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청주, 최기창 기자] 염윤아가 KB스타즈 통합 우승의 마지막 조각이 될 수 있을까?
청주 KB스타즈는 3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2018-2019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부천 KEB하나은행과의 경기에서 71-65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5연승에 성공하며 27승 6패가 된 KB스타즈는 남은 경기에 상관없이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KB스타즈가 정규리그에서 우승컵을 차지한 것은 지난 2002 겨울리그와 2006 여름리그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특히 단일리그를 시행한 2007-2008시즌 이후 처음으로 정규리그 왕좌에 올랐다.
이번 우승은 베테랑 염윤아에게도 남다르다.
지난 2006 WKBL 신입선수 선발회에서 2라운드 전체 11순위로 프로에 입단했다. 그러나 프로의 벽은 높았다. 2007-2008시즌 26경기에서 평균 8분 31초 1.9점이라는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이후 팀을 이탈해 실업팀인 동아백화점으로 잠시 ‘소풍’을 떠났다.
그는 2009-2010시즌 다시 신세계로 돌아왔다. 그러나 여전히 그의 자리는 없었다. 이후 5시즌 동안 평균 출전 시간이 5분 30초를 밑돌았다.
빛을 보기 시작한 때는 2014-2015시즌부터다. 궂은일을 도맡아 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고, 평균 출전 시간도 13분 26초로 늘어났다. 2015-2016시즌부터는 팀의 핵심으로 거듭나며 20분 이상의 출장 시간을 기록했다. 마침내 2017-2018시즌에는 평균 29분 54초 동안 평균 8.1점 4.1리바운드 3.8어시스트도 커리어 하이 작성했다.
포지션도 변경했다. 프로 데뷔 이후 줄곧 포워드로 활약하던 그였지만, 2015-2016시즌부터는 가드도 소화하기 시작했다. 지난 2017-2018시즌에는 줄곧 하나은행의 주전 포인트가드로 경기를 소화했다.
그는 지난 시즌을 마치고 FA 자격도 획득했다. 원소속팀인 하나은행과는 협상이 결렬됐지만, KB스타즈가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수비와 리딩, 근성, 성실함에 높은 점수를 줬기 때문이다. 결국 염윤아는 2018-2019시즌을 앞두고 계약 기간 3년 연봉 2억 5,500만 원이라는 잭팟을 터트리며 KB스타즈에 둥지를 틀었다.
처음에는 ‘오버 페이’ 논란도 있었다. 그러나 그는 실력으로 비난을 잠재웠다. 1번과 2번을 오가며 공수에서 팀을 조율했다. 가장 큰 장점인 수비와 궂은일은 물론 결정적인 순간에 한 방을 터뜨리는 모습도 있었다.
박지수와 카일라 쏜튼을 살리는 역할 역시 염윤아의 몫이었다. KB스타즈는 지난 시즌까지 박지수의 장점인 높이를 유기적으로 활용하지 못했다. 하지만 염윤아 가세 이후 박지수와 쏜튼을 활용한 다양한 공격이 불을 뿜었다. 앞선에서 미스매치가 잘 나지 않는다는 것도 그의 가치를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그는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한 이날 경기에서도 15점 5리바운드 4어시스트 4스틸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매 시즌 선수 생활 지속 여부 자체를 고민하던 미운오리새끼가 백조로 거듭난 셈이다.
챔피언 결정전에서도 염윤아의 활약은 필수다. 우리은행과 삼성생명 모두 가드진이 강한 팀이기 때문. 우리은행은 박혜진이라는 리그 MVP급 가드가 있고, 삼성생명 역시 국가대표 박하나를 비롯해 신성 이주연과 윤예빈 등이 버티고 있다. 결국 염윤아는 상대의 주득점원을 일차적으로 봉쇄해야 하는 임무가 있다. 적어도 대등한 경기력을 선보여야 한다.
꾸준한 성장을 통해 스스로 ‘대기만성’형 선수임을 증명한 염윤아가 KB스타즈의 첫 통합우승 달성을 통해 우승 청부사로 거듭날지 이목이 쏠린다.
사진 = 이현수 기자 stephen_hsl@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