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원석연 기자] 1982년생 타이슨 챈들러는 올해로 한국 나이 37세를 맞았다. 한때 최고의 수비형 센터로 꼽히며 리그를 호령했던 그는 이전 소속팀 피닉스 선즈에서 자리를 잃고 방출(바이아웃)당했다. 커리어 말년 여러 팀을 전전하다가 씁쓸히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던 수많은 여느 베테랑들처럼, 챈들러 역시 그렇게 잊혀가는 듯했다. 그러나 선즈 유니폼을 벗고 열흘이 지난 현재, 그는 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선수가 되어 연일 뉴스를 달구고 있다.

챈들러는 지난 6일(이하 한국시간) 피닉스 선즈와 결별했다. 2018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디안드레 에이튼이 팀의 주전 센터로 나서게 되면서 실직자가 됐다. 바이아웃을 통해 선즈 유니폼을 벗은 챈들러는 곧바로 베테랑 미니멈 계약으로 LA 레이커스에 합류했다. 레이커스는 챈들러에게 최근 출전 시간이 급격하게 늘어난 자베일 맥기의 백업 역할을 기대했다.

그렇게 챈들러가 레이커스에 합류한 지 일주일.

레이커스의 챈들러 영입은 기대 이상, 아니 ‘신의 한 수’가 됐다. 챈들러 영입 전 4승 6패로 표류하던 레이커스는 챈들러 영입 후 3연승을 달리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3경기에서 챈들러는 3.0점 8.3리바운드 1.3블록슛을 기록 중이다. 공격력은 눈에 띄지 않지만, 특유의 헌신적인 플레이로 팀의 승리를 이끌고 있다. 특히 스크린이나 박스아웃, 탭아웃 등 기록되지 않는 수비적인 공헌이 엄청나다.

레이커스 데뷔전이었던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전에서는 종료 직전 연거푸 공격 리바운드를 따내며 승리를 건져냈고, 12일 애틀랜타 호크스와 경기에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위닝 블록슛’을 선보이며 팀의 승리를 지켰다.  

 

숫자로 본 챈들러의 활약은 더욱더 빛난다. 

챈들러를 영입하기 전 10경기에서 레이커스는 팀의 수비 효율성을 나타내는 기록인 디펜시브 레이팅에서 111.5로 리그 전체 23위에 그치고 있었으나, 챈들러 합류 이후 3경기에서는 97.4로 무려 리그 4위다.

뿐만 아니라 상대 야투율 또한 41%로 꽁꽁 묶었으며(리그 4위), 리바운드 점유율 또한 챈들러 합류 전 48.7%(22위)에서 합류 후 53.9%(4위)로 뛰어오르면서, 레이커스는 단숨에 단단한 수비력을 자랑하는 팀이 됐다. 

레이커스의 리더 르브론 제임스는 “승리를 결정짓는 슛이나 패스는 흔히 볼 수 있지만, 이렇게 승리를 확정하는 블록슛은 리그에서 보기 드문 장면”이라면서 “그가 세 경기에서 보여준 임팩트는 어마어마하다”라며 챈들러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편, 챈들러의 합류로 순항 중인 레이커스는 오는 15일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와 홈 경기를 갖는다. 포틀랜드 역시 최근 4연승으로 분위기가 좋다.

사진 = NBA미디어센트럴, 펜타프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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