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최기창 기자] 대한민국 여자농구 대표팀이 스페인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까?

대한민국 여자농구 대표팀은 지난 13일 진천선수촌 챔피언하우스에서 2018 FIBA(국제농구연맹) 여자농구 월드컵 출전을 위한 결단식을 진행했다. 

여자농구대표팀은 오는 18일 결전지인 스페인으로 출국해 프랑스와 캐나다 그리스를 차례로 만난다. 

대표팀은 지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보여준 선전을 월드컵에서도 그대로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지난 아시안게임과 이번 월드컵은 큰 차이가 있다. 

가장 큰 변화는 엔트리의 변화다. 북측 선수 3명이 빠졌다. 대표팀은 아시안게임 종료 직후 북측 선수 3명 대신 김단비(신한은행)와 김정은(우리은행), 심성영(KB)을 엔트리에 포함했다. 이후 김소담(KDB생명)도 백지은(하나은행)으로 교체하며 선수단 구성을 마쳤다.

일단 로숙영의 빈자리가 가장 클 것으로 보인다. 로숙영은 지난 아시안게임에서 가장 돋보인 선수 중 하나였다. 예선에서는 김한별과 짝을 맞춰 출전했던 그는 준결승과 결승에서는 박지수와 함께 호흡을 맞췄다. 단일팀 코리아가 은메달을 목에 걸 수 있던 이유였다.

그러나 이번 대표팀에서는 박지수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센터 자원이 없다. 백업 센터 김소담도 명단에서 제외하며 높이가 더욱 낮아졌다. 게다가 예선 마지막 상대인 그리스를 제외하면, 월드컵 조별에서 만나는 캐나다와 프랑스는 신장이 좋다. 

문제는 대표팀이 올해 소집 이후 줄곧 제공권에 문제를 드러냈다는 점이다. 박지수가 없었던 존스컵과 아시안게임 조별 예선 등에서 높이의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WNBA 무대를 소화한 박지수가 합류한 뒤에야 상대와 대등한 높이 싸움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박지수가 이번 월드컵에서 매 경기를 풀타임 소화할 수는 없다. 

결국 관건은 4번 자리를 소화할 포워드진이다. 이문규 감독은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 김한별(삼성생명), 김정은, 최은실(우리은행) 등 센터 수비를 할 수 있는 포워드진을 대거 선발했다. 마지막으로 합류한 백지은도 소속 팀에서는 4번 자리를 소화 중이다. 

다만 이들이 WKBL에서 보여준 플레이가 세계 무대에서도 통할지는 미지수다. 일단 프랑스와 캐나다의 경우 골밑 자원의 신장이 좋은 데다 WNBA와 유럽 등 수준 높은 리그에서 농구를 한 경험도 있다. 

캐나다의 경우 WKBL에서도 활약했던 나탈리 어천와(인디애나)가 중심이다. 미셸 플루페(리옹, 191cm)와 루스 햄블린(BC 브헨느, 201cm)은 어천와와 함께 페인트 존에서 짝을 맞출 것으로 예상되는 선수들이다. 캐나다는 지난 8일 일본과의 친선 경기에서 76-69로 승리했다.

프랑스 역시 사드린 그루다(스키오, 197cm) 엘레나 시아크(라뜨, 198cm), 마리엠 바디안(리옹, 190cm) 등 장신 선수들을 여럿 보유하고 있다. 프랑스는 이들의 활약에 힘입어 지난 8일 호주와의 친선 경기에서 85-77로 승리했다. 

또 FIBA 랭킹에서도 프랑스(3위)와 캐나다(5위)는 한국(16위)보다 높다. 박지수 이외에 190cm가 넘는 선수가 없는 한국으로써는 김한별과 최은실, 김정은 등의 리바운드 가담이 매우 중요하다. 이 부분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하는 이유다.

다만 그리스의 경우 프랑스와 캐나다보다 신체 조건이 좋지 않다. 베테랑 포워드 스틸리아니 칼치두(올림피아코스, 188cm)의 몸 상태도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실적인 1승 상대는 그리스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대한민국 대표팀은 결단식을 앞두고 엔트리까지 교체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한국이 높이 싸움의 불리함을 극복하고, 세계 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 = 이현수 기자 stephen_hs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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