀넌 쇼터, 라건아, 아이라 클라크 등은 모두가 어떤 팀에 내놔도 즉시전력감에 속하는 선수들이다. 

하지만 이중에서 이대성과 이종현 정도를 제외하면 모두 노장에 속하는 선수들이기 때문에 체력적인 부담도 고려해야 했다. 시즌 전 유재학 감독이 FA를 통해 많은 선수들을 데려온 것도 부상 위험보다는 체력적으로 선수들이 힘들 것을 대비해 최대한 많은 가용 인원을 마련한 것인데 결과론적으로 잦은 부상에도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해결책이 되었다. 

이런 현대모비스의 선수 구성은 정규리그에 이어 플레이오프에서도 톡톡히 한 몫을 할 전망이다. 선수들 대부분이 우승 경험이 있거나 큰 경기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들이기 때문이다. 체력적인 열세도 풍부한 가용 인원으로 미리 대비해놓은 상태. 현대모비스의 질주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사진 =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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