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용인, 이동환 기자] 이번 오프시즌 KCC는 특별한 인물을 코칭스태프에 합류시켰다. 바로 NBA 코칭 경력을 가지고 있는 버논 해밀턴 코치(34)다.

해밀턴 코치는 불과 지난 봄까지 NBA에 몸을 담고 있었던 지도자다. 그는 2017-18시즌에 댈러스 매버릭스에서 육성 코치로 일했다. 데니스 스미스 주니어를 비롯한 댈러스의 주요 유망주들이 해밀턴 코치의 지도를 받았다.

그런 해밀턴 코치가 올여름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전주 KCC 이지스의 육성 코치로 부임한 것이다. 유망주 육성의 중요성을 느낀 KCC가 해밀턴 코치와 접촉했고, 그렇게 해밀턴 코치는 낯선 한국 땅에 발을 들였다.

선수 시절 해밀턴 코치는 다양한 해외리그를 경험했다. 터키, 라트비아, 스위스, 우크라이나, 레바논, 키프로스 등에서 뛰었다. 아시아 리그 경험도 가지고 있다. 대만, 중국에서 뛴 적이 있다.

풍부한 해외리그 경험 덕분일까? 최근 용인시 마북동 KCC 체육관에서 만난 해밀턴 코치는 한국 생활에 대해 “아주 좋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해밀턴 코치는 “많은 사람들이 나를 도와주고 있다”라며 “단장님을 비롯해 여러 사람들이 나를 잘 챙겨주고 있다. 생활하는 데 전혀 지장이 없다. 한국 생활에 만족하고 있다”라고 했다.

해밀턴 코치를 만났을 당시, 한국은 무더위가 절정에 달해 있었다. 불과 지난 시즌에 무더운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생활했던 그에게도 한국의 더위는 익숙하지 않았을 터. 해밀턴 코치는 “한국은 댈러스와 비교해도 정말 덥다. 날씨가 꽤 버겁다. 하지만 잘 적응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KCC는 오는 시즌 자연스러운 세대교체를 노리고 있다. 송교창, 유현준, 김국찬, 김진용에게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올여름 해밀턴 코치는 KCC의 유망주 4인방을 집중 지도하는 중이다. 저녁 훈련이 끝난 뒤 이들은 해밀턴 코치와 따로 체육관에서 스킬 트레이닝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송교창은 최근 인터뷰에서 “사실 농구를 시작한 뒤로 그동안 스킬을 제대로 배울 기회가 없었다. 이제까지 하지 않았던 방식의 훈련, 나에게 지금 필요한 훈련을 하게 되어서 참 좋다”라며 버논 해밀턴 코치와의 훈련에 대해 큰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해밀턴 코치 역시 KCC 유망주들의 열정에 크게 고무된 모습이었다. 그는 “KCC 선수들은 많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라며 “모두 워크에틱(workethic)이 뛰어나고 배우는 것을 정말 좋아한다. 코치로서는 매우 기분 좋은 일이다. 밤마다 선수들이 내 방으로 찾아와 체육관에 가서 훈련을 하자고 요구한다. 나와 같이 경기 영상을 보며 플레이도 많이 연구한다. 더 나아지고 싶은 욕심이 많은 선수들은 어떻게든 미래가 밝을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이어서 해밀턴 코치는 “KCC의 젊은 선수들은 모두 배우는 것에 열정적이다. 나도 그들에게 많은 것을 요구하고 그들도 내게서 많은 것을 배우려고 한다. 태도가 정말 훌륭하다. 누구 한 명이 더 눈에 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4명이 서로 친하지만 훈련을 할 때는 경쟁도 치열하다”라고 덧붙였다.

 

해밀턴 코치는 불과 지난 봄까지 세계 최고의 리그인 NBA에서 유망주들을 직접 가르친 경험이 있다. 그런 그에게 한국 선수들은 어떤 느낌으로 다가왔을까?

해밀턴 코치는 “미국 유망주들과 한국 유망주들은 꽤 다른 스킬셋을 가지고 있다”라며 “NBA에서 뛰는 유망주들은 아무래도 플레이의 페이스 자체가 좀 더 빠르고 매우 다양한 스킬과 테크닉, 볼 터치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한국 유망주들은 슛을 확실히 더 잘 쏜다. 미국 유망주들과 한국 유망주들이 가진 재능은 확실히 유형이 다르다”라고 했다.

해밀턴 코치는 한국 선수들이 롤모델로 삼을 만한 NBA 선수로 도노반 미첼(유타 재즈, 가드)을 꼽았다.

해밀턴 코치는 “도노반 미첼 같은 선수를 한국 선수들이 많이 참고했으면 좋겠다”라며 “미첼은 드래프트 때 크게 각광받지 못했던 선수다. 윙스팬이 길긴 하지만 NBA에서 가드로서는 신장이 큰 편도 아니다. 그럼에도 미첼은 시즌 중에 슈팅, 볼 핸들링, 패싱을 모두 개선하며 뛰어난 선수로 거듭났다”라고 말했다.

골든스테이트의 스테픈 커리도 거론됐다. 해밀턴 코치는 “스테픈 커리도 좋은 롤모델이 될 수도 있다. 실제로 요즘 많은 사람들이 커리를 따라하려고 한다”라면서도 “하지만 커리는 모방하기에 좋은 타입의 선수는 아니다. 커리를 싫어해서 하는 얘기가 아니다. 나도 커리를 무척 좋아한다. 하지만 커리는 다른 사람이 따라하기 매우 힘든 플레이스타일을 가졌다”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도노반 미첼은 많은 성장을 이룬 뒤에도 매일 더 나아지려고 노력하는 선수”라며 “우리 KCC 선수들이 미첼의 그런 모습을 잘 따라갔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사진 = KCC 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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