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이동환 기자] 분명 추락할 것 같았다. 그런데 오히려 상승세를 타고 있다. 험난한 서부에서 여전히 플레이오프권에 올라 있는 LA 클리퍼스 이야기다.

4일(이하 한국시간) 기준으로 LA 클리퍼스는 36승 29패 승률 55.4%를 기록하며 서부지구 7위에 올라 있다. 9위 새크라멘토와의 승차는 3.5경기로 다소 여유 있게 벌려둔 상황이다. 오히려 6위 유타와의 승차가 1.5경기에 불과하다. 정규시즌 일정을 17경기만 남겨뒀는데 현재 페이스대로라면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의아한 일이다. 지난 2월 7일 클리퍼스는 주전 포워드인 토바이어스 해리스를 보반 마르야노비치, 마이크 스캇과 함께 필라델피아로 트레이드했다. 그 대가로 윌슨 챈들러, 랜드리 샤밋, 마이크 무스칼라, 1라운드 지명권 2장, 2라운드 지명권 2장을 받아왔다. 누가 봐도 올 시즌 성적보다는 미래를 바라보는 트레이드였다. 현지 언론 역시 이 트레이드를 단행한 클리퍼스에 대해 ‘오는 여름 FA 시장에서 큰손이 될 준비를 마쳤다’고 조명했다.

특히 55경기에서 평균 20.9점 7.9리바운드 야투율 49.6% 3점슛 성공률 43.4%를 기록한 해리스의 공백이 클 것으로 전망됐다. 전반기 활약만 놓고 보면 해리스는 올스타에 선정돼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대활약을 펼친 선수였다.

하지만 클리퍼스는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이 트레이드 이후에도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트레이드 이후 치른 10경기에서 7승 3패를 기록했다. 보스턴, 새크라멘토를 원정에서 잡아냈고 험난한 유타 원정 경기에서도 접전을 만들어냈다. 클리퍼스는 2월부터 12경기 중 10경기를 원정에서 치르는 끔찍한 일정을 소화했는데, 결국 이 일정을 8승 4패라는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했다. 그 결과 서부 6위 자리도 무난하게 지키는 중이다.

가장 큰 원동력은 로스터 뎁스다. 이적생 랜드리 샤밋과 이비차 쥬바치가 선발로 괜찮은 활약을 보이는 가운데 벤치에서 출전하는 루 윌리엄스와 몬트레즐 해럴이 여전히 막강한 득점력을 보여주고 있다. 선발과 벤치의 경기력 차이가 크지 않다 보니 경기의 어느 시점에도 상대를 괴롭힐 수 있다. 닥 리버스 감독의 용병술도 상승세를 이끄는 요인이다.

다닐로 갈리나리가 커리어에 남을 건강한 시즌을 보내며 구심점 역할을 훌륭히 소화하고 있는 부분도 인상적이다. 1월 중순부터 10경기 정도 부상으로 잇따라 결장했던 갈리나리는 이후 치른 9경기에서 평균 26.8분 출전해 18.0점 5.9리바운드를 기록 중이다. 야투 기복이 다소 있으나 이만하면 괜찮은 활약이다.

올스타 휴식기 이후 거세게 추격해올 것으로 예상됐던 중하위권 팀들의 페이스가 오히려 떨어져 있는 것도 클리퍼스에겐 호재다. 9위 새크라멘토(31승 31패, 현재 3연패), 10위 LA 레이커스(30승 33패, 현재 2연패), 11위 미네소타(29승 33패, 현재 2연패) 모두 현재 연패에 빠져 있다.

클리퍼스는 5일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연고지 라이벌 LA 레이커스와 맞대결을 펼친다. 이 경기에서 승리할 경우 플레이오프 티켓 확보 가능성은 더 올라갈 전망이다.

 

사진 제공 =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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