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박진호 기자] 파죽의 13연승을 달린 KB가 정규리그 우승에 조금 더 다가섰다. 11일 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부천 KEB하나은행과의 경기에서 77-61로 이긴 청주 KB스타즈는 22승 5패가 되며 2위 우리은행과의 차이를 2경기로 벌렸다.

상대 전적에서의 우위를 확정한 KB는 우리은행과 동률을 기록해도 우승을 차지한다.

남은 8경기에서 6승을 더하면 우리은행이 잔여 경기를 모두 이겨도 자력 우승이 확정되는 것. 현재 0.815의 승률을 기록 중인 KB는 지금의 흐름을 유지하면 정상에 오를 수 있다. 전승을 거두고 KB가 3경기 이상 패해야 우승이 가능한 우리은행보다는 확실히 유리하다.

KB에게는 다음 삼성생명부터 이어지는 4경기가 우승 결정의 가장 큰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KB는 가용인원이 많은 것에 비해 주전급 선수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팀. 

염윤아, 심성영, 강아정, 카일라 쏜튼, 박지수의 선발 라인업에 식스맨 김민정 등 6명이 대부분의 시간을 소화하고 있다. 염윤아(평균 35분 33초), 강아정(평균 35분 32초), 박지수(평균 34분 9초)가 평균 34분 이상을 소화했다. 올 시즌 평균 출전시간 순위 10위 안에 3명이 올라있는 것은 KB가 유일하다. 평균 33분 이상을 뛴 선수가 한 명도 없는 하나은행과는 대조적.

이러한 KB로서는 15일부터 시작되는 4연전이 그다지 반갑지 않다. 

KB는 오는 15일 삼성생명과의 경기를 시작으로 17일 OK저축은행, 20일 신한은행, 23일 우리은행 등 9일간 4경기를 치른다. 이중 3경기는 원정 경기. 여자 농구가 홈경기의 이점이 크게 작용하지는 않는 종목이기는 하지만, 정규리그 막판에 몰린 일정은 분명 부담이다.

WKBL의 경기 일정은 각 구단 국장들이 직접 참석해 결정한다. 타이틀 스폰서 팀의 개막전 1경기만 우선 배정하고, 나머지 경기는 구단 관계자의 직접 추첨을 통해 일정을 결정하는 것. 따라서 시즌 막판에 일정이 몰리거나, 중간에 경기 간격이 지나치게 벌어져도 남 탓을 할 수는 없다.

안덕수 KB 감독은 11일 경기를 마친 후 “우리은행과 어려운 경기를 펼치고 이틀 만의 경기라 오늘도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어했는데, 잘 극복해줬다. 9일간 4경기를 치르는 것은 분명 부담이다. 하지만 모든 팀이 같은 상황인 만큼 잘 준비해보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두 경기 연속 더블더블을 기록한 박지수는 “1쿼터에 다리 근육이 올라와서 2쿼터 초반을 못 뛰었다. 체력적으로 분명히 힘들다. 다른 언니들도 같은 상황이었을 텐데 다들 정신력으로 버틴 것 같다. 작년에는 11연승을 할 때 마냥 좋고 연승에 대한 욕심도 있었는데 지금은 다르다. 조금만 방심하면 언제든지 질 수 있기 때문에 매 경기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연승 자체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2006여름리그 이후 13년 만의 정규리그 우승에 한발 더 다가선 KB가 체력적인 문제의 고비를 어떻게 극복할지 관심이다.

사진 = 이현수 기자  stephen_hs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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