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마카오, 박진호 기자] 농구도 축구처럼 시즌 중 아시아 최강을 가리는 챔피언스 리그 형태의 대회를 개최할 수 있을까? 지난 18일부터 마카오에서 열리고 있는 ‘터리픽12’를 주최한 아시아 리그의 맷 베이어(Matt Beyer) 대표가 이러한 목표를 제시했다.

맷 베이어 대표는 22일, 마카오 스튜디오 시티에서 한국 취재진과 가진 인터뷰에서 장기적으로 시즌 중에 열리는 홈 앤드 어웨이 방식의 대회를 목표로 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단기적으로는 현재 진행중인 이벤트를 강화하겠다고 말한 맷 베이어 대표는 유로리그나 축구의 UEFA챔피언스리그, AFC챔피언스리그와 같은 클럽대항전을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국제농구연맹(FIBA)은 물론 각국 연맹들의 협조도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으며, 많은 준비와 함께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단서를 달았다.

맷 베이어 대표는 조별 예선을 마치고 4강전을 앞두고 있는 이번 ‘터리픽12’대회에 대해 “성공적인 대회”라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작년보다 많이 발전했다는 것이 기본적인 이유. 

“내부적으로 인원이 3배 정도 늘면서 각 국에서의 홍보활동도 잘 했다”고 전한 맷 베이어 대표는 언론의 관심과 팬들의 반응에도 주목했다. 지난 해 아시아 전역에서 총 1600건 정도의 기사가 나간 반면, 올해는 하루 평균 500건 정도의 기사가 나가며 미디어의 관심이 높아졌다는 것.

팬들의 반응도 고무적이다.

중국의 신장과 필리핀 D리그 연합팀인 아이코와의 경기는 중국에서만 600만 명이 시청했다. 맷 베이어 대표는 모든 경기에 대한 집계 내용을 아직까지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하루 1500만명 이상이 시청하는 것이 가능해진 것 같다며 고무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특히 중국내에서는 농구 관련 실시간 인기 순위에도 터리픽12와 관련된 영상과 기사 등이 상위에 올라있고 NBA경기에 육박하는 반응을 모으고 있다고 전했다.

맷 베이어 대표는 이러한 수치 외에도 각 연맹과 리그에서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며 질적인 성장도 이룰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대한민국농구협회의 박한 부회장은 물론 KBL 이정대 총재도 직접 현장을 방문했다.

한중일 3개국의 농구 비시즌이라 할 수 있는 여름에 ‘슈퍼에잇’과 ‘터리픽12’를 개최해 온 아시아 리그는 내년에도 이 같은 포맷으로 이벤트를 계속할 예정이다. 

터리픽12는 전체적인 규모는 현재 수준을 유지한 채 질적인 성장에 집중할 생각. 그리고 슈퍼에잇은 ‘마카오 섬머리그’로 명칭을 바꿔 진행할 계획이다. 맷 베이어 대표는 “섬머리그에서는 코치 클리닉과 심판 역량 개발 캠프, 유소년 활동, 리그 관계자들을 위한 포럼을 더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맷 베이어 대표는 터리픽12에 대해 “만족스럽지만 보완할 점은 많다. 완벽한 것은 없다. 모든 것이 과정이라 생각한다. 대회에 참가한 구단들에 대한 대우는 물론 미디에 센터에 있는 작은 부분도 모두 개선의 여지가 있다. 서류 작업부터 현장까지 많은 부분들의 성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서울 삼성 썬더스와 울산 현대모비스가 참가한 이번 터리픽12는 대회 규모를 떠나 운영 등 여러 면에서 많은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고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한국, 중국, 일본, 대만, 필리핀 등 아시아 5개국의 클럽 팀이 대항전을 펼쳤다는 점은 물론, 스튜디오 시티 호텔 한 건물 안에서 숙식과 경기, 대회 운영과 진행이 모두 열리는 부분도 국내에서는 보기 힘든 시스템이다.

이정대 KBL 총재 역시 이번 대회를 직접 참관하고 “많은 면에서 배울 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인기 침체의 터널을 벗어나 새로운 도약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한국 농구에 아시아리그의 성장과 활성화가 시너지 효과를 이어줄 수 있을지 기대된다.

사진 =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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