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이동환 기자] 르브론 제임스가 센터 변신을 시도한다. 여름 내내 떠돌던 소문이 현실이 될 전망이다.

르브론 제임스는 지난 7월 LA 레이커스와 4년 1억 5,331만 달러에 계약했다. 마이애미 이적, 클리블랜드 컴백만큼 큰 화제를 모은 행보였다.

르브론 영입에 성공한 뒤 레이커스는 추가 FA 영입을 시도했다. 라존 론도(1년 900만 달러), 마이클 비즐리(1년 350만 달러), 랜스 스티븐슨(1년 445만 달러) 등을 영입했다. 켄타비우스 칼드웰-포프와는 1년 1,200만 달러에 재계약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었다. 레이커스가 센터 포지션 보강에 이상하리 만큼 소극적이었다는 점이다. 레이커스는 브룩 로페즈가 FA가 되어 밀워키로 이적하고 센터로 종종 뛸 수 있는 줄리어스 랜들이 뉴올리언스로 떠났음에도 센터 영입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 자베일 맥기와 1년 240만 달러에 계약한 것이 전부였다.

이때부터 흥미로운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오는 시즌에 레이커스가 르브론 제임스를 센터로 기용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이와 관련해 7월 중순 농구전문매체 「SLAM」은 이미 NBA의 여러 단장들이 오는 시즌에 루크 월튼 레이커스 감독이 르브론을 센터로 활용할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소문이 현실이 되는 듯하다. ‘팩트 체크’는 뜻밖의 곳에서 나왔다. 25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유타 재즈의 미디어데이에서 제이 크라우더가 오프시즌 중에 르브론과 나눈 이야기를 공개했다. 크라우더는 지난 시즌에 클리블랜드에서 르브론과 반 시즌 동안 한솥밥을 먹으며 친분을 쌓았던 바 있다.

크라우더는 “여름에 르브론과 개인적으로 연락을 해 이야기를 나눴다”라며 “르브론은 올시즌에 자신이 센터로 뛸 거라고 얘기해줬다”라고 했다.

물론 르브론이 경기 시작부터 주전 센터로 뛰는 그림이 나올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경기 중에 르브론이 센터로 뛰는 모습을 목격하게 될 것은 분명하다. 한 레이커스 관계자는 「블리처리포트」와의 인터뷰에서 “(르브론이 센터로 뛰는 이야기는) 트레이닝 캠프가 시작될 때까지는 나도 믿기 힘들 것 같다. 여전히 정말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라면서도 “시즌 개막 첫 날부터 그 모습을 볼 수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다. 하지만 우리 코칭스태프는 골든스테이트의 데스라인업처럼 론조 볼, 조쉬 하트, 브랜든 잉그램, 카일 쿠즈마, 르브론 제임스가 함께 코트에 서고 르브론이 센터로 뛰는 우리만의 데스라인업을 보고 싶어하는 것이 사실이다”라며 ‘르브론 센터설’을 인정하기도 했다.

 

르브론 제임스의 센터 변신은 레이커스의 많은 윙맨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한 방법으로 보인다. 브랜든 잉그램, 카일 쿠즈마, 마이클 비즐리가 르브론을 대신해 포워드진의 중심을 잡아주고 가드진은 론조 볼, 라존 론도, 켄타비우스 칼드웰-포프, 조쉬 하트, 랜스 스티븐슨이 이끄는 그림이 예상된다. 레이커스가 이상하리 만큼 센터 영입에 소극적이었던 이유가 이제야 드러나는 셈이다.

*2018-2019 LA 레이커스 로스터 뎁스*
PG: 론조 볼, 라존 론도, 아이작 봉가
SG: 켄타비우스 칼드웰-포프, 조쉬 하트, 스비 미카일룩
SF: 르브론 제임스, 브랜든 잉그램, 랜스 스티븐슨
PF: 카일 쿠즈마, 마이클 비즐리, 모리츠 바그너
C: 자베일 맥기, 이비카 주바치

한편 데뷔 이후 206cm까지 신장이 자란 것으로 알려진 르브론은 특유의 운동능력과 기동성을 활용해 농구 역사상 가장 기이한 센터의 모습을 올시즌 보여줄 가능성이 있다. 수비 시에는 큰 체구를 활용해 페인트존을 지키고 공격 시에는 페인트존 바깥에서 득점을 올리고 패스를 뿌리며 상대 빅맨을 끌어내는 것이다. 물론 르브론 혼자 상대 빅맨을 다 막아낼 수는 없다. 다른 레이커스 포워드들의 발빠른 도움 수비와 리바운드 가담이 필수적이다.

데뷔 15년 만에 센터로 변신하는 르브론 제임스. 과연 르브론의 도전은 성공할 수 있을까? 르브론의 센터 변신이 성공할 경우 NBA에 유행하고 있는 포지션 파괴의 흐름은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 제공 = 펜타프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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