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이동환 기자] “어떤 마음으로 그렇게까지 하는지 나는 알 것 같다. 그런 열정을 가진 사람을 보면 너무 좋다”

현대모비스 이대성은 KBL을 대표하는 노력파 선수다. 오죽하면 주변에서 몸에 탈이 날까 걱정을 할 정도다. 올 시즌 중에는 3점슛이 말을 듣지 않자 새벽에 체육관에 나가 3점슛 1,000개를 던진 적도 있었다. 유재학 감독과 조동현 코치도 이대성의 노력에 대해서는 엄지손가락을 치켜든다. 

“지금껏 대성이 만한 열정이 있는 선수가 있었나 싶다. 대성이가 성공 못하면 진짜 세상이 불공평한거다. 분명히 더 나아질 것이라고 믿는다” 지난 11월 조동현 코치가 한 말이다.

최근 WKBL에서도 엄청난 노력으로 화제를 모은 선수가 있었다. 우리은행의 신인 박지현이다. 

올 시즌 박지현은 57.1%(16/28)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 중이다. 데뷔 당시 슈팅이 약점으로 지적됐던 것과는 전혀 상반된 결과가 나오고 있다. 반전을 일궈낸 바탕에는 많은 훈련량이 있었다. 공교롭게도 그의 노력도 숫자 1,000과 관계가 깊다.

“하루에 슈팅을 1,000개씩 던지고 있다. 오전에 200개, 오후에 200개, 훈련 끝나고 던지고 야간에도 또 던진다” 박지현이 밝힌 비화다.

슈팅 1,000개 훈련의 선배(?)격인 이대성은 박지현의 이런 모습을 어떻게 생각할까? 지난 1일 오리온전이 끝난 후 인터뷰실을 찾은 이대성에게 박지현의 훈련에 대해 물었다. 이대성은 “알고 있다. 박지현이 하루에 1,000개씩 슛을 던진다는 이야기를 기사에서 봤다”라고 말했다.

그는 하루에 1,000개의 슈팅을 던지는 것이 무척 힘든 일이라고 강조하며 혀를 내둘렀다.

“그렇게 슛을 던지면 손목이 정말 아프다. 끊어질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다. 나는 하루에 1,000개 시도가 아니라 1,000개 성공을 목표로 훈련을 해본 적이 있다. 그런데 결국 중단했다. 슛을 던지다가 손목이 끊어질 것 같고 이러다가는 문제가 생길 것 같아서 멈췄다. (박지현처럼) 나눠서 하면 그래도 손목이 부담이 덜할 것이다. 그렇게 안 던지던 선수가 갑자기 숫자를 그렇게 늘리면 기계가 아닌 이상 당연히 탈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대성의 말이다.

 

이대성은 “그런 훈련을 하는 박지현의 마음이 어떤 마음인지 알 것 같다”며 공감과 응원을 전했다.

“나 같은 경우는 (농구에 대해) 정말 간절하고 절박한데 현실에서는 농구를 너무 못하는 게 스트레스였다. 쉬는 시간에 뭐라도 하지 않으면 미쳐버릴 것 같아서 그렇게라도 했다”

“박지현 같은 마음을 가지고 행동하고 훈련하는 선수가 결국은 더 높은 곳에 올라가고 정상에 올라갈 것이라고 믿는다. 그런 에너지와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언젠가 정상에서 본인이 원하는 농구를 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대성은 “하루에 슈팅 1,000개를 던지는 마음과 열정 자체가 너무 좋다”고 덧붙이며 말을 이어갔다.

“박지현 같은 열정과 에너지를 가진 사람들이 나는 너무 좋다. 어린 유망주가 그렇게 했다는 게 대단하다. 무엇보다 박지현은 동년배에서 최고에 올라 있는 선수가 아닌가. 그런 친구가 그렇게까지 하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이대성은 “세대가 지나면서 선수들의 마인드나 농구에 대한 인식도 점점 더 프로페셔널해지는 것 같다”며 유망주들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미국에 있는 양재민과도 연락을 한다. 내가 브리검영 대학 시절에 겪고 느낀 것을 거의 그대로 경험하는 것 같더라. 꾸준히 조언을 해주고 있다. 혼자 얼마나 불안하고 초조하고 힘들겠나. 얼마나 외롭겠나. 하지만 양재민, 박지현 같은 열정을 가지고 농구를 대하는 선수는 언젠가는 더 높이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노력파 이대성과 박지현은 실제 리그 판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대성은 부상 복귀 후 현대모비스의 상승세를 이끄는 중이다. 박지현 역시 최근 맹활약을 이어가며 우리은행의 미래로 확실히 낙점받은 상태다. 박지현의 활약 덕분에 우리은행은 실낱 같은 정규리그 1위 탈환 가능성을 아직 놓치지 않고 있다.

 

사진 제공 = KBL, WKBL

저작권자 © ROOKI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