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최기창 기자] 인천 신한은행 에스버드는 현재 최하위다. 지난 24일 용인 삼성생명 블루밍스를 87-75로 꺾으며 마침내 시즌 5번째 승리를 거뒀지만, 탈꼴찌는 불가능하다. 

이번 시즌 신한은행은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 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외국인 드래프트에서 선발한 나탈리 어천와의 합류가 불발된 이후 유승희가 박신자컵 도중 무릎을 다쳐 수술대에 올랐다. 이경은 역시 시즌을 치르던 도중 무릎 통증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고, 시즌 중반 허리가 아팠던 김단비도 최근 세 경기 연속 허리와 아킬레스건 통증으로 출장하지 못했다. 여기에 김아름도 경기 도중 십자인대가 손상됐다. 

하지만 부상 악재 속에서도 수확이 있다. 바로 유망주 한엄지와 김연희다. 

한엄지는 지난 2017 WKBL 신입선수 선발회에서 1라운드 전체 5순위로 신한은행 유니폼을 입은 유망주다. 그러나 입단 직후 신우신염 진단을 받아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2017-2018시즌이 되어서야 1군 무대에 출장했다. 하지만 기대했던 2017-2018시즌에는 단 8경기 출장에 그쳤다. 

그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변화를 모색했다. 코칭스태프의 조언을 통해 포지션을 바꾸기로 한 것이다. 고교 시절 주로 센터를 담당했던 한엄지는 지난 비시즌 동안 앞선 수비에 큰 공을 들였다. 일단 변화는 성공적. 그는 올 시즌 무려 30경기에 나서며 앞으로 신한은행을 책임질 식스맨으로 거듭났다. 특히 최근 3경기에서는 평균 15점 9.3리바운드 2.7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한엄지의 팀 선배 김연희는 선일여고 출신으로 지난 2015 WKBL 신입선수 선발회에서 1라운드 전체 4순위로 신한은행 유니폼을 입었다. 187cm라는 큰 신장이 장점이었지만, 프로의 벽은 높았다. 지난 시즌까지 개인 통산 1군 경기 출장이 단 세 경기에 그친다. 

김연희 역시 이번 시즌을 앞두고 누구보다 구슬땀을 흘렸다. 코칭스태프와 함께 마음을 다잡았다. 특히 비시즌 내내 정선민 코치에게 일대일로 조련을 받으며 기량이 급상승했다. 그는 이번 시즌 28경기에 출장해 평균 13분 29초를 소화했다. 

둘은 7연패를 끊어낸 24일 삼성생명전에서 맹활약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선발 출장한 한엄지는 35분 35초 동안 15점 6리바운드를 기록했고, 교체로 투입된 김연희는 17분 42초 동안 18점 4리바운드를 올렸다.

둘은 서로에게 큰 자극이기도 하다. 한엄지와 김연희는 연습 때 서로를 상대한다. 이는 서로의 발전에 큰 도움이 된다. 김연희는 상대적으로 외곽 수비가 미숙하다. 반면 한엄지는 페인트 존에서 버티는 힘이 다소 부족한 편. 둘은 서로 일대일을 하면서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우고 있다. 

김연희는 “(한)엄지랑 한 시간 정도 일대일을 한다. 그때 연습한 것이 시합에도 큰 도움이 된다. 자리를 잡거나 발 빠른 센터들을 따라가는 연습이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여전히 부족한 점도 많다. 한엄지가 팀의 의도대로 4번 수비가 가능한 3번으로 성장하려면, 3점슛 능력이 필수다. 그러나 그는 슛 거리가 다소 짧다. 김연희도 마찬가지다. 발이 다소 느리다는 단점이 있다. 

사령탑 신기성 감독도 “(한)엄지는 아직 3점슛 능력이 부족하다. (김)연희도 조금 더 여유 있게 스텝을 놓아야 한다. 또한 빠른 선수들도 따라다닐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둘은 패기가 있었다. 부족한 점을 보완해 더 좋은 선수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다. 

한엄지는 “포지션 변경이 쉽지는 않다. 당연히 3점슛도 던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내가 하는 것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한다. 더 열심히 연습해서 만들어야 한다”고 다짐했다.

김연희는 “아무래도 상대에 빠른 센터가 있으면 출장 기회가 적은 편이다. 하지만 현재 외곽에서 공격자를 따라다니는 것도 연습하고 있다. 지금은 조금 외곽 수비에 재미를 붙였다”며 “남은 경기에서 빠른 센터들도 막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의 두 어린 선수가 신한은행 세대교체의 신호탄이 될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 = 이현수 기자 stephen_hs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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