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수원, 최기창 기자] “후배들이 기죽지 않게 하고 싶었다.”

OK저축은행 읏샷 한채진은 17일 서수원칠보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2018-2019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인천 신한은행 에스버드와의 경기에서 3점슛 6개 포함 26점 8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이날 한채진의 활약 속에 신한은행을 70-67로 꺾은 OK저축은행은 3연패에서 벗어나며 2승 3패로 단독 4위가 됐다.

경기 내내 활약했던 한채진이 빛났던 순간은 후반이다. 전반을 12점 차 뒤진 채로 끝냈던 OK저축은행은 3쿼터에만 10점을 기록한 한채진을 앞세워 후반에 짜릿한 역전극을 펼쳤다. 

한채진은 “1라운드 마지막인 중요한 경기였다. 2라운드 발판이 될 경기다. 감독님이 열심히 잘해보자고 했다. 이전에 안되는 경기들이 있어서 선수들이 더 하려고 했다”고 경기를 돌아봤다. 

이날 그는 3점슛만 6개에 성공했다. 성공률도 100%였다. 이날 한채진이 기록한 26점은 자신의 커리어 하이다. 

그는 “35살에 ‘인생 경기’했다”며 쑥스러워한 뒤 “오늘 경기 전 (정)선화가 기를 줬다. 또 정은순 선생님도 ‘들어가지 않더라도 계속 쏘라’는 조언을 주셨다”며 “운이 좋았다. 아직도 얼떨떨하다”고 했다. 

이날 경기에서는 어색한 장면도 있었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신한은행으로 이적한 이경은과의 매치업이 성사됐기 때문이다. 둘은 지난 시즌까지 OK저축은행(당시 KDB생명)에서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했다. 

한채진은 “(이)경은이를 막는 것은 솔직히 까다롭다. 복귀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개인 능력이 되는 선수”라고 칭찬했다. 그러면서도 “이제는 다른 팀이니까 봐줄 수는 없다. 그래도 다른 팀과 경기할 때는 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어색한 부분은 또 있었다. 현재 OK저축은행은 한채진에게 포인트가드 역할도 맡기고 있다. 팀에 안혜지 이외에 이렇다 할 포인트가드가 없기 때문이다. 

한채진은 “할 수 있는 능력 안에서 도와주는 것이다. 실수해도 내가 하는 것이 낫다. 애들 기죽지 않게 하고 싶었다. 그래도 그동안 하지 않았던 것을 하려니 어색하다”고 털어놨다. 

이후 그는 후배들을 믿는다고 했다.

한채진은 “후배들이 비시즌 동안 워낙 훈련량이 많았다. 또 기량도 좋은 선수들이다. 괜찮다고 다독여주는 편이다. 어린 선수들이 이제는 책임감을 느끼고 농구를 하려 한다. 한 경기 안 되면, 축 처지는 경우가 있다. 그 부분만 좋아지면 된다”며 “선후배 관계없이 대화를 많이 하고 있다. 팀 분위기가 분명 좋아졌다”고 말했다. 

사진 = 이현수 기자 stephen_hs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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