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청주, 최기창 기자] 수능 시험은 좋은 성적을 받았다. 이제 남은 것은 통합 우승이다. 

청주 KB스타즈는 3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2018-2019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부천 KEB하나은행과의 경기에서 71-65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5연승에 성공하며 27승 6패가 된 KB스타즈는 남은 경기에 상관없이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KB스타즈가 정규리그에서 우승컵을 차지한 것은 지난 2002 겨울리그와 2006 여름리그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특히 단일리그를 시행한 2007-2008시즌 이후 처음으로 정규리그 왕좌에 올랐다. 

안덕수 감독에게도 이번 시즌 정규리그 우승은 특별하다. 부임 이후 세 번째 시즌 만에 이뤄낸 쾌거이기 때문이다. 

KB스타즈는 2015-2016시즌을 마치고 안덕수 감독을 신임 사령탑으로 임명했다. 젊은 감각으로 구단의 변화를 이끌 것이라는 기대를 품었다. 

하지만 부임 초반부터 다양한 문제가 그의 발목을 잡았다. 2016-2017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영입한 키아 스톡스가 KB스타즈 합류 대신 중국 무대를 선택하며 공백이 생겼다. 2016-2017 WKBL 신입선수 선발회에서 전체 1순위로 박지수를 영입하는 행운을 누렸지만, 그가 부상과 청소년 대표팀 합류로 12월에서야 데뷔 무대를 치를 수 있었다. 또한 홍아란이 시즌 도중 팀을 이탈했다. 

그러나 온갖 악재 속에서도 막판 플레이오프 경쟁의 승자는 KB스타즈였다. KB스타즈는 14승 21패를 기록하며 3위로 플레이오프 진출 티켓을 따냈다. 4위 신한은행과는 동률이었고, 6위 하나은행과는 단 한 경기 차이였다. 

절치부심한 KB스타즈는 박지수를 앞세워 2017-2018시즌 내심 우승을 노렸다. 그러나 시즌 막판 우리은행의 기세에 눌려 플레이오프 진출에 만족해야 했다. 플레이오프에서는 신한은행과 치열한 승부를 펼쳤고, 챔프전에 선착했던 우리은행을 만나기도 전에 힘을 뺐다. 결국 챔피언 결정전에서 3연패를 당하며 아쉽게 무릎을 꿇었다. 

KB스타즈 이번 시즌 구호를 ‘기필코 우승이다!’로 정한 뒤 다시 담금질에 돌입했다. 안덕수 감독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양쪽 무릎을 모두 수술했다. 퇴원한 뒤에는 선수들과 함께 꾸준히 호흡했다. 지난 비시즌 태백 전지훈련 때도 선수단이 뛰는 코스를 함께 소화하며 구슬땀을 흘렸다. 

물론 이번 시즌을 앞두고도 다양한 악재가 있었다. 핵심 박지수가 비시즌 동안 WNBA 진출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2018 FIBA 여자농구월드컵 등 굵직한 대회에 출전해 자리를 비웠다. 손발을 맞출 시간이 부족했고, 몸 상태도 좋지 않았다. 시즌 도중에는 강아정이 발목 통증으로 자리를 비웠다.

하지만 안덕수 감독은 조급함을 쉽게 드러내지 않았다. 박지수가 제 모습을 찾을 수 있도록 꾸준하게 기다렸다. 또한 강아정이 무리하게 돌아오지 않도록 배려하는 모습도 있었다.

 지난해 12월 KEB하나은행과 삼성생명, 신한은행에 3연패를 당했을 때도 다양한 방법으로 선수들을 독려하며 선수단을 지도했다. 결국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KB스타즈는 팀 창단 최다 연승인 13연승을 기록하며 선두 자리를 탈환했고, 마침내 그토록 고대하던 정규리그 우승컵을 차지했다.

안 감독의 지도력은 선수단 구성의 변화에서도 나타난다. 변연하와 홍아란이 팀을 떠났지만 다양한 선수들을 활용해 팀을 다시 꾸렸다. 이전까지 크게 활약하지 못했던 심성영과 김민정이 안 감독 부임 이후 꾸준하게 기회를 받으며 팀의 핵심으로 성장했다. 김진영과 김현아도 팀에서 필요로 하는 식스맨으로 거듭났다. 

물론 안덕수 감독의 도전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의 목표는 당연히 통합 우승이다. 안 감독의 지도력과 인내의 결실도 챔프전에서 더욱 빛을 낼 것으로 보인다. 

안덕수 감독은 이전까지 우승과 인연이 멀었다. 일본 규슈산업대 4학년 재학중이던 1996년, 서일본대회 우승이 마지막 우승이었다. 국내에서는 1989년 삼일중학교 시절 종별대회 우승이후 처음 우승이다. 지도자로서도 일본 WJBL 샹송 코치 시절, 준우승을 거둔 것이 최고 성적.

이번 정규리그 우승으로 안 감독은 23년 만의 우승이자 30년 만의 국내 대회 우승, 그리고 지도자로서의 첫 우승을 수확했다.

3번째 도전 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어낸 안덕수 감독이 내친김에 팀의 첫 번째 통합 우승까지 이끌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 = 이현수 기자  stephen_hs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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