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이승기 기자] LA 클리퍼스의 블레이크 그리핀(24, 208cm)이 동네북 취급을 당하고 있다.
 
그리핀은 26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2013-14 NBA 정규리그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의 크리스마스 매치에서 두 개의 테크니컬 파울을 지적 받고 퇴장 당했다.
 
그리핀은 경기 직후 "(골든스테이트는) 비겁한 농구를 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보면 알겠지만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퇴장을 당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리핀의 첫 번째 테크니컬 파울은 3쿼터 말미에 나왔다. 골든스테이트의 드레이먼드 그린은 팔꿈치로 그리핀을 가격하며 플래그런트 파울2를 선언 받고 즉시 퇴장 당했다. 그리핀은 이 과정에서 흥분하여 테크니컬 파울을 하나 지적 받았다.
 
4쿼터 초반, 워리어스의 센터 앤드류 보거트가 리바운드 다툼 과정에서 팔로 그리핀의 목을 휘감고 멱살을 잡았다. 그리핀은 이를 뿌리치려고 발버둥쳤다.
 
심판은 보거트에게 플래그런트 파울1을, 그리핀에게 두 번째 테크니컬 파울을 선언했다. 원인 제공한 보거트는 코트 위에 남았지만 그리핀은 퇴장 당하는 코미디가 펼쳐졌다.
 
이에 NBA 사무국은 27일 "그리핀은 퇴장 당해서는 안 됐다. 멱살을 잡은 보거트를 뿌리치려던 그리핀에게는 일반적인 반칙이 선언 됐어야 했다"고 입장을 발표하며 실수를 인정하기도 했다.
 
그리핀은 12월 초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와의 경기에서도 비슷한 일을 당했다. 4쿼터 막판 캐벌리어스의 빅맨 안데르손 바레장은 어깨로 그리핀을 강하게 밀치며 도발했다.
 
그리핀은 화를 참지 못하고 바레장을 밀쳤다. 바레장은 '리그 최고의 플랍퍼(Flopper, 헐리웃액션을 즐기는 선수를 지칭)'답게 한방에 나가떨어지며 '스터너를 얻어맞은 더 락'급 열연을 펼쳤다.
 
바레장의 도발을 놓친 심판은 그리핀에게 테크니컬 파울을 선언했다. 바레장은 천연덕스럽게 "난 아무것도 몰라요"라고 말하는 소녀같은 표정으로 심판을 바라볼 뿐이었다. 그리핀으로서는 이래저래 억울한 순간이었을 것이다.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의 서지 이바카는 리그를 대표하는 그리핀 폭행 마니아(?)다. 그리핀의 낭심을 주먹으로 내리치는가 하면, 골밑 자리 다툼 과정에서 밀치기는 예사다.
 
그리핀이 어쩌다가 동네북이 되었을까? 이는 그리핀의 성향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그리핀은 좀처럼 화를 참지 못한다. 먼저 화를 내는 타입은 아니지만 상대의 도발에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다.
 
이는 테크니컬 파울 순위가 증명한다. 그리핀은 이번 시즌 7개의 테크니컬 파울을 기록, 리그 2위에 올라 있다. 지난 시즌에는 14개의 테크니컬 파울로 전체 3위에 오르기도 했다.
 
신인이었던 2010-11시즌 7위(12개), 2011-12시즌에는 11개로 3위를 차지했다. 리그를 대표하는 테크니컬 파울 머신인 것이다. 상대는 이 점을 노리고 일부러 그리핀을 자극하고 있다.
 
그리핀은 클리퍼스 공격의 핵심이다. 그가 빠지면 팀 전체가 무너질 수 있다. 실제로 크리스마스 매치에서도 클리퍼스는 그리핀 퇴장 이후 결국 패했다. 팀을 위해서라도 참을 줄 알아야 한다.
 
이번 시즌 개막 전 그리핀은 우승을 향한 강렬한 의지를 불태운 바 있다. 본인과 팀의 대의을 위해서는 잭 니컬슨의 '성질 죽이기' 학원이라도 다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일러스트 제공 = 루키 홍기훈 일러스트(inc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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