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원석연 기자] 서동철 감독이 이끄는 KT가 3연패를 끊어냈다. 그 중심에는 서 감독의 소통 리더십이 있었다. 

부산 KT 소닉붐은 11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정규리그 안양 KGC인삼공사와 경기에서 85-76으로 승리했다. KT는 이날 승리로 3연패에서 탈출했다. 

KT는 이날 전반을 12점 차로 넉넉하게 앞선 채 마쳤으나 4쿼터 후반 최현민과 저스틴 에드워즈에게 연속 득점을 허용하며 77-68로 순식간에 9점 차까지 쫓겼다. 경기 종료까지 남은 시간은 2분 45초. 

KGC인삼공사는 작전시간을 모두 사용했고, KT는 한 차례 남아있는 상황. KT가 마지막 작전시간을 불렀다. 

선수들이 벤치로 모였고, 서동철 감독은 다소 멋쩍은 듯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내가 실수를 했어. 서브(교체)를 한다는 걸 (작전)타임을 넣었어. 잘못 불렀어. 그래 가지고 이제 타임이 없어. 미안해, 내가 실수했어”라며 감독이 선수단에 사과를 했다. 그의 사과는 중계 카메라와 오디오를 통해 그대로 흘렀다.

KT는 이날 경기 전까지 3연패에 빠져 있었다. 원정 7연전이라는 극악의 일정 속에서 주축 선수들이 줄부상을 당하며 분위기가 좋지 못했다. 직전 경기였던 9일 인천 전자랜드와 경기에서는 15점 차 대패를 당하기도 했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모처럼 연패 탈출 기회를 잡았으나 경기 막판 연속 실점을 내주며 다시 불안감이 엄습하는 상황. 누구보다 속이 타들어 갔을 서 감독은 끝까지 미소를 잃지 않았다. 

카메라가 자신을 비추고 있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잘못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선수들에게 이해를 구했다. 선수들은 서로 “괜찮다”고 다독이며 힘찬 하이파이브와 함께 다시 코트 위로 뛰어나갔다. 

그의 솔직함이 통한 것일까. 

KT는 작전시간 이후 곧바로 득점에 성공하며 점수 차를 벌렸다. 박재한에게 3점슛을 얻어맞으며 잠시 주춤했으나 이적생 김윤태와 주장 김영환이 클러치 상황에서 활약하며 경기를 승리로 매조지었다. 

선수는 누구나 실수를 한다. 감독 또한 실수한다. 그러나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하는 선수는 많지만, 그런 감독은 많지 않다.

KT는 이날 승리로 KGC인삼공사를 따돌리고 3위 자리를 탈환했다. 32경기 18승 14패. KT는 지난 시즌 이 맘 때 32경기를 치르는 동안 4승 28패로 최하위를 기록 중이었다. KT팬들이 서동철 감독의 실수에 박수를 보내는 이유다.  

사진 = KBL 제공

저작권자 © ROOKI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