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염용근 기자] 디팬딩 챔피언 마이애미 히트의 슈팅 가드 드웨인 웨이드가 최근 몇 년을 통틀어 가장 좋은 시즌을 보내고 있다.
 
사실 이번 시즌 웨이드는 ‘빅 3’ 결성 후 가장 효율적인 모습을 선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동료 르브론 제임스의 ‘역대급 활약’에 묻혀 스포트라이트를 덜 받고 있다. 분명한 점은 마이애미가 시즌 22승 6패로 쾌조의 스타트를 끊을 수 있었던 원동력은 르브론의 활약에 더해 웨이드의 소소한 부활(?)이 있었기 때문이다.
 
눈에 보이는 기록만 놓고 보면 큰 차이점은 없다. 득점왕 수상 등 커리어 하이 시즌이었던 2008-09시즌은 말할 것도 없고, ‘빅 3’ 결성 초창기인 2010-11시즌과 비교해도 개인 기록이 꽤나 감소했다.
 
웨이드의 시즌 활약 비교
2008-09시즌 평균 30.2득점 5.0리바운드 7.5어시스트 2.2스틸 FG 49.1%
2010-11시즌 평균 25.5득점 6.4리바운드 4.6어시스트 1.5스틸 FG 50.0%
2013-14시즌 평균 20.0득점 4.8리바운드 5.0어시스트 2.1스틸 FG 54.7%
 
물론 웨이드의 개인 기록 감소는 당연한 결과다. 팀의 모든 것을 책임지며 소년 가장 역할을 해야 했던 00년대 중반과 달리 ‘빅 3’ 결성 후에는 한결 수월하게 플레이를 펼칠 수 있게 되었다. 2010-11시즌과 비교해도 경기당 평균 출전 시간이 3.3분 가까이 줄어들었다.
 
반면 선수의 효율성과 공격에서의 비중 등을 보여주는 기록들을 살펴보면 웨이드가 나이를 먹어가면서(1982년생) 가장 효과적으로 공격에 임할 수 있는 방식을 익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008-09시즌 USG 36.2% TS 57.4% eFG 51.6%
2010-11시즌 USG 31.6% TS 58.1% eFG 52.3%
2013-14시즌 USG 28.2% TS 59.2% eFG 55.5%
 
우선 개별 선수가 공격에서 볼을 소유하는 빈도를 나타내는 USG(usage percentage)를 살펴보자. 소년 가장 시절 웨이드는 2시즌 연속으로 리그 1위의 USG를 기록했다. 말 그대로 혼자서 북 치고 장구 치던 시절이다. ‘빅 3’ 결성 후 급격하게 감소한 USG는 이번 시즌 28.2%까지 떨어졌다. 그의 개인 기록이 감소한 원인 중 하나를 찾은 셈이다.
 
USG가 감소한 것과는 달리 선수의 슈팅 효율성을 나타내는 TS(true shooting percentage)와 eFG(effective FG percentage)는 오히려 개선되었다.
 
TS는 가장 쉽게 득점을 적립할 수 있는 수단인 자유투를 보정해 선수의 슈팅 효율성을 측정한다. 웨이드의 경우 소년 가장 시절에 비해 자유투 획득이 반 토막 났음에도 불구하고 커리어 하이 TS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리그 최고의 ‘자유투 사냥꾼’인 제임스 하든(휴스턴 로케츠/59.3%)과 비교해도 거의 차이가 없다.
 
3점슛에 보정을 가한 eFG 역시 마찬가지다. 웨이드의 이번 시즌 eFG는 55.5%로 커리어 하이를 기록하고 있다. 반대로 3점슛 시도는 소년 가장 시절과 비교해 1/5 수준까지 감소했다. 그가 컷인과 속공, 중거리 점프슛만으로도 매우 효율적인 공격을 전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웨이드의 이번 시즌 eFG는 경기당 평균 15득점을 기록하고 있는 슈팅가드 중 웨슬리 메튜스(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져스)에 이어 2위다. 메튜스가 시즌 71개의 3점슛을 성공시킨 반면 웨이드의 경우 5개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웨이드는 볼 소유 빈도가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효율성을 끌어올렸을까? ‘빅 3’ 결성 후의 슈팅 거리별 야투 성공률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링 근처     2.8~4.8미터  4.8~7.3미터      3점슛
2010-11시즌    61.9%       41.7%          38.7%           30.9%
2011-12시즌    60.2%       45.7%          35.8%           25.5%
2012-13시즌    65.3%       37.9%          42.0%           27.4%
2013-14시즌    68.1%       47.2%          41.3%           35.7%
 
지난 시즌 웨이드는 중거리 점프슛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3점슛 시도가 줄어드는 와중에 중거리 점프슛의 적중률이 감소하다보니 수비 입장에서 컷인과 속공만 조심하면 크게 위협적인 존재가 아니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의 경우 골밑 마무리와 2.8~4.8미터 이내 점프슛의 성공률이 눈에 띄게 개선되었다. 주 공격루트의 성공률 상승은 결국 TS와 eFG 등 각종 기록에서 커리어 하이를 기록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있다.
 
웨이드의 부활에는 큰 부상 없이 건강한 시즌을 치르고 있는 운(?)도 따라줬지만 에릭 스포엘스트라 감독과 팻 라일이 구단 사장의 극진한 보호도 한 몫 했다. 이번 시즌 웨이드는 이틀 연속 경기를 치르는 백투백 일정을 패스하고 있으며 조금이라도 몸에 이상이 있으면 벤치에서 휴식을 취했다. 리그 3연패가 궁극적인 목표인 마이애미 입장에서 정규 시즌 경기에 무리해서 그를 출전시킬 이유가 없는 것이다. 어차피 웨이드와 같은 슈퍼스타의 진가는 정규 시즌보다는 플레이오프와 같은 큰 경기에서 발휘되는 법이다.
 
시간이 흐른 후 사람들은 2013-14시즌의 마이애미를 르브론의 팀으로 기억할 것이다. 워낙 압도적인 성적을 기록하고 있기에 이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현(現) 선수단 구성에서 유도니스 하슬렘, 마리오 챌머스 등과 함께 마이애미의 프랜차이즈 스타인 웨이드가 얼마나 효율적인 시즌을 보냈는지 기억하는 팬들 역시 분명 존재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 제공 = getty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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