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박상혁 기자] 신한은행이 다가오는 시즌을 향한 준비에 일찌감치 돌입했다.

인천 신한은행 에스버드는 지난 17일 인천의 도원체육관에서 송도중학교와 연습경기를 가졌다. WKBL 팀들은 여자대학과 고교팀과 연습경기도 갖지만 가끔씩 이렇게 남자팀들과 경기를 갖기도 한다. 나이는 어리지만 빠르고 신체조건이 좋은 남자선수들과 맞붙어 운동능력을 키울 수 있다는 장점이다. 

이날 경기에서 신한은행은 남다른 스피드를 갖고 있는 송도중에 78-95로 패했다. 하지만 연습경기였던 만큼 결과 자체는 큰 의미가 없었다. 그 과정이 중요했다. 

현재 신한은행은 주축 선수들이 대거 빠진 상태다. 곽주영은 국가대표에 선발됐고 김단비와 이경은, 김규희 등은 재활 중이다. 또 슈터 김연주가 은퇴해 지난 시즌과 비교해 전력 공백이 상당하다. 여기에 팀의 중심을 잡아줄 외국인선수로 나탈리 어천와를 선발했지만 그마저도 개인 사정을 이유로 합류가 불발됐고 부랴부랴 쉐키나 스트릭렌을 대체로 선발했다. 선수 구성에서 이래저래 불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신기성 감독은 단순히 어려움만을 토로하지는 않았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자신이 해야할 것을 정확히 인지하고 있었고 그에 따른 대비책 마련에 고심했다. 

그는 "지금은 주축 선수들이 모두 빠져있기 때문에 100%의 전력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농구가 5명만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 주전들 외에 나머지 선수들이 어떻게 해주느냐도 긴 시즌을 치르는 데 중요한 요소다. 지금은 벤치 멤버나 어린 선수들의 경기력을 올리는 것이 나와 우리 팀의 숙제다. 그 점을 중점적으로 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경기에서 신한은행은 유승희와 김아름, 양지영을 중심으로 센터진에 김연희와 박혜미 등이 번갈아가며 코트를 누볐다. 유승희와 김아름은 실전 경험은 많지만 고참으로서 후배들을 이끌고 경기를 뛴 경험은 없다. 비시즌 동안의 연습경기에서는 실질적으로 고참격에 속하는 만큼 후배들을 다독이고 자신의 플레이 하나하나에 책임감을 갖고 하는 연습이 이뤄졌다. 

외곽 공격에서 힘을 실어줘야 하는 양지영은 슛 찬스가 나도 머뭇거리다 공격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가 많이 시즌 때 많은 지적을 받았는데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신 감독은 경기 중간중간마다 양지영에게 "(공격할 때) 도망다니지 말고 볼 잡아줘. 잡으면 자신있게 쏴!"라고 말했다.

다가오는 시즌 백업 센터로 활약해야 할 김연희는 이날 많은 시간 동안 코트를 누비는 동시에 경기 후에는 정선민 코치의 1대1 특별 지도도 받았다. 인사이드 플레이어인 어천와가 오지 않게 되고 외곽 타입의 스트릭렌이 가세하면서 신한은행 입장에서는 국내 빅맨을 한 명이라도 더 많이 키우는 것이 숙제가 됐다. 곽주영 혼자만으로 긴 리그를 치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김연희의 성장은 비시즌 동안 신한은행 코칭스태프가 풀어야 할 가장 큰 숙제가 됐다. 

이날 경기에서 신한은행 선수들의 움직임은 크게 나쁘진 않았지만 그렇게 매끄러운 경기 운영을 하지도 못했다. 신 감독 역시 경기 내내 소리를 지르며 선수들의 움직임을 지적할 정도. 공격에서는 슛의 성공 여부를 떠나 슈팅까지 이뤄지는 과정에 대한 지적이 많았고, 수비에서는 정확한 로테이션과 적극적인 자세를 주문했다. 상대 송도중 선수들이 빠르고 부지런히 움직여서인지 이날 신한은행 선수들은 수비에서 여러 차례 허점을 드러냈고 결국 연습경기 종료 후 수비에 대한 나머지 훈련이 이뤄지기도 했다. 

신기성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우리 팀이 지난 시즌보다 더 높은 곳에 가기 위해서는 지금 이 선수들이 성장해 줘야 한다. 특정선수 한두명이 아니라 모두가 마찬가지다. 유승희와 김아름은 물론이고 박혜미와 김연희, 한엄지, 그리고 1년차까지 모두에게 해당된다. 선수 구성상 우리는 많이 뛰면서 공격과 수비를 해야 한다. 그 점을 주지시키고 앞으로도 훈련을 이어갈 계획이다"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다가오는 시즌에 대한 목표를 물었을 때, 그는 낮지만 단호한 어조로 답했다. 

"지난 시즌보다는 높은 곳에 갈 것이다. 앞으로 남은 기간 잘 맞춰서 지난 시즌 이상의 성적을 내고 싶다."

사진 =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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