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최기창 기자] “제가 진짜 농구를 오래 하기는 했군요.”(웃음)

아산 우리은행 위비는 8일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OK저축은행 읏샷과 정규리그 마지막 맞대결을 펼친다. 

비록 순위는 결정됐지만, 이날 경기는 우리은행에 중요하다. 만약 임영희가 경기에 나선다면, 정규리그 600경기 출장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하기 때문이다.

마산여자고등학교를 졸업한 임영희는 1999년 신세계 쿨캣 여자농구단에 입단했다. 이후 ‘2000년 겨울리그’를 제외한 전 시즌을 소화하며 성실함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특히 2009-2010시즌을 앞두고 우리은행으로 이적한 뒤 위성우 감독이 우리은행 사령탑으로 부임한 2012-2013시즌부터 ‘우리은행 왕조’를 건설하는 데 큰 공을 세웠다. 2012-2013시즌에는 정규리그 MVP와 챔피언 결정전 MVP를 동시에 석권했고, 2013-2014시즌에도 챔피언 결정전 MVP에 올랐다. 

임영희는 “솔직히 600경기 출장이 실감 나지 않는다. 아직은 덤덤하다”고 반응했다.

또한 “주변에서 600경기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생각해보니 내가 진짜 농구를 오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웃음) 농구 인생을 되돌아보게 된다”고 말했다. 이후 “600경기라고 특별하게 기대하는 건 없다. 시즌 중 한 경기라고 생각한다. 올 시즌 중에 기록을 달성할 수 있어서 감사한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지금은 600경기를 앞둔 임영희지만, 물론 위기도 있었다. 농구공을 손에서 놓을 뻔한 적도 있다. 

임영희는 “우리은행으로 이적하기 전에 은퇴를 고민했다. 농구를 하면서 많이 힘들었던 시기였다. 다행스럽게도 그 상황을 잘 이겨냈다. 돌이켜보면, 우리은행으로의 이적이 내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우리은행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은 좋은 기회였다”고 했다. 

그는 프로 생활 중 위성우 감독 부임 첫해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돌아봤다. 

임영희는 “요즘에는 어제 일도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너스레를 떤 뒤 “위 감독님 오시고 첫 시즌에 바로 우승했을 때가 생각난다. 훈련을 정말 힘들게 했고, 우승을 차지했다. 천당과 지옥을 왔다 간 것”이라고 떠올렸다. 

또한 “지난 시즌에 우승한 것도 기억에 남는다. 주변에서 (우승이) 매우 어렵다고 평가했다. 실제로도 쉽지 않았다. 그것을 잘 극복한 뒤 우승을 해서 생각이 난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에서 우리은행 선수단은 모두 임영희의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선다. 임영희의 어시스트가 임영희의 득점으로 연결되는 장면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그는 “기분이 좋기도 하지만, 쑥스럽기도 하다. 많이 놀랐다. 구단에서 이런 뜻깊은 이벤트를 준비해주셔서 감사한 마음이 크다”라고 했다. 

이후 “오늘은 내 600경기이기도 하지만, 시즌 마지막 홈경기이기도 하다. 올 시즌 아산시민들이 정말 많은 응원을 보내주셨다. 그 부분에 조금이나마 보답할 수 있게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사진 = 이현수 기자 stephen_hs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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